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뚜벅 걷는 김도삼, 길을 묻다.
뚜벅뚜벅 걷는 김도삼, 길을 묻다.
  • 강찬호
  • 승인 2010.03.0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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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탕주의 ‘당선’ 보다는, 공부하고 연구하는 준비된 정치인 돼야.
▲ 김도삼씨는 교육문제와 인구집중 문제 그리고 토지문제의 심각성을 우리사회 문제의 근원으로 파악한다. 지역에서라도 문제해결을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에서 절박한 심정으로 나섰다.

김도삼 전 경기도의원은 3일 자신의 저서 ‘후손을 위한 선택’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김 전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20년 간 고민했던 내용을 책에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광명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하고서 갖는 출판기념회이므로, 실상 선거운동과 관련된 행사이자, 출마의 변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그는 정치일정과 무관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공감을 하고 싶다며, ‘출판’의 변을 했다. 대안이 없다면 주장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며, 늘 대안과 함께 문제를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책을 통해 우리사회 문제의 근원을 ‘교육문제’와 ‘인구집중문제’로 집약했다.

기자는 주목해보고 싶었다. 그 고민의 흔적에 대해. 그리고 선거를 준비하며 국가와 사회를 바라보는 나름의 시각과 정책적 입장을 개진하는 성실성과 준비 그리고 노력과 열정은 그의 정치적 성공 여부를 떠나, 너나없이 정치권으로 향하고 ‘들이대는’ 이들에게 ‘사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당선만 되면 정치적 성공이라고 치부하는 것이 우리사회 한탕주의 문화와 닮았다면, 아직은 그 성공에 도달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소신과 정책적 비전을 갖고 그 일을 이뤄보고자 도전하는 것이라면, 꼭 그 길이 속세의 성공은 아닐지라도 달리 평가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출판기념회 다음날인 4일 오후 광명시청 앞에 자리 잡고 있는 그의 연구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그가 내놓은 책의 제목은 당초 ‘대한민국개조론’이라는 타이틀을 부칠까하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이 책은 지역이야기나 저자의 인생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후손들을 위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새로운 한국, 르네상스 코리아를 물려주자...교육, 인구집중, 토지문제 천착...지방대학 나와도 취업되고 행복한 삶 살 수 있어야...지방화, 분권화 통해 인구 분산하고 균형 발전시켜야.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야하는지, 미래세대인 우리의 후손들에게 어떤 대한민국을 물려줘야 하는지에 대한 입장을 담은 책이다. 큰 그림에 대한 이야기이다. 광명시장에 도전하는 상황과 언뜻 일치하지 않을 수 있지만,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지역에서 실천해보고 싶고, 그것이 사례가 되면 전국으로 확산될 수도 있다며, 별개는 아니라고 말한다.

이 책에는 교육과 행정체제 개편 문제 외에도 토지문제가 한 장 더 있었지만, 분량 때문에 제외했다. 한국사회 문제의 근원이 이 세 가지에서 연유한다고 저자는 파악하고 있다. 토지문제는 토지공개념을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토지에 대해 국가가 관리하고 사용권이나 지상권만 허용하는 유럽식이 적절하다고 말한다.

미국이나 일본식 법체계를 따르고 있는 현실에서, 좁은 국토와 과밀한 인구는 토지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부동산 투기를 부르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돈 많은 이들이 (이런 투기를 통해) 가져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저자는 결국 국가의 체제 문제, 법 체제의 문제라고 진단한다. “우리 실정에 맞아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 옷을 입고 있는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 김씨는 환경전문가이다.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많은 제안을 해왔지만 소통의 벽에 부딪쳐왔다.

저자는 이 책에서 교육문제를 우리사회 문제의 가장 밑바닥에 있는 근원적인 문제라고 평가한다. “교육문제가 사회문제 50% 이상을 차지한다고 본다. 그러나 교육 문제를 교육 문제로만 접근하면 절대로 문제 못 푼다. 강남이 왜 집값이 비싸나. 이를 국토부 장관이 해결할 수 있나. 젊은 층의 실업문제를 교육부 장관만이 해결할 수 있나. 지방대학 출신들은 원서도 못 낸다. 이런 현실을 바꿔야 한다. 지방에서 학교 나와도 취업이 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

저자는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처방을 내 놓는다. 내신을 강화하고, 대학 입학은 자격고사로 대신하자고 한다. 대학졸업을 강화하고 인성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벌과 학력을 철폐하고 공교육 내실을 기하자고 제안한다. 학생들의 특성을 찾아주고 다양한 평가를 통해 길을 터주자고 제안한다.

