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 집중현상과 과밀학교 우려...‘묘수’는 없는가?
혁신학교 집중현상과 과밀학교 우려...‘묘수’는 없는가?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1.02.15 23:24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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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학교 유명세로 학생들 몰리면서 구름산초 ‘몸살’...교육당국은 ‘증축’ 검토...학부모는 ‘반발’ 움직임...집단민원 우려로 학군조정은 꺼내지도 못해...소하초 혁신학교 추가 지정 통해 과밀 해법 찾자.

'혁신학교'가 집중돼 있고, 사실상 '혁신벨트'로 묶이고 있는 소하동 지역의 교육열기가 높다. 반면 혁신교육에 대한 폭발적 관심과 함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혁신학교를 살리면서도, 발생하는 부작용을 풀 해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부작용의 정점에는 도심형 혁신학교로 각광을 받고 있는 구름산초등학교가 있다. 혁신학교의 모범사례로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지만, 정작 내부에서는 늘어나는 학생들을 감당하느라 골머리를 알고 있다. 교육당국도 묘수 찾기에 고민하고 있고, 해당 학교 학부모들의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인근 소하동 주민들 사이에서는 장래 닥칠지도 모르는 학교 과밀 문제에 대해 다양한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웃하고 있는 소하초를 혁신학교로 지정해 구름산초로 집중하는 학생들을 분산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 다른 주민들은 소하택지개발 당시 학교부지로 지정돼 있었던 구 한빛초 부지를 다시 학교부지로 복원해 학교를 세워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무엇이 대안일까.

구름산초는 학생들이 몰리면서 몸살을 알고 있고, 교육청은 이 학교 8개 교실 증축을 검토하고 있다.(위. 구름산초 전경) 반면 소하초는 10개 교실이 남아 도는 상황이다. 소하초 학보모들은 소하초(아래 사진)도 혁신학교로 지정하면 구름산초로 몰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광명시 혁신학교 1호인 구름산초, 당초 학급당 인원 23~25명 예상...현재는 33~37명 수준 육박...과밀학교 우려 곳곳에서 분출...위장전입 속수무책

구름산초는 2010년 3월 개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신설학교인 구름산초를 도심형 혁신학교로 지정했다. 그리고 이 학교는 혁신학교로서 지난 1년 동안 성공적으로 운영해 온 것으로 안팎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학교는 유명세를 타면서 개교 당시 590명 수준이던 학생들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00명을 넘어섰다. 택지개발지구 내 단지 입주가 시작되면서 늘어난 학생 수에, 입소문을 타고 전입을 해온 학생수가 더해진 탓이다. 당초 학급당 인원도 혁신학교인 점을 감안해 23명~25명 정도 수준을 예상했지만, 빗나갔다.

이 학교는 지난해 하반기에는 학급당 인원이 30명~31명 수준으로 늘었다. 올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 학교는 올해 1,2학년의 경우 학급당 37명을 예상하고 있다. 전체 인원도 1월말 기준으로 1,091명에 이르고 있다. 신입생과 전입생을 감안하면 이 인원에서 150~180명 정도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늘어나는 학생을 감당하기 위해 이 학교는 특별실(미술실) 1곳을 교실로 변경했다. 지난해 36학급에서 37학급으로 늘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전입생들이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하면 이 학교가 법정기준 과밀학교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이미 이 학교 학생 수 증가의 원인으로 위장전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에 속한다. 기존 학부모들의 민원에 학교 측도 골머리를 알고 있다. 찾아오는 학생들을 색출(?)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광명교육지원청, 구름산초 8개 교실 ‘증축’ 검토...학부모들, 타당성 없다 증축에 ‘반발’

이런 상황에서 시와 교육당국이 발 벗고 나서고 있다지만, 여전히 궁색하다. 결국 위장전입과 그로 인한 과밀의 피해는 학교 전체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상황이다. 더욱이 혁신학교를 기대하고 기존과는 다른 적정 인원으로 구성되는 학교를 기대했던 학부모들의 실망과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관할청인 광명교육지원청도 묘수 찾기에 나서고 있다. 그 해법 중 하나가 법정과밀학교가 되기 전에 위장전입에 대해 철저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하나의 해법은 학교를 증축하는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구름산초 학생 수 증가 추세에 맞춰 오는 2017년까지 학생 수를 추산해 8개 교실을 증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선택은 어쩔 수 없는 고육직책이다. 혁신학교의 교육여건을 감안한다면 증축은 궁극적으로 학교환경을 열악하게 만들 수 있는 선택이어서 더욱 부담이 따르는 상황이다.

