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사람들>나와 가족을 위해 42.195km를 달린다. 문옥희씨
광명사람들>나와 가족을 위해 42.195km를 달린다. 문옥희씨
  • 강찬호기자
  • 승인 2003.07.04 16:03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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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족을 위해 42.195km를 달린다.

-가족 건강 지킴이 광명사람, 문옥희씨.

2003. 7. 4. 강찬호 기자    

 

 

 

▲ 42.195km 마라톤 풀(full) 코스를 3시간 43분 만에 달리는 광명의 철인 문옥희씨

 

철인경기라는 것이 있다. 달리기도하고, 헤엄쳐 건너기도 한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도 한다. 코스는 당연히 길고 험하다. 중간에 멈추지 않는다. 한 번에 이 모든 과정을 소화해야 한다. 보통사람들은 엄두를 못 낼 일이다. 철인은 보통사람과는 다른 사람을 일컫는다. 보통으로 살아가는 범인들의 영역을 넘어서서 다른 무언가에 도전하는 사람들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힘에 부치는 일에 도전하는 이들이다.

 

42.195km를 달린다.

 

광명에도 철인이라 이름 부치기에 전혀 부끄럽지 않은 아줌마, 광명사람이 있다. 철산2동 8단지에 거주하는 문옥희씨가 그이다. 42.195km 마라톤 풀(full) 코스를 3시간 43분 만에 달린다. 국내 마라톤 매니아들이면 누구나 참여를 하는 조선일보 마라톤, 동아일보 마라톤에도 참여를 했다. 풀 코스를 달리기도 하고, 하프 코스를 달리기도 한다. 집에는 마라톤 행사에 참여한 사진들이 곳곳에 부착되어 있다. 사진을 보는 이웃 주민들이라면 문씨가 선수생활을 하는 사람이려니, 아니면 과거에 선수생활을 했다가 은퇴를 했거나, 어떤 사정으로 중단을 했다가, 옛날이 그리워 다시 뛰는 사람이려니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남편과 함께 네 번째 풀코스를 준비하고 있는 문씨는 전혀 그와는 거리가 멀다. 지금은 건강을 위해 달리고 있지만, 달리기를 시작한데는 조금 다른 사정이 있다. 아들에 대한 애뜻한 부모로서의 마음이 동기가 되었다.

 

▲ 지리산 등 산을 오르며 뜯어온 나물들과 열매들을 말리고 있다.

 

난, 가족 건강지킴이

 

문씨에게는 지금은 걱정 없는 고등학생으로 자라 학교를 잘 다니고 있는 아들, 윤아가 있다. 그런데 윤아는 어려서 문제가 있었다. 잘 먹지 않는 것이다. 5살까지 몸무게가 10kg밖에 나가지 않았다. 부모로서는 모든 관심이 아들에게 향했다. 건강하게 성장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남편과 등산을 다니던 취미가 있었기에, 윤아가 9개월이 될 때부터 같이 등산을 했다. 세 가족이 함께 등산을 한 셈이다. 더 좋은 공기를 아들에게 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돌을 지나서는 세 가족이 한라산을 오르기도 했다. 1월생이라 7살에 학교에 입학을 해야 하는데, 이 마저 일년을 연기했다. 체육센타를 찾아 수영을 가르치기도 했다. 윤아가 잘 먹을 수 있도록 건강을 찾아 줄 수 있는 ‘거리’들을 찾았다.
그러나 학교 입학을 얼마 앞두지 않은 7살 무렵에는 ‘저절로 먹게 될 것이다’라는 이웃들에 말에도 불구하고, 문씨는 윤아에게 강제로 먹을 것을 먹도록 했다고 한다. 매를 들기도 했다. 음식은 스스로 먹는 것이 정상적이지만, 음식을 거부하는 아들에게 엄마로서 택할 수 있는 일이 이것 밖에 없었으리라. 그동안 기다린 만큼이나, 당시에는 절박하기도 했던 것이다. 다행히 이 방법은 효과를 나타냈다. 윤아가 살이 붙기 시작했다. 위도 늘어나면서 자리를 잡았다. 어느 집이나 그렇겠지만, 문씨 가족에게는 가족의 건강이 가장 중요한 관심사가 되었다. 가족이 함께 달리기를 시작한 것도 이런 배경이 있다.

 

▲ 일간신문사에서 주최하는 마라톤에 남편과 함께 참가하였다.

 

건강위해 달린다.

