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사람들> 예슬맘의 꿈과 소망, 유치원을 만들어 주고싶다.
광명사람들> 예슬맘의 꿈과 소망, 유치원을 만들어 주고싶다.
  • 강찬호기자
  • 승인 2003.05.01 15:37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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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명사람들>

예슬맘의 꿈과 소망, 유치원을 만들어 주고싶다.

장애아를 둔 엄마들의 쉼터, '예슬이네' 운영자 김미경씨.

2003. 5. 1. 강찬호 기자        

 

@ 자전거를 타고 있는 예슬이에게 예슬 맘이 격려를 보내고 있다.

 

@ 예슬이의 같은 반 학우들이 함께 사진을 찍었다.

 

예슬 엄마의 꿈.

 

예슬이 어머니는 요즘 또 다른 준비를 하고 있다. 예슬이의 꿈을 들어 주기 위해 엄마로서 할 수 있는 것을 해주기 위해서다. 예슬이가 지금까지 본인의 꿈으로 간직하고 있는 것은 유치원 선생님이다. 그런데 정신지체 3급으로 자폐증상을 가지고 있는 예슬이(하안초4년)가 자라서 유치원 선생님이 된다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그 꿈을 이루도록 도와주고 싶은 엄마로서, 찾을 수 있는 방법은 직접 유치원을 차리는 것 밖에 없다. 가야 할 길이 멀지만, 그리고 그것을 꼭 이룰 수 있다고 장담하기도 쉽지 않지만, 예슬이 엄마는 지금 그 길을 한발 한발 걸어가고 있다.

 

장애아를 둔 엄마들의 쉼터, '예슬이네' 운영자.

 

예슬이 엄마, 김미경(36)씨는 요즘 꽤 알려졌다. 얼마 전에 일간지 한 신문에 예슬이네 가족 이야기가 보도되면서부터다. 그도 그럴 것이 김미경씨는 장애를 가진 아이를 둔 엄마로서, 사회의 편견에 사로잡혀 감추어야 할 일로 자신과 가족의 일을 대하지 않는다. ‘예슬이 엄마’로서 적극적으로 인생을 살아간다. 같은 처지에 있는 부모들 그리고 나아가서 비장애인들이 편견 없이 이들을 바라봐줄 것을 기대면서, 적극적으로 세상 속으로 향하고 있다.

 

예슬이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면서부터, 홈페이지 '예슬이네' (ys.netian.com)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 공간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사람들과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딸에 대한 사랑과 애증, 지내면서 힘들었던 이야기들, 그 모든 것을 있는 대로 드러내 놓는다. 그래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예슬맘(엄마 방) 코너는 서랍 깊숙이 숨겨놓은 일기 그자체이다. 같은 처지의 부모들의 방문도 많다. 요즘은 중단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홈페이지를 통해 만난, 같은 처지의 부모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함께 하기도 했었다.

@ 기자가 만난 '예슬맘'은 털털하고 적극적인 성격의 활달한 사람이었다.


최근 언론에 보도 되면서 홈페이지를 찾는 방문자 수도 많아지고 있다. 이외에도 이곳에는 아이들이 놀만한 놀이방 게임도 있다. 교육정보도 있다. 처음에는 예슬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찾아다니면서, 인터넷의 힘을 새롭게 발견을 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장애아를 둔 엄마들의 쉴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만들기 시작한 것이 ‘예슬이네’다.

 

장애아들 위한 공간 만들고파.

 

예슬이네가 광명으로 이사를 온 것은 예슬이가 일학년을 마친 겨울방학 때다. 그 전에는 구로동에 살았다. 처음 이사를 올 때는 주변에 대한 적응 때문에 부담도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여러모로 광명이 낫다고 한다. 서울에 있을 때는 예슬이에게 해 줄 수 있는 나들이가 한강에 함께 나가주는 정도였는데, 광명은 자연이 많아 좋다고 한다. 서울에 비해 공간의 여유가 있는 것이다.

 

지금은 지역의 한 교회 목사님과 몇몇의 뜻을 같이하는 학부모들과 함께 예슬이와 같은 아이들을 위한 교육공간을 만들어주는 일에 힘을 쏟고 있다. 공간을 마련하고, 그곳에서 방과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다. 일종의 장애아들의 교육공간인 문화학교다. 조만간 넓은 공간으로 이전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부모들이 조금씩 소액 출자하고, 그 교회가 힘을 더하면서 교회공간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다.