한편 교육지원청이 학교 증축이라는 카드가 쉽게 수용될지도 미지수다. 이미 학교운영위원들 일부의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흐름을 알고 있는 학부모들도 학교 증축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이은경 구름산초학부모회장은 운영위원회에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고 증축에 반대하는 입장을 다뤄 줄 것을 요청했다. 이 회장은 소하동 교육연대 활동을 하면서 이 문제를 접했다며, 타당성이 없는 문제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오히려 이 회장은 인근 소하초를 혁신학교로 지정해서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이 옳다고 말했다. 소하초를 혁신학교로 지정해달라고 건의하는 학부모들의 서명도 있었다며, 흐름을 언급하기도 했다.

소하초, 30명 학급당 인원에 빈 교실만 10곳...소하초 혁신학교 지정 통해 구름산초 집중 분산 시켜야...교육지원청, 구름산초와 소하초 사이 학군조정 카드 집단민원 우려 꺼내지도 못해.

학생 수가 몰리면서 당초 예상하지 않았던 혁신학교의 문제에 대해 교육당국은 학교증축을 해법으로 제시하는 모양새이고, 반면 주민들은 인근 초등학교를 혁신학교로 지정해 학생들을 분산하는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박인숙 소하초 운영위원장도 이은경 회장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박인숙 위원장은 소하초를 혁신학교로 지정하면 소하초 학군에서 구름산초로 위장전입하는 사례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구름산초와 소하초를 졸업한 학생들이 혁신학교로 지정된 소하중으로 입학하게 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고 강조한다. 소하초를 혁신학교로 지정하면 구름산초 과밀문제와 혁신학교 벨트 문제를 동시에 풀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소하초는 신촌지구 입주에 대비해 26학급(특수학급 포함)을 36학급으로 늘렸다. 그러나 교실은 채워지지 않고 있다. 소하초는 2011년 현재 기준 학급당 30명으로 학급을 편성하고 있지만, 10개 교실이 빈 상태이다. 이웃하고 있는 구름산초는 8개 교실을 늘릴 계획이고, 교실을 증축한 소하초는 10개 교실이 비어 있는 상태이다.

소하초 윤치섭 교감도 소하초는 학교증축과 함께 도서관, 과학실, 어학실 등 학교시설을 리모델링해 학교시설 여건은 좋다며 혁신학교에 대한 기대를 표시했다. 윤 교감은 또한 구름산초와 공동학군으로 묶여 있는 일부 아파트 단지 학생들이 구름산초로 몰리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 혁신학교인 소하중과 연계교육에 대해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걱정도 덜 수 있다며, 혁신학교 지정을 희망했다.

소하동 교육연대가 12일 발족식을 갖고 지역 교육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소하동 주민들은 14일 교육지원청을 찾아 교육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날 김상곤 교육감이 교육지원청을 방문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교육지원청은 학군조정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군조정에 나섰다가 혁신학교인 구름산초 입학을 원하는 학부모들의 집단민원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넘치는 학생을 인근 학교로 옮기는 방법은 혁신학교라고 하는 동일수준의 조건을 갖출 때에만 가능한 상황이다.

소하동 교육연대, 유치원 문제와 학교과밀문제 해결 요구...7단지 주민들, 구 한빛초학교부지 복원해 학교지어라 요구.

한편 소하동 지역의 교육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고 있는 소하동 교육연대는 지난 12일 창립대회를 갖고 이 지역에 부재한 유치원 확보 문제와 함께 장래 초래될 소하1동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교 과밀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하동 교육연대는 창립대회에 이어 지난 14일 광명시를 방문한 김상곤 교육감에게 주민들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교육지원청 앞과 시민회관 앞에서 시위를 전개했다.

