4대강 파고 콘크리트 건물 세우는 대신, 아이들에게 투자해야...
4대강 파고 콘크리트 건물 세우는 대신, 아이들에게 투자해야...
  • 강찬호
  • 승인 2009.12.10 16:28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광명교육희망네트워크, 심상정 전 의원 초청 학부모 강좌 진행...무상급식은 교육 기본권이자 ‘보편적 복지’로 접근해야.



▲ 무상급식은 결국 사회변화와 정치변화의 문제이다.

심상정 전 17대 국회의원이자 전 진보신당 대표는 ‘교육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교육만이 희망이고 혁명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심상정 전 의원이 10일 광명시를 찾았다. 광명교육희망네트워크가 주최한 학부모 강좌 강연자로 방문했다. ‘무상급식은 교육이다’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강의는 알찼다. 정치, 지역, 북유럽과 일본 그리고 우리가 처한 교육현실을 오가며 호소력 있게 전달했다. ‘파워’있는 강의였다.

무상급식 문제는 돈이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을 돌보는 ‘시혜적 복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사회가 넘어서야 할 과제라고 언급했다. 이미 복지망이 갖춰져 있고 교육 기회의 평등이 보장된 북유럽 사회와 같이 ‘보편적 복지’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기본권으로 교육 기회가 평등하게 주어져야 하고, 급식도 그런 기본권의 범주로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기준이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우리사회는 ‘무상급식’에 대해 헷갈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있는 집 아이들 밥을 왜 먹여야 하나?’하는 문제가 그런 인식의 단적인 예다. 불쌍한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시혜적 접근으로 보기 때문에 무상급식을 학생들의 당연한 기본적 권리로서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복지에 대한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하고, 그런 전환과 함께 학생들의 교육문제, 급식의 문제가 다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심 전 의원은 북유럽을 둘러보며 잘 갖춰진 학교들을 봤고, 돈의 많고 적음이 아닌, 지역이나 성 그리고 부모의 능력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경쟁에 참여해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평등한 조건을 갖춘 ‘부러운 현실’을 지켜봤다.

그리고 한국사회가 어디로 가야하는지 질문하고 있다. 한국사회,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이 ‘경쟁과 효율’을 우선시하고 탈락자를 돕는 그런 사회로 갈 것인지, 유럽처럼 ‘보편적 복지’를 통해 경쟁에 참여할 평등한 조건을 먼저 확보하는 나라로 갈 것인지를 묻는다. 물론 후자이다.

무료급식을 받기 위해 서류를 내고 가정형편을 드러내는 것은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다. 교육적 효과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공공건물 중에서 가장 후진 건물이 학교이다. 그만큼 싸구려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 우리현실이다. 수 천 억 원을 들여 자치단체들이 공공청사를 짓는다. “왜 콘크리트 건물에 돈을 쓰나. 콘크리트에 들어 갈 돈을 사람들에게 써야지. 특히 아이들에게 써야 한다.”고 말한다. 가장 절실하고 절박한 문제를 우선하고 예산도 그에 맞게 사용해야 하는데 우리 현실은 다르다는 것이다. “4대강 파는 것이 아이들 보다 중요한가.” “해마다 갈아 업는 보도블럭 예산이면 급식문제 해결한다.”

심 전 의원은 자신이 보고 온 유럽을 강의 중간 중간 소개했다. 유럽은 소박한 사회이다. 노르웨이는 1인당 국민소득이 7만 달러이지만 소박하다. 반면 학교는 기가 막히게 잘 되어 있다. 아이들의 감수성과 정서, 아이들의 협동문화를 고려해 친환경적이고 가족적인 공간으로 조성해 놓았다.

건물보다는 사람에 투자해야 한다. 예산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문제에 시민들의 발언권을 높여야 한다. 급식도 무료여야 하고 가능한 친환경급식으로 해야 한다. 국민들이 가장 절박해 하는 문제 중에 하나가 보육과 교육이다. 생활에서 절박한 문제들이 정치의제가 되어야 한다.

무상급식은 그래서 우리사회가 ‘보편적 복지’를 지향하는 사회로 가도록 정치적 변화를 촉구하고 더 나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우리 공동체가 어디로 가야할 지 ‘변화’를 촉구하는 일과 다르지 않다며 그런 ‘공감대’가 형성됐으면 줗겠다며 심 전 의원은 강의를 마무리했다.

