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학습도시 1호! 지금 어디로 가나?
평생학습도시 1호! 지금 어디로 가나?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0.10.18 20: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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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광명시평생학습원 운영, ‘위탁’에서 ‘직영’으로의 전환을 보는 입장...기대 ‘반’, 우려 ‘반’

광명시는 자타가 인정하는 평생학습도시이다. 지난 1999년 전국 지자체에서 최초로 평생학습도시를 선언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시는 광명시평생학습도시선언문을 발표하고, 관련 조례를 제정했으며 평생학습센터를 설치 운영했다. 이어 2002년 평생학습원을 개원하고 성공회대학교에 민간위탁을 주었다. 성공회대학교는 위탁에 이어 재위탁을 통해 6년 동안 광명시평생학습원을 맡아 운영했다. 재위탁 기간에 민선 3기에서 4기로 넘어 오면서 시장이 바뀌었다. 위탁운영기관도 성공회대에서 서강대로 변경됐다. 민간위탁 기간은 3년.

▲ 광명시는 전국 1호 평생학습도시이다. 평생학습원을 개원해 지난 9년동안 민간위탁으로 운영해왔다. 시는 직영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시는 올해 말 위탁기간이 종료되는 대로 평생학습원을 민간위탁에서 시 직영으로 전환하겠다고 방침을 정한 듯하다. 시는 조직개편을 통해 지식정보사업소에 평생학습원과(5급)를 설치하고 평생학습원 운영, 여성회관 운영, 평생학습지원 기능을 편재했다. 평생학습원과장을 개방직으로 해서 외부 전문성을 행정에 도입하겠다는 발상이고, 평생학습원 운영도 맡기겠다는 것이다.

전국 최초 평생학습도시 천명...전담 기관으로 평생학습원 설치하고, 대학에 9년 동안 위탁 맡겨....민선 5기, 평생학습원과 설치하고 개방직 채용...민간위탁에서 직영 전환 검토 중.

평생학습 전담부서의 부서장을 개방직으로 하겠다는 것은 파격적이면서 동시에 진일보한 조치일 수 있다. 평생학습도시를 추진함에 있어 행정의 의지를 더욱 피력한 것이라고 읽혀지는 부분이다. 더욱이 인사적체가 심한 광명시 행정조직 특성에도 불구하고 5급 개방직 채용은 기존 공무원 사회의 보이지 않는 저항을 부를 수 있음에도 취한 조치여서, 더욱 그 의지가 읽히는 부분이다. 행정 차원에서 평생학습에 대한 위상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조직 개편안으로 해석된다.

광명시 평생학습추진의 경우 민선2기와 3기를 거치면서 평생학습정책이 입안되고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탄력이 붙었다. 수십억원을 들여 철산동 상업지구 노른자 위 땅에 평생학습원을 조성해 시민들에게 학습의 기회를 열어 준 것은 민선 2,3기의 평생학습 추진에 대한 시의 의지를 보여준 결정판이었다. 그리고 민선4기를 거치며 광명시평생학습은 초기의 역동적 성장에서 안정적 운영의 모습을 띠었다.

그리고 다시 민선5기가 되면서 평생학습은 행정 내부에서부터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 조짐이 평생학습과 인사 개방이고, 평생학습원 운영을 직영으로 전환해서 행정과 평생학습원 운영을 맡도록 하는 양수겸장의 안이다. 그동안 광명시가 추진해 온 평생학습 도시전략의 측면에서 보면, 개방직 인사와 평생학습원 운영 방식의 전환은 ‘대전환’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평생학습도시 추진 전략의 변화에 대해서 어떻게 봐야 할까.

개방직 채용은 동의 되지만, 평생학습원 직영 전환은 신중해야...외부전문가, 평생학습 정책 기능 강화하고 평생학습 지원 기능 강화 역할 맡아야...평생학습원, 대학 등 민간 전문성 활용해 평생학습 내실 다져야.

