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 평준화, 교육의 근본정신을 살리자는 것, 이학범 대표
인물포커스> 평준화, 교육의 근본정신을 살리자는 것, 이학범 대표
  • 양정현기자
  • 승인 2003.04.08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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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준화, 교육의 근본정신을 살리자는 것

양 정현 기자          

          

 

 

@ 광명시고교평준화를위한시민연대 상임대표를 맞고 있는 이학범목사

 

광명에서 본격적인 입시전쟁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시작한다. 교과목 학원은 물론 예체능 과외까지 받아야 한다.. 입시를 위한 중학교 내신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고등학교 가면 인생 종치는 거래요. 그 학교는 공부 못하는 사람만 간대요." “근데 내가 그 학교 가면 어떻게 하죠?" 심심치 않게 광명의 아이들이 하는 말이다.
서로 더불어 살라고 아무리 가르쳐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 교사나 학부모들의 말이다. 아이들 눈엔 그 학교 학생 모두가 낙오자로 보이는 것이 광명교육의 현실이다. 낙오자가 되지 않기 위해 서열을 전제로 입시전쟁을 고입시험부터 벌여야 한다. 서울을 비롯한 인근 수도권지역은 고교입시 평준화 지역이다. 이들과 여건이 별로 다르지 않은 광명은 고등학교에 서열이 존재하고 있는 비평준화 지역이다. 입시전쟁에 내몰리고 있고 교복이 다르다는 이유로 민감한 청소년기에 좌절의 아픔을 겪어야 하는 것이 광명교육의 현실이다.
최근 지역에 광명시고교평준화를위한시민연대가 발족하고 고교입시제도를 평준화로 개선하자는 것이 광명교육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심에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이학범 상임대표를 만났다.

 

교육의 근본은 경쟁이 아닙니다.

 

이학범 대표는 1998년 새교육공동체 활동을 계기로 지역교육운동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리고 작년 광명교육연대의 대표를 맡으면서 학부모 교육운동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이학범 대표는 현재 학온동에 위치한 온신교회의 담임목사이면서 광명기독교교회협의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리고 세자녀의 학부모이기도 하다.
첫 번째 질문은 당연히 고교평준화의 당위성에 대해 물었다.
이학범 대표는 가르치고 교육하는 것이 교회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한다. 고교평준화는 단순히 고교입시제도를 개선하자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이 일반화되고 합의되는 과정”이라고 지적한다.
“교육은 근본적으로 철학에 대한 문제이고 아이를 어떻게 기르느냐의 문제입니다.”
“현대사회는 산업사회에서 정보화사회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사회의 변화는 교육의 목표와 방법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교육의 목표는 창의성과 개성을 기르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교육은 개성이 서로 다른 아이들을 보충수업과 자율학습으로 포장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입시라는 무한경쟁에 아이들이 던져지고 사람에 대한 평가의 기준이 학력이 되는 것은 교육의 근본을 훼손한다고 이학범 대표는 지적한다.
이러한 교육철학의 바탕에서 이학범 대표는 고교평준화는 개성과 창의성 존중이라는 교육목표를 달성하는 열린 가능성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제도라고 한다.

 

적은 그릇에 억지로 지식을 많이 넣는 것 보다 그릇의 크기를 늘리는 것이 교육

 

비평준화지역인 광명이 겪는 교육의 폐혜에 대한 질문을 했다.
이학범 대표는 이미 광명은 초등학교때부터 입시경쟁이 시작된다고 한다.
“고등학교가 서열화되어 있어서 서열이 높은 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경쟁은 초등학생부터 밤 10시 이후 귀가하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습니다.”
“초등학교때는 어느정도 탐구식, 토론식, 실험식 교육이 가능하지만 중학교부터는 불가능해집니다”
“실제로 학원들까지도 특정 고등학교의 학생은 기피하고 있습니다. 물론 학원의 이미지를 버린다는 뜻이겠지요”