한편 심 전 의원은 강의 본론에 앞서 한국 교육문제를 거론했고, 17대 국회의원을 하면서 느낀 소회를 간략하게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사범대를 입학했다. 교육자의 길로 가고자 했으나, 시대를 달리 만나 ‘운동권’으로 길로 들어섰다. 노동운동을 거쳐 국회의원을 거쳤다.

4년간의 국회의원 경험을 통해 대한민국이 긍정적인 방향의 사회로 가고자 한다면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확고한 믿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미 보수정당은 교육 문제에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는데, 진보진영은 교육문제를 부차적인 의제로 다뤄왔다며 전략적 접근에서 부족했다고 말했다.

교육문제는 단순하게 아이들의 문제를 넘어서 아이들의 미래와 관련된 문제이다. 특목고, 외고 열풍이 한 축으로 집값 상승 열망과 결부되어 있는 것이 우리 현실이지만, 그 안에는 공교육 혁신을 바라는 열망도 짓눌려 있는 상태라며, 진보정치가 이런 문제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사회에서 교육문제는 모든 계층이 만나서 ‘3분 만에 합의 볼 수 있는 공통의 문제’임에도 정치권이 교육문제에 대해 임기응변식 대응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 전 의원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희노애락 한 복판에 ‘교육’의 문제가 있다며 근본적 변화를 이뤄야 하고 ‘교육희망네트워크’가 그런 역할을 해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어느 정도 형편이 되면 한국사회를 ‘탈출’해 다른 나라로 자녀를 보내거나, 아니면 아직 열정이 남아 있는 학부모들의 경우 대안학교를 통해 방법을 찾고 있지만, 대부분의 학부모들의 어쩌지 못해 사교육이라도 선택하며 ‘뺑이를 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중고등학생들은 오로지 대학을 목표로, 대학생들은 오로지 취업을 목표로 움직인다. ‘묻지마식’ 대학진학으로 대학생들은 유령처럼 학교를 떠돈다. 대학 졸업 후 쏟아지는 졸업생들을 우리사회는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런 갭은 앞으로 우리사회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필란드는 ‘필란드 시민’을 양성하고자 하기 때문에 내 아이 이전에, 곧 시민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갖는다. 복지와 교육적 혜택이 그것이다. 우리사회는 1등을 만드는 교육을 하지만, 필란드는 꼴찌를 없애는 교육을 한다. 대학진학률이 80%를 훌쩍 넘었지만 우리나라 대학 졸업생들은 갈 곳이 없다. 필란드나 북유럽 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은 50%도 안 된다. 대학이 아니더라도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것을 배우면 된다. 대학을 나오던 나오지 않던 임금차가 적기 때문이다. 이미 유럽사회의 여러 장점들은 우리사회에 많이 소개되어 있다.

심 전 의원은 질의응답에서 2012년 선거는 새로운 통합진보정당으로 선거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전망했다. 그 길이 아니면 어려울 것이라고. 그리고 그 틀은 이전의 틀이 아닌 새로운 비전과 내용을 갖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것처럼. 그는 경기도지사 진보신당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마을학교 활동도 하고, 중고등학교나 대학교를 찾아 미래세대인 그들과 소통하고 있다. 

심 전 의원은 강연 말미에 우리가 낸 세금으로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을 제공하는 것으로 예산편성의 우선순위 문제임에도 마치 ‘공짜로 시혜를 베푸는 것’처럼 전달되고 있어 ‘오해’를 산다며 ‘용어 정리’의 필요성도 거론했다. 최근 거론된 ‘학교가 무료급식소’냐며 항변한 경기도지사의 말을 거론하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날마다새날 2009-12-10 22:43:41
돈없고 능력 떨어지는 부모인 나는 정말 아이들에 대한 희망밖에는 없는데, 아이들 학원비 벌러 아르바이트 할게 아니라, 아이들이 자기 능력으로 평가받는 세상을 만드는 데 동참해야 하는 것이 정답일텐데,,교육으로 평등한 대한민국이 오기는 올까?

현수맘 2009-12-10 21:03:16
애꿎은 보도불럭만 괴롭히지말고 그돈을 아이들에게써야 된다는 그 단순한 진리를 왜 그들만 모르고있는건지 정말 안타깝다...

한진혁 2009-12-10 20:58:51
무상급식을 보편적 복지 관점에서 봐야 된다는 주장에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