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잠만 자는' 뉴타운을 할 것인가?
언제까지 '잠만 자는' 뉴타운을 할 것인가?
  • 강찬호
  • 승인 2010.01.1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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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뉴타운 시민대학 진행...주건환경개발 뿐만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뉴타운으로 가야.



▲ 기존 뉴타운이 주거환경개선 개선이 주안점이 주어졌다면, 시민대학은 다른 뉴타운을 고민해보고 싶다고.

사실상 뉴타운사업이 만능이 아님은 알만한 사람들은 알고 있다. 그럼에도 뉴타운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불가피한 선택일까. 차선책의 불가피한 선택이라면, 다른 대안을 갖고 있는 이들의 입장에서 손 놓고 방관할 수는 없는 문제이다. 현재 진행되는 뉴타운 방식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뉴타운의 테두리 안에서 방향을 선회하고, 다른 내용을 채우도록 하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일 수도 있다.

18일(월) 오후3시 광명시민회관에서 진행된 '주민에게 찾아가는 경기뉴타운 시민대학'은 그러한 의도가 부분적으로 읽혀지는 프로그램이었다. 뉴타운을 주제로 한 시민대학이라니, 많은 시민들이 시민회관을 채웠다. 시민대학은 다수의 청중을 대상으로 2회 '특강'처럼 진행된다. 이날에 이어 19일에도 같은 시간, 동일한 장소에서 진행된다. 이어 각 뉴타운 지구별로 10명씩 선정해 세부 교육이 이뤄진다. 뉴타운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이 교육 내용에 포함되어 있다.

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가 주최하고, 푸른경기21실천협의회와 사)한국도시설계학회가 주관하고 있다. 다소 성격이 다를 수도 있는 주관기관과 주최기관이 만나 공동의 행사를 꾸렸다. 경기 뉴타운 시민대학 총괄진행을 맡은 정창무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는 이에 대해 경기도가 주거환경개발이라는 기존의 틀로만 뉴타운을 이해하는 것이 아닌, 뉴타운 지구 내 일자리 창출을 통한 주민들의 소득 증대에도 기여하는 다른 뉴타운을 해보자는 입장이 있어 시민대학 운영이 가능했다며, 처음있는 일이라고 소개했다.

이날 시민대학은 3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광명도시재정비촉진계획(광명뉴타운)에 대한 이해, 뉴타운 일자리창출 및 주민정착, 뉴타운 관리처분 및 주민부담에 관한 사항이다. 이어 다음날은 뉴타운 사업을 둘러싼 분쟁과 갈등, 뉴타운 지구 이주대책 및 주민참여 방안, 뉴타운 지구 세무 및 법무상식으로 진행된다. 뉴타운 사업 추진과 관련된 일반적 내용의 소개와 함께 주민들의 입장에서 다른 접근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소개됐다.

백운수 광명총괄계획가는 1주제 강의를 통해 광명뉴타운의 전반적인 진행상황을 소개했다. 이어 정창무 교수는 뉴타운 일자리 창출과 사례소개 강의를 통해 뉴타운에 대해 다른 접근을 주문했다. 즉 그동안은 뉴타운이 주거환경개발의 관점에서만 진행되고 많은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했다면, 향후 경기지역 뉴타운은 도시재생의 관점에서 뉴타운 지구에서 초기 계획단계부터 경제개발계획을 갖고 일자리 창출을 통해 주민들의 소득을 늘릴 수 있는 뉴타운을 하자고 제안했다. 관련 국내외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해당 뉴타운 지역에 마을기업이나 도시재생회사를 설립하고 아파트 단지 안에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전개하자고 제안했다. 

이를 통해 다른 곳으로 이사하지 않는 뉴타운을 만들고, 아파트단지 안에서 잠만 자는 곳이 아닌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뉴타운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런 비전을 갖고 적극적으로 뉴타운 초기단계부터 개입하고 요구하자고 언급했다. 경기 시민대학은 이를 위해 각 지구별로 사람을 선발해 세부교육을 진행하고 관련 사업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재산권에 관심을 갖고 몰려든 주민들을 의식한 듯, 정 교수는 자신의 이야기가 만화 속 이야기 같을지라도 들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재래시장 상인들은 이날 행사장을 찾아 깜짝 시위를 진행했다.

뉴타운 시민대학 개강식에는 김문수 도지사와 이효선 광명시장이 당초 예정 시간을 넘겨 참석해 인사말을 했다. 주민들이 반대하면 할 수 없는 것이 뉴타운이고, 주민들이 찬성하면 진행하는 것이 뉴타운이라며 주민들 스스로의 힘으로 이웃과 더불어 대화하고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광명재정비촉진지구 19C 사업구역 내 광명재래시장조합 임원들은 이날 행사장을 찾아 펼침막 시위를 펼쳤다. 김문수 지사와 이효선 시장이 행사장에 입장하자 광명재래시장 존치를 요구하는 펼침막을 펼쳤다.

김 지사는 인사말 후 연단에서 내려오며 상인들을 향해 살짝 눈길을 보냈다. 이효선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시위를 하는 재래시장 상인들에 대해서 재래시장 주변에 개발이 본격화되면 결국 시장 상권이 위축된다며 시장 이전에 토박이 한 사람으로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사업구역 내 과반수가 반대하면 못하는 일이라며 권리자들인 주민들의 동의가 필요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남의 권리나 행복을 짓밟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시장의 말투는 갑작스런 상인들의 펼침막 시위 탓인지 다소 격앙되어 있었다. 상인 중에 한 사람은 시장 인사말이 끝나자 '용산 참사를 기억하라'며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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