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이 사라졌어요.(?)
교실이 사라졌어요.(?)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1.02.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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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희망네트워크, 예비학부모설명회 개최...구름산초 양영희 교사, 교과과정 및 사전 준비 안내...1학년 교실의 특성 및 이해 주문.

우리 아이들이 잘 해낼 수 있을까. 어느 덧 자라서 부모 품을 벗어나 학교라고 하는 문턱을 넘는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 자녀들을 둔 부모, 특히 엄마의 심정은 어떨까. 한편 대견하고, 한편 불안할 심정일 것이다.

그러나 ‘걱정할 것이 없다. 아이들이 더 잘산다. 학교에 첫 발을 디디는 것은 누구나 똑같이 출발하는 상황이다’라며, 광명교육희망네트워크가 주최한 예비학부모설명회 강사로 나선 구름산초등학교 양영희 교사는 말했다.

오히려 부모들의 불안한 마음이 새로운 세계에 적응하는 아이들을 더욱 불안하게 할 수도 있다며, 차분하게 아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지원하는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교육희망네트워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예비학부모교육을 진행했다. 학부모들은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강사로 나선 구름산초 양영희 교사(위)는 아이들과 학교를 믿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는 학교 교과과정 안내와 함께 예비 학부모로서 알고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한 내용들, 그리고 우리사회가 처해있는 교육에 대한 문제들이 함께 거론됐다. 또 광명시 1호 혁신학교인 구름산초의 운영에 대한 내용들이 간간히 언급됐다.

교육관련 시민단체인 교육희망네트워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2일 오전 10시 시청 대회의실에서 예비학부모 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예비 학부모들은 강연 후, 질문을 이어가며 열띤 호응을 보였다.

먼저 양 교사는 현재 공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정형화된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한 개별화 교육을 해가야 함에도 현실적으로 쉬운 것이 아니라며,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모들의 걱정거리지만, 가장 어렵고 매듭이 풀리지 않는 것이 교육문제라며, 공교육이 화두라고 말했다.

#. 교육과정 안내
과거의 교육과정은 10년 단위로 개정을 거듭했지만 현재는 사회변화 속도에 의해 그보다 빠른 주기로 개정되고 있으며 현재 교육과정은 2009개정 교육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내용을 소개했다.

즉 지식교육 위주에서 전인적 성장에 기반한 공동체 교육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교육으로 변화해가고 있고, 이를 위해 교과군 구성, 교과목 축소, 창의적 체험활동 운영, 교육과정 평가 운영 등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학교 자율성이 일정정도 부여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학기 초 학생들의 학교적응을 위해 연간 80시간의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활용해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20% 범위 내에서 교과운영도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교과서대로 진도를 나가는 것은 아니라고 안내했다.

양 교사는 총론적인 교과과정 안내에 이어 각론에서 자세하게 학부모 안내를 진행했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이며, 때론 문제점으로 거론되는 교육 현실을 관통했다.

#. 학교생활 안내
양 교사는 학부모들이 학교나 교사들에 무분별하게 요구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를 아이들과 교사들의 배움이 일어나는 공간으로 명확하게 인식해 달라고 주문했다.

지역사회와 국가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는 그에 맞게 인식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칫 학교와 교사, 특히 교사에게 부담을 지우는 방식은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학생의 개별특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개별화 교육이나 수준별 교육이 제도교육에서 쉽지 않다며, 현실을 인정하고 가정에서도 함께 노력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처음 학교에 발을 디디는 학생들의 학교 적응을 위해 급식지도, 화장실 이용, 통학로 익히기와 학교 공간 적응 등을 위해 사전 생활지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아이들 걱정에 학교와 교실을 서성이는 방식 보다는 학교와 교사를 믿고 맡겨 달라고 주문했고, 교육공간으로 인식해 가능하면 학교출입을 자제해 달라고 요구했다.