“주택이나 환경, 교통 등 각 종의 사회문제는 결국 인구집중에서 나온다. 우리나라 인구밀도는 세계 3위이다. 서울 등 수도권 인구집중 원인은 아이들 교육문제, 소득(직업), 문화향유가 주다. 지방에서도 이를 누릴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지방화와 분권화는 세계적 추세다.”

지방체제 개편은 전국을 천만 규모의 4개의 광역도시로 나누고, 기초단위는 농촌의 경우 인구 10만 규모, 도시는 인구 50만 규모로 나눠 인구집중 문제를 해결하고 균형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제안한다. 교육문제나 행정체제의 문제가 별개가 아니고 결국 동시에 풀어가야 할 핵심과제라고 저자는 평가한다.

일자리 창출, 토목사업으로 돼나...사회서비스 분야 투자해야...청년실업, 해외로 눈 돌리고 정부는 어학 등 지원해야.

김 전의원은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여야를 떠나 일자리를 얘기하는데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기업가나 돈 있는 이들이 투자를 해야 하는데 국내 투자여건이 적절하지 않으니까 해외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진단한다. 국내 기업들의 사내유보율이 4,5백 퍼센트로 높은데도 수익성이 낮으므로 국내 투자를 꺼린다는 것이다.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 것이다.

정부가 투자를 권유해 기업이 투자를 하더라도 자동화 부문에 투자를 해 오히려 일자리가 줄고 있다며 문제라고 말한다. 또 정부는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 토목분야에 치중하고 있다며, 선진국처럼 복지나 환경 등 사회서비스분야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는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경제규모 만큼 우리나라와 관계를 맺고자 하는 나라들이 많으므로 젊은이들이 해외취업에 나서고 정부는 어학을 지원하고, 현재 대사관을 통해 관리를 하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은 늘 연구하고 고민하는 사람이다. 다방면으로 박학다식하다. 특히 환경 분야는 전문가 수준이다. 관심 갖고 노력한 결과라고 자평한다. 도의원 시절에도 도의회 해외 일정이 있으면 무조건 환경시설을 견학하러 갔을 정도이다. 해외일정을 빙자해 ‘외유’에 나서는 이들과는 달랐다. 혼자라도 그는 자신의 관심분야로 행선지를 정했다. 연구하는 자세를 늘 견지했던 것이다.

지금도 소각장 운영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다이옥신 문제 등 심각한 문제를 우려한다. 수돗물을 바로 먹게 할 수 있고, 하수처리 방식도 현행과 달리해 재사용하도록 할 수 있다고 장담한다. 하천의 건천화를 국가가 조장하는 방식은 우려스럽다며, 물은 깨끗하게 정화해서 계속 흘려 내려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환경에 대한 그의 이야기는 그의 이전 저서인 ‘아주 특별한 환경이야기’에 담겨 있다.

그는 그동안 여러 문제를 제안하고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기 위해 무수히 애를 써왔지만, 결국 벽을 절감한다고 말한다. “벽은 소통의 문제이다. 다른 의견에 귀를 기울이려고 하지 않는다. 관심의 문제이다.”라고 말한다.

무수한 제안, 그러나 소통의 벽 가로막혀....돈 적어도 정치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어야...

잠시 정치 이야기도 해보았다. 그는 정치적으로는 불운하다. 두 번 도의원 경력이 있지만, 그 이후 행보는 실패의 연속이다. 친구이자 동료 경쟁자인 백재현 현 국회의원에게 막혀 시장 당내 경선에서 두 차례나 고배를 마셨다. 한 차례 총선 당내 경선에 나서기도 했지만 역시 고배였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번이 세 번째 시장 경선 도전이다. 만만치 않은 상황이지만, “더 이상 늦추면 안 된다는 절박감 때문에 나섰다.”고 말한다. 김 전 의원은 이런 저런 출마의 변들에 대해 “변죽은 많지만 종합적으로 접근하는 사고를 가져야 한다.”며 자신의 강점을 내세운다. 또 “설령 내가 (본선에) 못나간다 하더라도 좋은 후보를 내는 것이 중요하고, 이번에는 (민주당에)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한다.

백재현 의원은 그의 출판기념회에서 그에 대한 여러 장점을 거론하면서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친구가) 돈이 없는 것이 단점’이라며 ‘현실’을 꼬집었다. 김 전 의원의 현실 정치 행보에 돈이 걸림돌이라는 훈수이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인정하고 받아들인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비록 돈이 적어도) 우리 같은 사람이 쉽게 받아들이는 정치가 돼야 한다. 그래도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된 것이다.”라며 현실을 긍정한다. 이번 선거 역시 김 전 의원에게 좋은 여건일 수만은 없지만 있는 그대로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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