“아이들에게 고교입시제도로 인해 두 번의 고통을 안겨서는 안됩니다”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창의력과 스스로 학습하는 여건조성 그리고 다양한 독서와 경험이지만 비평준화 지역은 평준화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를 어렵게 만든다고 한다.
“최근 어린이 도서관 건립 등 어린이 출판문화사업은 있지만 청소년 전문도서나 청소년 관련 출판문화사업은 없습니다”
청소년들에게 세상을 넓히는 길을 잘못된 입시제도가 차단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적은 그릇에 억지로 지식을 넣는 것보다 그릇의 크기를 넓고 깊게 하는 것이 교육입니다”

 

교육을 경제적 효율성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

 

얼마전 고교평준화시민연대가 의뢰해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평준화를 반대하는 학부모 중 상당수가 학력의 하향평준화가 우려된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이학범 대표는 평준화가 학력저하를 입증할만한 실제근거는 없다고 한다.
“1995년도 한국 교육개발원이 전국의 평준화 비평준화 지역의 학력비교에서 보면 알수 있습니다. 평준화된 중소도시의 평균이 163.2였는데 비평준화된 지역의 평균은 오히려 154.9로 나타났습니다.”
“비평준화는제도는 기본적으로 교육을 경제적 효율성만으로 평가하려 합니다.”
교육을 시장의 원리로 생각하면 안됩니다. 효율성만 추구하면 개인의 이익성취에는 효율적일지는 몰라도 다른사람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가치관 형성과 건전한 자아형성에는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학부모의 참여가 평준화를 앞당긴다.

 

지금 현재 광명시고교평준화를위한시민연대에서는 학부모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먼저 4월달에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교사 1인 학부모 1인 학생 1인 시민대표 1인이 참석하는 공청회이다. 물론 시나 교육청에도 참석을 요구할것이지만 가장 궁극적인 것은 학부모의 참여와 평준화가 꼭 필요한 것인지 논의 할 예정이다.
교사는 교사입장에서 비평준화에 대한 비교육적인 면과 비효율적인 면을 이야기 할것이고 학생은 학생 스스로의 삶에 대해 학부모는 학부모대로 비평준화로 인해 겪는 삶 갈등에 대해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그리고 소속 단체의 작은 모임,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 모임을 상대로 작은 간담회나 소규모설명회를 통해 소모임을 통해 평준화에 대한 여론들을 계속 확산시켜 나가고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물론 학부모의 참여를 위해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매주토요일 거리서명을 진행하고 있다.

벌써 거리에 붙은 현수막을 보고 평준화에 대한 문의 및 도움을 주겠다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광명시는 교육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광명시는 학교간의 교육환경 격차를 줄이는 것에 재정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재방재정 교부금법에 의해서 지방자체단체에서는 교육환경개선지원금을 주고 있다. 교육환경개선지원금은 인근 부천의 예를 보면 약 80만 인구에 52억 정도가 거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것을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곳도 부천이라고 한다.
지방자체단체에서 거치는 교육세가 아직은 모든 지역에서 100% 교육에 환원되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 지방자치단체가 할 역할은 이런 세금의 운용면에서 좀 더 효율적인 관리 및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학범 대표는 마지막으로 학부모 입장에서 평준화로 인해 물론 얻는 것도 있을 것이고 잃는 것도 있을것이라고 한다.
“크게 보았을때 아이들의 교육환경 개선과 예민한 사춘기를 슬기롭게 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생가한다면 이해득실을 따지는 아주 작은 학부모의 이기주의는 서로 이해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는 말을 하면서 인터뷰를 마쳤다.

얼마전 광명YMCA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오히려 광명에서는 고등학생보다 중학생들이 입시 고통을 더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 교육은 이미 보통교육이 되었다. 단지 국가의 경제적 여건으로 의무교육을 하지 못할 뿐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 우리만큼 공교육을 경쟁입시로 선발하는 곳이 있을까?.
공교육의 목적은 아이들의 건전한 자아를 형성하기 시민으로서 살아가기 위한 기본적 자질을 기르는 것이다. 아이들의 삶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시기에 첨예한 서열화 경쟁속에서 친구간의 우정 사랑 공동체 의식은 배제하고 인간기계처럼 사지선다형에 길들여지는 아이들을 구하기 위한 대안을 시급히 찾아야 한다.

 

 

 

<광명시민신문 양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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