‘왕따’ 문제에 대해서는 해당 학생들이 행동특성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해결을 위해서는 따뜻한 교실과 학교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고 그것을 위해 학부모들이 학생 간, 학부모 간 좋은 관계를 맺어 가도록 노력해달라고 요구했다.

입학 전에 한글교육과 관련해서는 서툴더라도 동화책 정도는 읽을 수 있는 수준이 되고 글자와 문맥을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숫자에 대해서도 50정도 까지는 수 개념을 익혀 오는 것이 적응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처음 학교와 접하는 아이들에게 학교생활에 대해 겁을 주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며, 대신 학교에 가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안내해 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처음으로 접하는 학교는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세상으로 심지어 ‘교실이 없어졌다’고 우는 아이들도 있는데, 이는 아이들이 공간개념이 없기 때문이라며, 1학년 교실에서는 별 일이 다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이런 현실을 이해해야 하고, 그렇다면 1학년 학부모들의 요구도 달라져야 한다며, 무분별한 요구를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오히려 학교운영위원회 등 각 종 위원회나 학교나 지역의 학부모 단체에 참여해 학부모로서 학교를 지원하고 교육 여건을 개선하는데 함께 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체험학습에 대해서는 1년에 6일을 사용할 수 있고, 일주일 전에 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신청서를 활용해 신청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 그리고 교육문제들.
학교 안에서의 저학년 돌봄교실은 집처럼 편안한 공간이 되어야 하고, 그에 맞게 운영되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공간 확보도 쉽지 않고 그나마도 인원제한이 있다며, 국가적 해결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지역사회가 나서야 하고 학부모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는 평가의 문제에 대해서도 양 교사는 자신의 교육적 철학과 입장을 담아 현실 문제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다.

양 교사는 학생들에 대한 평가 문제와 교사 평가의 문제를 언급했다. 양 교사는 절대평가의 문제점에 대해 무엇인지 반문하며, 평가의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 결국 대학입시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 교사는 대학을 가지 않아도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조건이 있다면, 학부모들이 학교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현실적 한계를 언급했다.

양 교사는 입시교육 중심의 평가를 둘러싼 학교 풍경도 언급했다. “시험기간 때의 학생들 얼굴과 그렇지 않은 때의 얼굴이 달라진다. 고학년이 되면 더욱 심해진다.”고 말했다. 또 시험 정보를 빼가기 위해 인근 입시학원들이 난리라며, 학교는 문제 유출 방지에 만전을 기한다고 말했다.

결국 평가방법이 궁극적으로 개선될 필요성이 있다며 구름산초의 경우 아이들의 자기평가와 함께 교사들이 여러 측면에서 평가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교원평가에 대해서도 학교 교사들에 대해 등급이 매겨지고 성과급에 차등이 발생할 경우의 교직사회 문화와 그로인해 받는 아이들의 영향을 받게 되는 경우와 같은 비교육적 상황이 발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 교사는 이러한 평가방식에 공동체학교를 지향하는 혁신학교 마저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그리고 교원평가의 이면에는 취학아동 감소에 따라 장차 교원 수 축소라고 하는 구조조정을 전제한 것일 수 있지만, 이런 방식 보다는 학급당 인원을 낮추고 ‘팀 치팅’의 방식 등을 통해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양 교사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주5일제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교사나 아이들이 충분하게 쉬어야 잘 가르치고 잘 배울 수 있다며, 쉬는 문제가 교육의 질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양 교사는 일부에서 맞벌이 부부 문제 등을 거론하며 반대하고 있지만, 이러한 문제는 학교나 교사들에게 문제를 전가시키기 보다는 국가나 지자체가 함께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양 교사는 교육의 문제에 대해 많은 것을 거론하고 가치의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이우학교의 사례처럼 실패의 경험이 옹호되고, 공동체로 함께 하는 체험을 풍부하게 제공하며,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통해 삶을 성찰하고, 다양한 사회적 사상에 대한 질문이 풍부한 학교가 좋은 학교일 수 있다며, 21세기는 ‘알고 있는 사람’보다 ‘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고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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