또 소하 휴먼시아 7단지 주민들을 중심으로 택지지구 개발 당시 학교부지로 있다가, 연립주택단지로 용도 변경된 부지를 다시 학교부지로 복원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자체 추계에 따라 향후 소하초의 경우 1500여명이 다니게 돼 학급당 인원이 44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장차 구름산초와 소하초 학생들이 졸업해 소하중에 입학할 경우 소하중의 과밀문제도 예상된다며 문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이 제시하는 해법은 한빛초를 원래대로 신설하고, 소하초를 한빛초 부지로 병합하고 기존 소하초를 소하중 부지로 묶는 방안을 민원으로 제기하고 있다.

소하1동 7단지 주민들은 단지 인근 한빛초 부지를 학교부지로 복원해 미래 과밀학교 문제에 대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교육지원청은 학교신설 근거인 과밀단계가 아니어서 어렵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의 요구에 대해 광명교육지원청 노말희 학교수용팀장은 학교신설 문제는 과밀요인이 있어야 하는데 자체 파악에 따르면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노 팀장은 현재 학교설립 기준은 학급당 인원 35명 기준에 36학급 기준이라며, 한빛초 부지를 지정할 당시는 학급당 30명 기준에 24학급 기준으로 현재와 다른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양영희 교사, 대규모 학교 보다는 적정 규모의 학교 유지해야...김상곤 교육감, 혁신학교 양적 팽창 보다는 내실 위주로

한편 소하동 지역이 교육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고 요구가 분출하면서 교육의 본질적인 문제에 천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구름산초 양영희 교육기획팀장은 “바람직한 학교 모델에 대해 적정 규모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 팀장은 도심형 학교가 대규모로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큰 학교는 학생들 간에 익명성이 유지되면서 여러 교육적 문제들이 제기되고 있다. 할 수만 있다면 작은 학교를 지향하는 것이 옳고 그 규모도 200명 수준이 좋다는 보고들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광명시를 방문하고 광명교육지원청에서 업무보고를 받은 김상곤 교육감은 “혁신학교에 대한 기대와 열정에 놀라고 있다. 그러나 혁신학교의 양적 팽창보다는 내실을 다져가야 미래지향적인 학교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육감은 “이를 위해 교사들이 혁신학교를 통해 공교육에 대한 미래지향적 비전을 공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또 학교장의 리더십과 학부모의 협력이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공교육 혁신의 모델로 제시되고 있는 혁신학교와 혁신지구사업이 광명시, 특히 소하동 지역을 관통하면서 교육적 기대와 함께 발생하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의 문제는 이제 시작이고, 실험중이다.

혁신학교에 대한 열망은 확인됐지만 인근 부동산 가격의 상승과 학생 집중의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해법이 제시되고 있지 않다. 공교육의 혁신과 내실을 다지면서도 공교육의 교육적 질을 확보하는 문제는 학교 운영의 문제도 있지만, 학교 환경과 제반 여건의 문제도 있다.

학생집중에 따른 과밀문제, 그에 대한 해법으로 등장하는 혁신학교 추가 요구나 학교증축 문제, 그리고 또 다른 학교 신설 등 교육문제와 관련한 진정한 해법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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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이한심해. 2011-02-17 15:28:00
대한민국은 교육이 나라를 망치는 유일한 나라가 될 수도 있죠..
교육에 의한 부의 대물림...
쓸데없는 과열된 영어교육붐...
자신의 아이만을 생각하는 부모들의 이기주의...
그러인해 늘어나는 사교육비...
진정한 교육이 학습능력이 아닌 인성교육이 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는 교육으로 인해, 가정파탄, 경제파탄, 국가파탄에 이를수 있음을 잊지마세요..

소하입주민 2011-02-16 19:58:09
제가 2008년부터 걱정이 되어 수차례 교육청에 민원제기했었습니다. 돌아오는 답변은 소하지구 학교 전입학예상수요가 이미 끝났기 때문에..한빛초와 구름산중학교는 보류한다는 답변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더군요.하옇튼 교육청의 공무원님들 대단하십니다.
대단한 점쟁이들만 모였군요.ㅉㅉ

소하1동 2011-02-16 16:51:19
소하초를 혁신초로 지정해야 하며 추후 소하중학교 한곳으로는 과밀현상이 나타날것이 자명하므로 취소된 운산중학교를 살려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