 

그런데 문씨 가족이 처음 외부 마라톤에 참여를 하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였다. 3년 전 일이다. 서해대교가 개통되었다. 그리고 개통기념행사로 신문 광고에 매력적인 홍보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일생에 단 한번 바다 위를 달려보자.’ 이 문구에 끌려, 당시 15km 구간에 도전을 한 것이다. 그러나 마라톤을 마치고 난 소감은 기대에 못 미쳤다. 콘크리트 벽에 갇혀, 바다를 보면서 근사하게 달릴 것이라는 기대가 깨진 것이다.
이런 일도 있었다. 2년 전 겨울 일이다. 집 인근에 있는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눈이 너무 많이 왔던 날이다. 눈이 오거나 비가 오면, 당연히 잠을 청하기 마련인데. 이날은 새벽에 삽을 들고 나섰다. 그리고 눈을 치웠다. 극성이다. 보통사람 눈에는. 문씨는 가족의 건강 유지에 더 마음이 가 있는 것이다. 윤아가 더 건강해졌으면 하는 마음이 늘 있기에, 일어나는 일들이다.

 

▲ 집 앞 화단에 케일을 벌써 20년째 가꾸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 이용, 몸소 실천

 

문씨의 가족 건강을 위한 마음은 뛰는 일에만 멈추지 않는다. 먹거리로 나아간다. 문씨는 먹거리 문제에 철저하다. 음식에 함유된 독성을 경계한다. 당연히 무농약 음식을 찾는다. 생협을 이용하고, 생협 마을 회원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생협을 이용하기 전에는 스스로 노력을 했다. 케일을 직접 집 앞 텃밭(화단)을 이용해 재배하기 시작한 것도 벌써 20년 전 일이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부모님들을 통해 직접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받기도 했다.
문씨가 먹거리 문제에 관심을 가진 것은 요리학원에서 좋은 강사를 만나게 된 것이 인연이 되었다. 그때부터 백색식품이나, 5색 식품 등과의 인연을 끊었다. 윤아도 윤아지만, 술 좋아 하는 남편의 건강이 나빠지는 것도 이런 문씨의 마음을 더욱 올곧게 했다. 결국 남편의 건강도 회복이 되었다. 좋은 먹거리 습관이 건강을 돌려놓은 것이다. 이런 경험은 문씨에게 ‘확신’을 주었다. 전도를 핑계로 남을 괴롭히는 종교인들에 대한 경험 때문에,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남에게 권하지 않았던 문씨는 친척들과 이웃들에게 유기농 먹거리 생협을 권한다.

 

지금 안양천엔, 건강 바이러스가 움직인다.

 

지금도 문씨는 새벽5시면, 안양천을 달린다. 보통 10km 정도 뛴다. 이렇게 달리는 것이 일주일에 3,4차례다. 지역 선무도 동아리에 참여해서 일주일에 두 번 수련을 한다. 달리기로 굳은 근육을 선무도를 통해 이완을 해준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달릴 수 있다고 문씨는 판단을 한다.
이렇게 건강으로 다져진 몸이기에, 문씨는 여유가 닿는 대로, 동사무소에서 하는 풍물을 배우기도 하고, 수영을 하기도 한다. 이미 달리기로 단련되어, 군살 없는 깡마른 체구처럼 보이기도 한 문씨지만, 이미 그 철인의 젊음과 열정은 옆에서 그를 지켜보는 유광숙씨를 새로운 길로 인도하고 있다.
서로 생협을 통해 만난 이웃이지만, 같이 선무도를 배우고, 새벽이면 유씨를 안양천으로 나가도록 한 것이다. 그리고 유씨도 며칠 있으면 닥쳐 올 10km 마라톤을 위해 남 몰래 땀을 흘리고 있다. 좋은 일은 사람을 감동시키고, 감염시킨다. 이른 새벽, 새벽을 달리는 문씨야 말로 ‘건강 전도사’로, ‘먹거리 전도사’로 광명사람들을 많이많이 감염시킬 것이다. 꼭 그랬으면 한다. 이미 본 기자도 감염이 되었다. 그 바이러스를 키워가는 것은 이제 기자의 몫이다.

 

 

  

<광명시민신문 강찬호 기자 tellme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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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수 2003-07-04 16:03:05
대단하십니다. 늘 그렇게 바이러스의 원인균이 되어 주세요, 변함없이 그렇게....

조미수 2003-07-04 16:03:05
앞으로도 더욱 건강히세요. 열심히 사시리라 느낌은 있엇지만 대단하십니다.

안세희 2003-07-04 16:03:05
건강한 가족이 건강한 사회를 만듭니다. 건강하세요.

광명인 2003-07-04 16:03:05
내가족만 좋아지자구 자연을 홰손하다니 나물,열매 따지마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