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을 하루같이 발달장애아동을 돌봐온 자원봉사자 철산8단지 송록희 씨를 찾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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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록희씨(여,35세)를 좋은 사람으로 추천을 받고, 어떤 분일까 하는 궁금한 마음으로 댁을 방문하였다. 딩동! 하고 벨을 누른 후 잠시 후에 문을 열어주는 순간 “어!”하는 감탄사가 기자와 송록희씨의 입에서 동시에 나왔다.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인상인데… 서로가 서로에게 느끼는 묘한 잠깐의 갈등을 느끼며 집 안으로 들어섰다. (이야기 도중에 서로가 어디서 봤는지를 확인하고는 잠시동안 입을 다물지 못했다.) 깨끗하게 치워져 있는 마루에 아마도 책장을 가득 메우고 남은 책들일 것 같은 여러 권의 책이 마루에 가지런히 쌓여져 있었다. |
발달장애아동을 위한 조기교실’에 3년째 자원봉사 송록희씨는 현재 종합사회 복지관 ‘발달장애아동을 위한 조기교실’에 3년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그 전에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민가협)간사를 맡아 9년 동안 활동해 왔었다. 결혼 후 한결이(초등3년)가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시기에 양육과 일 사이에서 갈등 하다가 민가협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처음 무작정 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가서 자원봉사를 신청하면서 “매일매일 올께요.”라고 했더니 복지관 담당자가 “매일매일 온다는 분치고 계속 오시는 경우를 못 봤습니다. 욕심내지 마시고 일주일에 한 번만 오시죠.”하는 소리에 “조금 부끄럽더라구요. 그래서 욕심 부리지 말고 천천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
베푸는 것 보다는 배워오는 것이 많다고 일을 하던 중 프로그램을 진행하시던 선생님의 갑작스런 빈자리를 채워서 오전 프로그램 교사로 근무를 하기도 했었다. 그 일은 보수도 나오고 책임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었는데, 송록희씨는 그 일을 과감히 내려놓고 자원봉사활동으로 돌아갔다. 그 이유는 아이들이 최상의 교육을 가장 적절한 선생님으로부터 받아야 하는데, 아직은 부족한 내가 좀 물러서야 아이들에게 더 좋은 선생님이 올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 이었다고 한다. 방학식을 하는 날이면 한결이와 동네 아이들은 복지관으로 가서 놀이도구 청소도 함께 하고 놀이도 함께 한다. 그 중 한 아이는 거길 다녀오고 나서 '난 커서 특수학급 선생님이 될 꺼야' 하는 꿈을 키우기도 하고 함께 놀이를 하면서 장애에 대한 편견도 지울 수 있어서 오히려 송록희씨는 그곳에서 베푸는 것 보다는 배워오는 것이 많다고 말한다. |
오후에는 책 읽어주는 아줌마로 변신 송록희씨의 하루 일과는 오전 오후 할 것 없이 바쁘기만 하다.오전엔 복지관을 다녀오고 오후엔 아파트 문을 활짝 열고 동네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아줌마로 변신한다. 아이가 하나라 혼자서 꽁꽁 가둬져서 자라는 게 안타까워서 현관문을 활짝 열고 동네 아이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도록 했는데, 이제는 참새들이 방앗간 드나 들듯이 하고 있다. 인터뷰를 하는 중간에도 학교를 다녀온 아이들이 계속해서 들어온다. 교육비를 받고 하는 일도 아닌데, 집안에 아이들이 항상 들락거리면 좀 귀찮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했더니 “전 아이들의 소리가 시끄럽게 들리지가 않아요. |
민주화운동 통해 인간답게 산다는 것의 의미 깨달아 그동안 살면서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던 시기는 언제 라고 보세요?라고 물었다. |
아이를 키워본 사람은 누구나 발달장애아동 봉사할 수 있어 다시 정신을 차리고 다음 질문으로 넘어간다. |
더 어려운 아이들과 함께 하고파.... 이곳 복지관 아이들은 신체 지체가 아닌 발달장애 어린이들이 대부분이다. 4살에서 7, 8살 까지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신체 발달 훈련, 언어, 낮은 수준의 인지 발달 훈련 등을 진행한다. |
송록희씨가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자원활동을 하고 있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그리고 소외된 아이들을 위해 지금 보다 조금 더 큰 한결이와 함께 직접 그 집을 찾아가는 모습도 눈앞에 그려진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눈에 그려진다는 것은 아마도 송록희씨의 꿈이 오랜 고민의 끝에 달린 열매와 같아서 인 것 같다. 송록희씨의 꿈은 반드시 이루어 질 것이다. 왜냐하면 이미 많은 사람들이 같은 꿈을 꾸어주고 있고, 이 기사를 보는 모든 애독자들도 역시 같은 꿈을 꾸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송록희씨 만나서 정말 반가왔습니다. 나중에 꼭 다시 뵙자구요!!! |
<조은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