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사람들> "힘 좋은 남자, 손인환"
광명사람들> "힘 좋은 남자, 손인환"
  • 강찬호기자
  • 승인 2003.03.19 21:32
  •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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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명사람들>

“힘 좋은 남자, 손인환”

강 찬호 기자         

          

 

 @ 힘 좋은 남자 손인환씨, 우은경씨 부부

 

더없이 착하고 좋은 사람.

 

“남 들이 볼 때는 100점이다. 그런데 내가 볼 때는 98점이다. 술 먹는 것 때문에 2점은 뺐다. 다 좋은 사람이다. 인생을 즐겁게 산다.” 오랜 기간 곁에서 지켜보며 한 이불 덮고 사는 부인 우은경씨의 평이다. 너무 사람이 좋아서 일 관계, 사회생활에서는 손해를 보기도 한다. 일을 해주고 그 댓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보다 어렵거나 사정이 안 좋으면 그 사정을 받아 주기 때문이다. 그 액수가 수백만원이다. 십 년째 못 받는 경우도 있다. 이쯤되면 평가가 엇갈릴 여지도 없지 않다. 요즘 같이 자기 것 챙기는 세상에... 그러나 이 사람을 아는 사람은 이구동성이다. 더없이 착하고 좋은 사람!
“좋은 사람들이 있고, 그 속에 내가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남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을 통해 배운다.” 광명사람 손인환씨가 인생을 아름답다고 여기는 이유다.
손인환이라는 이름보다는 성당 세례명인 ‘안수리오’로 알고 있는 사람이 더 많다.

 

몸으로 살아가는 사람

 

손씨는 몸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소위 ‘철쟁이’다. 용접도 하고, 용접을 이용하여 제작을 한다. 하도급 일에 팀을 짜서 일을 한다. 일이 있으면 하는 거고, 일이 없으면 쉬어야 한다. 그래서 건설경기에 민감하다. 서서히 봄 기운이 돋는 때이기에 일이 많을 법도 한데,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 건설경기가 여의치 않은 모양이다.
손씨는 87년도에 광명으로 이사를 왔다. 그 전에는 신정동 무허가촌에서 살았다. 노태우 대통령 당시다. 그전에 살던 곳이 집값이 올라 그것을 팔고 광명으로 이사 왔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이사 온 후 그 전 집이 가격이 더 올랐다.

손씨가 광명 지역사회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성당을 다니고서다. 철산4동에 있는 철산성당. 성당에 대한 인연이 깊다. 부인인 우은경씨를 만난 것도 성당이 계기다. 같이 영세를 받았던 동기다. 그 전에 간호사로 일하고 있던 우씨와의 환자로서 인연이 있었지만 당시는 환자와 간호사 관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성당에서 영세를 받게 된 것이 본격적인 만남의 계기다. 그리고 이 인연은 광명만남의 집으로 이어진다.

우씨가 간호사 일을 그만두고, 광명만남의 집에서 당시에 활동가로 일을 했기 때문이다. 바늘이 가니 당연히 실이 따라 간다.

 

철산성당, 광명만남의 집과의 인연

 

손씨도 광명만남의 집에 참여하게 된다. 손씨로서 단체 활동은 처음이다. 소위 사회운동이라는 것도 잘 몰랐고, 드센 여자들이 모인 곳이라는 생각에 처음에는 만남의 집에 대해 거부감도 생겼다. 그러나 같이 지내면서 이 곳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공동체를 위하고, 의미있는 활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고 한다.
그 후에 손씨는 만남의 집의 ‘머슴’이 되었다.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지 도와주고 있다. 아울러 만남의 집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당시에 성서모임을 통해 구약성서를 공부하고, 카톨릭을 보다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은 기억에 많이 남는 일 중에 하나다. 이렇게 맺어진 인연이기에 부인과 함께 손씨는 만남의 집에서 없어서는 안 될 기둥이자, 역사가 되었다.
손씨는 만남의 집 외에도 성당에서 지속적으로 활동과 봉사를 겸하고 있다.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지 하는 것이다. 여러 활동 중에 재미있었던 일이 수녀원에서 미사주로 사용 할 포도주를 담그는 일이라고 한다. 술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각별하다. 포도를 따서 물로 씻고, 술을 담근다. 담고 남은 것은 활동 참가자들의 몫이다. 재밌는 일에 대한 예시 일 뿐이다. 이외에도 성당 봉사일로 해온 일은 많다. 몸으로 하는 힘든 일을 도맡아 하는 것이기에 그 의미는 더 크다.

 

인생의 낙천과 노동을 아는 사람

 

보통 사람들이 어떤 사람의 모습이 아름답다고 느낄 경우는 ‘맑은 웃음, 한결 같은 삶의 모습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사람’을 마주할 때이다. 손씨는 그런 경우에 해당되는 사람이다. 환경이 어떻든 좋은 사람들 속에서 함께 살아가며 즐거우면 그 만인 것이다. 그것은 초등학교를 마치고 바로 삶의 현장으로 뛰어 들어야 했던 환경이 있었고, 스스로 주경야독하며 일궈온 삶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더욱 그러한지도 모르겠다. 인생을 아는 사람이다. 인생을 살면서 ‘낙천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다.

노동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누구나 노동을 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지만 그 가치를 보는 기준은 다르다. 노동을 절대적으로 신성시 하는 사람도 있고, 노동에서 사회변혁의 맥을 보는 이도 있다. 노동은 인간을 억압하고 소외시키는 것으로 보는 이도 있다. 그러나 가장 아름다운 노동은 스스로 그 노동에 참여하면서 즐길 수 있을 때 일 것이다.

 @ 부인 우은경씨와 딸 진원이

현실은 힘든 나날일 수 있다. 먹고 살기 위해 일해야 하는 것이라면 더욱 그럴 수 있다. 그러나 몸으로 살아가는 삶의 방법과 지혜를 알고 있는 듯한 손씨의 삶에서 새삼 ‘노동의 위대함과 향기’를 느끼는 것은 비단 기자만의 착각일까!

 

 <광명시민신문 강찬호 기자tellme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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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2003-03-19 21:32:47
좋은 가정의 표본이란 생각이 듭니다. 항상 그렇게 우리곁에서 따뜻한 이웃 이길....

조명선 2003-03-19 21:32:47
수리오 오빠.... 오빠가 있어 행복한 사람들 중 하나입니다.

글쎄 2003-03-19 21:32:47
조명선이 있어 행복한 사람은? 양..현!

다솜 2003-03-19 21:32:47
일하는 당신이 아름다운 이유 ... 건강함과 가정이 주는 안정 행복하시길 바래요

대자 2003-03-19 21:32:47
대부님! 대자가 부실해서 회개 못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마음과 의리 항상 변치 않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