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이효선 시장 신년 시민과의 대화, 생색내기 그리고 흠집내기
[기자의눈]이효선 시장 신년 시민과의 대화, 생색내기 그리고 흠집내기
  • 강찬호
  • 승인 2010.01.14 19:4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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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산2동 시민과의 대화, 시가 정한 내빈소개 원칙...입 나오는 여타 후보들.



이효선 시장의 시민들과의 신년대화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하루 평균 두 곳의 동을 방문해 오전과 오후로 나눠 진행된다. 지난 해 혹은 민선 4기 동안의 시정 성과가 홍보되고,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 6월 지방선거가 있는 만큼 시민과의 대화 자리는 더욱 각별하다. 여럿이 운집한 자리에서 직접적인 대화 방식으로 자신을 최대한 홍보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물론 시장과의 대화이므로 시장의 독무대이다.

시민과의 대화에는 주로 통반장, 동 사회단체 회원들, 경로당 어르신들, 그 외 지역 현안에 관심 있는 주민들이 참석한다. 이들은 동의 오피니언 리더들이다. 정치인들은 이들에게 나름대로 공을 들인다. 그들이 가진 지역사회 영향력 때문이다. 정치인들의 표 논리로 본다면 한 표가 아쉽기도 하다. 그래서 신년 시민과의 대화는 ‘시민들과 시정을 주제로 갖는 대화’라고 하는 형식적 틀 외에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효과에 대한 기대’와 정치논리가 이면에 흐른다.

2010년 1월 14일(목) 오후2시30분. 철산2동 시민과의 대화현장을 취재했다. 2시30분부터 철산2동 주민센터 3층 강당에서 진행된 행사에는 100여명의 주민들로 가득 찼다. 20분 동안 광명시정과 미래비전을 담은 동영상이 소개됐다. 이어 이효선 시장이 입장했고, 이 시장은 내빈 소개와 함께 시정의 성과를 20분 동안 소개했다. 해당 지역구 도의원, 시의원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이어 본격적인 시민과의 대화가 진행됐다. 질문하고 답하는 방식이다. 동에서 나름대로 사전에 취합한 질문과 즉석에서 진행되는 질문과 답변이 오고갔다. 동 현안 등에 대해 10여개의 질문이 나왔고, 이 시장은 가능한 것에 대해 조치를 약속했고, 검토할 것은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지방선거 단체장 출마 희망자들은 행사장에 입실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입구에서 열심히 인사했다. 그러나 본 무대에서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소개를 받지 못했다. 이날도 정재학 한나라당갑위원장은 소개를 받았지만 양기대 민주당을위원장은 행사장에서 정 위원장과 나란히 배석했지만 시장으로부터 소개받지 못했다. 해당 지역구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물론 선거를 앞두고 누구를 소개할 것인지의 문제는 의전문제로 자칫 행사 취지와 다르게 갈 수 있는 문제일 수도 있다. 정치인들이나 단체장 소개로 시간을 다 써 참석자들을 불쾌하게 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기도 하다. 시 관련부서는 이런 문제 때문에 내부 원칙을 정했다. 시장과의 대화인 만큼 그것에 집중하도록 하고 다른 인사소개는 축소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갑구와 을구를 구분해 해당 지역구일 경우만 각 당의 위원장을 소개하기로 했다. 현직 시도의원도 해당 지역구일 경우만 소개하기로 했다.

따라서 여타의 출마 희망자들은 문전 인사 외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아예 행사가 시작되면서 일단의 후보들은 행사장을 빠져 나갔다. 어차피 인사도 못 할 바에 다른 곳으로 이동해 실속을 챙기는 것이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여타 후보군들은 야속해도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는 행사 운영의 효율성을 고려하고 시민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내빈소개 원칙을 마련했고, 나름 공평해 보이는 기준이기도 하지만 현직 시장과 경쟁해야 하는 여타의 후보들 입장에서는 입이 나올 수밖에 없는 룰이기도 하다.

결국 자리를 지키고 있던 양 위원장은 시장이 아닌 같은 당 소속의 지역구 의원인 나상성 의원으로부터 소개를 받았다. 나 의원은 자신에게 부여된 인사말 시간을 활용해 이 자리는 시장이 만든 자리이고 주빈은 시민 여러분들이지만 민주당 원내대표로서 같은 당에서 온 손님을 소개한다며 양 위원장을 소개했다. 행사 주관부서에서 정한 원칙이 있음에도 살짝 끼워 넣기를 한 것이다.

양 위원장은 현재 사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들 중에는 1위를 달리고 있다. 올해 지방선거는 한나라당 독식 구조에서 민주당을 포함 다른 야당에서 최대 반전을 꾀할 수 있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그 중 민주당이 그 역할을 얼마나 해낼 것인지도 관심이다. 무소속 시장이지만, 한나라당 입당과 동시에 다음 지방선거 공천을 노리는 이효선 시장은 애써 양 위원장 혹은 다른 경쟁자들을 띠워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정치도 냉엄한 현실 조건에서 경쟁해야 하는 것이기에 양보 없는 혹은 배려 없는 경쟁이 이미 시작된 것인지도 모른다. 혹은 정치논리를 배제하고 시민들을 순수하게 배려해 마련한 원칙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쉽다. 대통령이 지역을 순회하며 각 지역의 단체장을 소개하고, 동행한 비서실장을 소개하면서 동석한 타당의 대표는 소개하지 않는 것과 모양새가 유사하다. 설령 다른 지역에서 왔다고 해도 그가 현재 정당 대표의 한 사람으로 와 있는 것이라면 정치인으로서 정치인을 예우하고, 서로 품위를 유지하면서 자신의 선명성을 드러낸다면 유권자들은 그들의 정치에 더 진심어린 박수를 보낼지도 모른다.

이효선 시장의 독주에 동행한 한나라당 김의현 도의원도 뒤쫓느라 바빴다. 도의원도, 시의원도 한 일이 많은데 왜 시장이 다 한 것처럼‘만’ 이야기 하냐며,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연장해 치적 자랑에 나섰다. 그 역시도 단체장 경쟁을 표면에 내세우고 있어서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시의원들은 새해 덕담으로 짧은 인사를 대신했다.

연초 시민과의 대화 자리에 크고 작은 해프닝들이 벌어지고 있는 소식들이 전해진다. 시장과의 대화인 만큼 내 울타리에 다른 이들이 끼어 들어와 생색을 내거나, 깔아 놓은 좌판에 흠집을 내는 정치적(?) 행위는 절대로 용납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크고 작은 해프닝들이 벌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본다. 어차피 정치인은 선거 국면에서는 더욱 대중을 상대로 표 구애를 해야 하는 입장이니 정치적 이해가 충돌하고 있다. 이미 선거 국면으로 진입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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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산동민 2010-01-16 17:02:10
시 관련부서는 이런 문제 때문에 내부 원칙을 정했다. 시장과의 대화인 만큼 그것에 집중하도록 하고 다른 인사소개는 축소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갑구와 을구를 구분해 해당 지역구일 경우만 각 당의 위원장을 소개하기로 했다. 현직 시도의원도 해당 지역구일 경우만 소개하기로 했다....란 동, 방문원칙을 알면서 이렇궁 저렇궁은 더안될 말입네다.

철2동민 2010-01-15 10:38:46
글을 잘 썼네요.
정치나 행정도 공평,형평성등이 있어야 하지요.
다른 사람을 높이면 자신이 올라가는것을 모르는 사람은
결코 큰 사람이 딜 수 없음을 동민들이 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