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인’아닌 인격적 존중이 필요하다.
‘낙인’아닌 인격적 존중이 필요하다.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1.01.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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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정거장, 꿈비학교·나다움학교 등 운영통해 학교밖 아이들 길 찾기 안내

▲ 푸른정거장은 학교 부적응 혹은 학교밖 청소년들을 위해 세상과 연결하는 디딤돌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푸른세상'이 필요하다. 청소년들에게는 자신들의 꿈을 펼치고 안정된 성장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그럴 세상이 필요하다. 그런데 현실은 그런가. 온통 잿빛이 아닐까. 푸른 하늘 한 번, 제대로 처다 볼 여유 없이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 현실이기에 청소년들에게 ‘푸른세상’을 보장해야 한다며, 애를 쓰는 이들의 모습은 더욱 소중하다. ‘푸른정거장’이 그렇고, 그곳을 책임지고 있는 임무자 실장이 그렇다. 푸른정거장의 정식 명칭은 광명시청소년종합지원실. 푸른정거장은 이곳의 애칭이자, 별칭이다. 청소년들에게 잠시 숨을 돌려 쉴 곳을 마련해 주자는 터전이다.

이곳에는 탈학교 아이들, 학교 밖 청소년들이 오고간다. 또 소위 ‘비행’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기도 한다. 물론 일반 청소년들의 활동 공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푸른정거장에서는 청소년들을 구분 짓는 것이 바람직한지 반문한다. 그런 구분으로 푸르게 성장해야 할 청소년들의 당연하고 자연스런 권리를 혹 저해하고, 상처를 주는 일반인들의 편견과 오해를 경계한다.

그래서 푸른정거장에서는 이런 저런 이유로 이곳을 찾는 청소년들이 스스로 자아 존중감을 갖도록 배려하고, 인격적으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임무자 실장은 청소년들이 스스로 낙인감을 갖지 않도록 하고 외부의 시선 역시도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푸른정거장 사업과 프로그램을 통해 청소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갖도록 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들의 적성과 진로를 찾도록 돕는다. 청소년들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들의 꿈을 찾도록 케어하고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푸른정거장은 지난해 6월부터 경기도 교육청으로부터 위탁형 대안학교인 ‘푸른꿈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기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경기도 지역에서는 3곳이 운영되고 있고, 꿈비학교는 그 중 한 곳이다. 기존 제도교육이 맞지 않는 학생들에게 다른 접근을 통해 이들의 적성을 찾도록 하고 정규학교로 복귀하도록 돕는다.

▲ 임무자 실장은 편견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시선으로 청소년들을 봐달라고 말한다.
그래서 꿈비학교에는 정규교과와 대안교과가 동시에 운영되고 있다. 상자텃밭을 통한 노작교육, 장애인복지관을 찾아 장애인을 돕는 자원봉사활동 등을 통해 청소년들이 다른 경험을 갖도록 안내하고 있다. 개별 학생들에 대한 사례관리를 통해 해당 학생의 부모와 기존 학교, 담당 지도교사, 푸른정거장 직원들이 협력한다.

또 자발적인 이유로, 혹은 비자발적인 이유로 학교를 벗어난 ‘학교 밖’ 아이들을 대상으로 ‘나다움학교(울퉁불퉁학교)’를 운영한다. 학교를 벗어난 청소년들에게 소속감을 갖도록 하고 이들이 자신들의 진로를 개척해가도록 돕는다. 검정고시 과정이나 인문학교실 등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꿈비학교가 주로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다면, 나다움학교는 주로 고등학생들이 많다. 꿈비학교 학생들과 연계해 외부 캠프활동을 진행하기도 한다.

푸른정거장에서 진행하는 또 다른 역점 사업은 멘토링사업이다. 이 사업은 꿈비학교나 나다움학교 그리고 보호관찰대상 청소년들과 성인 자원봉사자인 ‘멘토’를 일대일로 맺어 주는 활동이다. 이를 통해 서로 유대관계를 맺고 청소년들을 정서적으로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푸른정거장은 지난해 연말 멘토링 사업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들과 청소년들이 함께 송년 음악회를 선보이는 ‘유대’를 과시하기도 했다.

한편 푸른정거장은 지역청소년사업기관들의 네트워크 거점센터 역할을 맡고 있다. 청소년지원협의회를 통해 청소년기관 기관장들과 실무자들이 교류한다. 12개 관련 기관과 단체가 참여해 지역 청소년 사업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고 협력하고 있다.

임 실장은 청소년 기관 실무자들이 “지역사회에서 자리 잡고 성장해 가는 모습이 마치 나무 한 그루 서 있는 것처럼 대견스럽다.”고 말한다. 임 실장은 또 청소년들의 사업이 청소년 문제로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만큼 지역사회 사회복지 문제 전반에 대해 관심을 확대하고 참여하고 있다. 지방의제나 지역사회복지협의체 활동을 통해 청소년 문제와 지역복지 문제를 동시에 살피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임 실장은 푸른정거장이 문을 연지 5년을 지나 6년째 접어들지만, 새로운 사업을 추가하는 것 보다는 기존 사업을 더욱 내실 있게 다지고 싶다고 새해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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