@ 식목일에 나무를 심고 있는 예슬이


김 씨는 요즘 돈을 버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이 속물이 다됐다”며 웃는다. 돈을 벌어야 할 이유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예슬이를 통해,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이 많아지는 것이다.

 

'개체분리'통해 새 삶 만들고 싶다.

 

이런 과정을 통해 김씨는 예슬이와 ‘개체분리’를 시도하고 있다. 그동안 예슬이에게 속박이 되어있다시피 살았는데, 이제는 벗어나고자 한다. 예슬이가 머물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줌으로서 독립을 시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또 다른 차원에서 장애아를 둔 부모들의 역할과 모습을 찾고자 하는 듯 하다. 전적으로 아이들에 대한 희생하는 모습 그리고 그 과정에서 힘들어하는 모습만이 전부가 아님을 보여주고자 함이다. 그래서 예슬이 엄마는 다시 일을 시작할 예정이다. 시간이 된다면 지역사회 봉사도 하고 싶어 한다. 지금도 한달에 한번 봉사활동을 나가는 곳도 있다. 지금 다니고 있는 장애, 비장애 아이들이 함께 출석하는 구로동의 한 작은교회에서, 선교부장으로 일하면서, 난곡에 있는 버려진 장애아들을 돌보는 공동체를 찾아가 도와주고 온다. 물론 예슬이도 함께 간다.

 

장애, 비장애 구분없는 통합사회 희망한다.

 

한편 김씨는 작년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특수교육도 접었다. 효과도 의문이지만 그 비용을 감당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아직도 주위의 많은 부모들이 특수교육을 시키고 있다. 지역에 마땅한 특수교육기관도 없지만, 다른 사설교육기관을 이용하고자 할 때는 편견과 텃새도 작용한다. 아직도 갈 길이 먼 사회다.
지역에서 통합교육을 원하고, 통합적인 생활을 원하지만, 그런 사회적 노력이 아직은 눈에 차지 않는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장애아들의 편에 서서 적극적인 서비스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아직도 아쉬움이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기도 한다. “도우미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한다. 봉사를 원하는 학부모나 실습을 원하는 학생들이 도우미로서 학교생활을 돕는 것이다.” 언론이나 여론 통로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내 놓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면 김씨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편이다. 지금 다니는 학교로 처음 전학을 올 때도 그런 입장을 학교 측에다 분명히 전달을 했다.

‘예슬이네’ 이야기가 자유로운 소통의 공간, 인터넷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지만, 35만 작은 도시 광명에서는 이웃의 자그마한 ‘이웃이야기’로 자연스레 오고 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차이는 있지만, 차별이 없는. 그래서 그저 사람 사는 세상의 이야기로.

사진제공: '예슬이네 홈페이지' http://ys.netian.com

 

 
<광명시민신문 강찬호 기자(tellme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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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청천 2003-05-01 15:37:09
아름다운 분이심이 느껴집니다.

현호색 2003-05-01 15:37:09
예슬이 엄마는 어떤분이실까 궁금했었습니다. 존경스러운 마음에 고개가 수그러드는군요. 예슬이의 꿈은 꼭 이루어질 것입니다. 기도 하겠습니다. 도울일 있으면 돕고 싶군요.저는 하안초등학교 장애우 친구들과 산과 들로 같이 다니는 도우미 선생님입니다. 작년 보다 많이 밝아져서 놀라웠었는데 그런 예슬이의 뒤에 엄마가 있었군요. 장하십니다.

김희수 2003-05-01 15:37:09
삶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삶을 우회하지않고 적극적이고 감사하는 자세로 사시는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

예슬맘 2003-05-01 15:37:09
안녕하세요?예슬맘 입니다.앗뜨~~글을 늦게 보았습니다..그리고 창간식에도 잊여 버렸지 뭐예요..제가 한건망증 합니다..하지만 조만간 사무실에 한번 찾아 뵙겠습니다..글을 잘 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그리고 늦었지만 축하드리고 지역의 소리를 잘 전달할수 있는 훌륭한 지역신문이 되기를 바랍니다.왭에서 마실다닐 친구가 또하나 생겨서 개인적으로 기쁩니다.저희 홈에 링크 걸어 놓았습니다.

박정아 2003-05-01 15:37:09
예슬이네 홈페이지 주소좀 가르쳐주세요. 구경가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