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프리미어’를 알아!
너희가 ‘프리미어’를 알아!
  • 강찬호
  • 승인 2010.01.10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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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원 실버영상학과 졸업생 어르신들, 동아리 ‘캠사모’ 구성.




칠순의 어르신들이 동영상 카메라를 들고 지역을 누빈다. 텔레비전을 통해 소개되는 해외 다큐멘터리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일까. 광명지역에서도 멀지 않은 미래에 접할 수도 있는 장면들이 될 것 같다. 이미 일부는 이들의 작품을 접했고, 이들의 활동 현장을 보기도 했을 것이다.

광명시평생학습원이 지난 해 운영했던 광명시민대학 과목 중에는 ‘실버영상학과’가 있다. 60대부터 70대 어르신들 20여명이 등록해 참여했다. 이 중 11명의 어르신들이 1년 과정을 이수하고 졸업했다. 1학기 때는 디지털카메라를 다루는 것을 공부했다. 2학기 때는 비디오 동영상 촬영과 편집을 공부했다. 지난 해 12월 진행된 광명시민대학 전체 졸업식장에서 어르신들의 영상작품이 소개됐고, 참석자들로부터 인기를 끌며 박수를 받았다. 졸업 후 이들의 행보는?

11명의 어르신들은 영상 동아리로 전환해 활동하기로 했다. 이름도 정하고 인터넷 다음 카페(cafe.daum.net/love-cam)도 개설했다. 모임 이름은 ‘캠코더를 사랑하는 사람들’, 줄여서 ‘캠사모’이다. 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평생학습원에 모여서 영상 공부도 하고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광명지역에서 10년 가까이 활동해오고 있는 주부영상단 ‘해오름’이 이들의 교육과 활동을 지원한다. 해오름은 광명문화원 주부영상단으로 출발해 지금은 평생학습원 동아리로 등록해 활동 중이다. 정기적으로 영상제를 열며 지역에서 작품 활동을 꾸준하게 해오고 있다. 이들의 영상 촬영과 편집은 수준급이다.

캠사모 첫 모임이 지난 8일(금) 오후1시 평생학습원 3층 영상정보실에서 진행됐다. 눈 때문에 4명의 어르신들만 참여했다. 해오름 조영숙 회장이 함께 했다. 이들은 동아리 회원들을 모집하기 위해 모집 공고문을 작성하고 있었다.

지난 해 수강생 대표를 맡았던 주맹식 어르신은 이 모임의 고문을 맡았고, 비교적 젊은 60대 최재용(64) 어르신이 모임의 회장을 맡았다. 최 회장은 회장은 어색하다며 ‘동아리’니까 ‘이장’으로 불러 달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어르신들의 닉네임도 다양하다. ‘장군, 미남짱,...’ 컴퓨터 다루는 솜씨나 포토샵 수준도 제법이다. ‘포토샵, 프리미어 등 디지털 용어들이 어르신들에게는 자연스럽다. 이들은 지난 해 수업 중에 활동한 내용과 졸업 영상작품을 시디에 담아 실버영상학과 전 수강생들에게 돌렸다. 올해 79세 성낙원 어르신은 동아리 회원모집 자격을 정하면서 “회원이 되려면 술도 잘 먹고 잘 사고하면 좋겠네...적어도 각 1병 주량은 되는....”하면서 농을 던진다. 한 바탕 웃음이 지나갔다. 회원모집 문구를 다 작성했다. 이제 모집 안내문이 평생학습원 곳곳에 부착될 것이다.

앞으로 캠사모 어르신들은 해오름 주부들의 도움을 받으며 올해 지역 크고 작은 행사장에 ‘캠코더’를 들고 나타날 것이다. 해오름이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해오름영상전’을 통해 이 어르신들의 작품을 만나 볼 날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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