기자의 입장에서는 결론적으로 ‘기대 반, 우려 반’의 입장이다. 외부 평생학습 전문가를 채용해 평생학습도시 추진에 다시 힘을 쏟겠다는 발상에는 적극적으로 환영한다. 평생학습은 기존 학교교육을 벗어난 모든 이들의 교육을 포괄하는 교육전략이다. 특히 성인교육, 시민교육 전략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평생교육은 OECD 국가들 중심으로 인적자원 개발을 통해 국가경쟁력 제고의 방법으로서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한편 유네스코를 중심으로 한 인간중심적 평생학습도시 추진 전략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어느 경우든 국가운영의 전략에서 중요한 위치와 가치를 점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평생학습이 국가단위 전략에서 중요하듯 지자체 차원에서도 평생학습도시 전략을 어떻게 갖고 가느냐에 따라 내용과 질이 달라질 수 있다. 광명시의 경우 어느 지자체보다도 먼저 평생학습도시를 선언했고, 이는 평생학습도시 전략을 적극적으로 갖겠다는 의지였다. 광명시는 원조 평생학습도시가 됐다. 그래서 광명시가 평생학습도시 선언을 했을 때 주목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광명시는 지금 원조의 명성과 품격을 이어가고 있는 것일까. 원조이지만, 여전히 일등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러한 평가는 우리의 몫이 아니고, 광명시만의 몫도 아니다. 따라서 시가 의지를 갖고 과장급 전문가를 채용해 평생학습도시 전략을 재정비하고, 행정이 주도해서 추진하겠다는 발상이라면, 개방직 채용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기자는 개방직 채용이 평생학습원 운영을 겸하는 방식이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방직이던 개방직이 아니던 행정의 역할은 행정의 역할로서 머무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외부 전문가가 행정 내부에 들어가서 미처 기존 조직들이 보지 못하던 것을 발견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평생학습지원체계를 정비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리고 개방직은 그런 기대 속에서 수용돼야 한다. 행정영역, 민간영역, 민과 관이 혼재한 평생학습 영역을 평생학습도시 관점에서 재설계하고 조직화하는 것은 행정이 민관의 협력을 통해 주도해야 하는 부분일 수 있다.

행정 주도성은 행정의 적극적 지원 기능으로 머물러야...민간의 자율성 보장 및 확대 필요...평생학습도시 10년의 평가, 공론화 통해 미래 재설계해야.

그러나 이러한 행정의 주도성은 시의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하고 도시의 평생학습을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머물러야 한다. 즉 행정은 행정일 뿐 행정의 영역이 민간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행정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머지는 민간의 몫으로 둬야 한다는 것이다.

즉 평생학습원은 평생학습 전문기관으로서 민간의 전문성을 통해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대학이나 평생학습 전문기관들의 폭넓은 역량과 자원을 활용해 평생학습의 내용을 풍성하게 만들어 가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따라서 지난 10년 동안 성공회대와 서강대 위탁 기간을 거치면서 일궈온 그동안의 성과가 짧은 기간 행정 내부의 부분적 평가로만 그친 채, 직영으로 전환되는 방식에는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통한 평가가 있었는지, 그 과정을 통한 소통이 충분했는지 의문이다. 더욱이 ‘원조’ 평생학습도시로서 광명시의 대내외적인 평가를 거친 것인지도 의문이다. 분명 광명시는 평생학습도시 원조로서 모범이 돼야 할 책임을 태생적으로 갖고 있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따라서 민선5기 들어 평생학습 도시 활성화를 위해 재도약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이 자칫 수단이나 방법의 선택에 있어, ‘우’를 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가시지 않는다. 지난 10년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함께 향후 평생학습도시 추진 전략에 대한 공론화의 그림이 제시되었다면 어땠을까. 그랬음에도 같은 결론에 이르렀을까. 제대로 된 과정 없이 제대로 된 결과가 올 수 있을 지 여전히 의문이다.

이에 기자는 평생학습도시 정책과 기반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개방직을 채용하고, 이를 통해 평생학습원 지원, 도서관 지원, 여성회관 지원, 주민자치센터나 제반 평생학습시설 등 인프라를 지원하는 전략을 맡기고, 평생학습원 운영은 운영대로 민간의 전문성을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또한 지난 10년의 성과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 향후 평생학습 추진에 대한 중장기 그림을 그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지난 10년에 대한 평가과정에서 평생학습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있는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 적극적인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향후 평생학습도시시스템도 외적인 변수에 쉽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지난 평생학습 10년의 체력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 가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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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 2010-10-25 12:44:31
잘 읽었습니다.
동의되는 부분이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