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추천 1호, 혜진 학생의 당당한 대학 합격...저, 사교육 몰라요?
지역추천 1호, 혜진 학생의 당당한 대학 합격...저, 사교육 몰라요?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0.12.14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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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사람]광문고 3학년 김혜진 학생, 지역핵심인재전형 광명시 1호 합격

광문고 3학년 김혜진 학생은 자신이 가장 가고 싶어 했던 학교와 학과에 당당하게 합격했다. 합격 소식을 확인하고서도 실감이 나지 않아 인터넷으로 또 확인하고 확인했다. 그 감격을 누가 알까? 이 학생의 합격소식에 시도 덩달아 신났고, 또 그의 공부에 대한 뚝심도 미담이다.

▲ 원하는 학교와 학과에 입학해 너무 기쁘다는 김해진 학생. 그도 한 때는 연예 지망생으로 강남을 배회했다.

김혜진 학생은 숙명여대 한국어문학부에 합격했다. 지난 12일이다. 그리고 이 학생의 합격은 그와 그의 가족 외에도 지역에도 반가움이었다. 시는 이 학생을 ‘지역핵심인재 전형(입학사정관제)’로 추천을 한 경우이다. 시는 5명의 학생을 해당 학교로부터 추천 받았고, 시는 그 중 자체 심사(광명시추천심사위원회)를 통해 2명의 학생을 학교로 추천했다. 김혜진 학생은 그 중 한 명으로 지역 추천을 통해 합격한 ‘광명시 1호 학생’이 됐다. 해당학교는 시 추천을 받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서류심사(40%)와 구술면접(60%)을 통해 최종 합격생을 선발했다. 13일 양기대 시장은 이 학생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선물했고, 합격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시는 올해 처음으로 숙명여대와 중앙대와 협약을 통해 지역추천을 했고, 첫 결실을 맺었다.

김혜진 학생은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공부를 한 경우다. 그 흔한 사교육 한 번 받지 않아 주위를 놀라게 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에는 부모님에게 급식비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엄마 몰래 학교에서 급식배식 도우미를 하며, 학교 내 아르바이트를 했다. 수능이 끝나자마자 스키복을 파는 옷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가정형편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고, 스스로 자기 삶을 개척해가겠다는 의지다. 당당한 삶이다.

김혜진 학생만의 공부 비법도 있었다. 그는 수업에 충실했다. 선생님의 말을 공책에 빼곡하게 필기했다. 수업이 우선이고 전부였기 때문이다. 학교 수업 외에 달리 의존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집에 와서는 스스로가 선생님이 됐다. 자신의 방에 있는 ‘녹색칠판’을 활용해 직접 선생님처럼 혼자 말하며 확인하는 방식으로 체득했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질문에 가르쳐주고, 그 속에서 배워 나갔다. 과목 담당 선생님들에게는 질문을 많이 하는 학생이었다. 교육방송은 수능 위주로 활용했다.

그렇다고 김혜진 학생이 공부만 하는 학생은 아니었다. 중학교 때는 여느 사춘기 소녀들처럼 연예인이 되고 싶어 ‘외도’를 했다. 엑스트라로 출연도 했다. 고등학교에 입학해서도 ‘콜’이 들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넘어 오면서 혼자 많은 생각을 했고, 공부를 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스스로 그렇게 결정했다. 그리고 공부에 매진했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 고등학교 1학년 시작 당시 중간 정도의 성적은 결국 상승곡선을 그리며 반 1등으로 올랐다. 2,3학년에서도 상위 성적을 유지했고, 반 회장을 맡는 등 학급 운영에도 적극 나섰다. 학교 외부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글쓰기를 좋아해 외부 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양성평등글짓기 대회 장려상, 제1회 경기도 논술능력교내대회 장려상을 수상했다.

▲ 조재순씨는 딸이 하겠다는 것은 말리지 않고 지켜봐주는 엄마였다고.
김혜진 학생의 엄마인 조재순(46, 소하1동)씨는 “가정형편이 좋았더라면 더 뒷바라지를 했을 텐데...”하는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혼자서 잘 해나가는 모습이 대견스럽다.”고 말한다. 중학교 때 연예인이 되겠다는 딸을 보며 혜진이를 믿고 지켜봐 주었다. “강남에도 다니고...그러면서 비교도 되고...현실적으로 상처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등학교 입학 전에 혼자서 생각을 많이 하기에 엄마로서 공부를 추천했고, 혜진이도 그렇게 선택했다. 본인이 하는 것은 가능하면 말리지 않는 편이다. 스스로 느끼고 못해서 미련 남는 것 보다는 해보고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혜진 학생과 엄마는 2,3학년 학교 담임선생님들에게 고마움을 갖고 있다. 혜진이를 믿고 지지를 해 주었기 때문이다. 교재를 사 주기도 했고, 또 인터넷 사이트를 추천해 주기도 하며 혜진 학생의 공부를 격려했다. 학교 추천으로 애향장학금을 받기도 했고, 또 이번에 지역추천을 통해 대학에 합격도 했다. 가정과 지역이 한 학생의 성장에 발판이 되고 있다. 혜진 학생은 국어국문학을 전공해 작가가 되거나, 교사가 되고 싶은 꿈을 갖고 있다.

혜진 학생이 당당하게 자기 인생의 주인공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의 합격의 기쁨을 독자들과 함께 축하하고 싶다. 또 공부가 됐던, 다른 무엇이 됐던 척박한 현실에서 우리의 청소년들이 ‘푸른 성장’과 ‘푸른 꿈’을 간직할 수 있고, 당당하게 자신들의 삶을 살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힘들더라도 이겨내는 혜진 학생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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