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의 신선함, 만져 보면 안다.
조개의 신선함, 만져 보면 안다.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1.03.29 08: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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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재래시장 탐방-‘패류’ 전문점 ‘갯마을 수산’을 찾아.

꽉 차고 바쁜 일과지만 웃으며 일하는 서재천씨는 진정한 재래시장 사람이다.

광명재래시장 사람들 두 번째 코너는 갯마을 수산의 서재천(64)씨다. “바지락이 기생오라비처럼 잘 생겼다.”며, 물건을 파는 틈틈이 재치 있는 입담으로 즐거움을 선사한다. 시장에서 아담한 공간에 바지락, 꼬막, 전복, 백합, 키조개 등 패류를 판매하는 서씨가 취재진을 반갑게 맞는다. 이야기를 들으러 왔다고 하니, 일사천리로 말문이 열린다. 그리고 그 의문도 곧 풀렸다.

서씨는 새벽2시반에 일어나 새벽 장을 보기위해 노량진 수산시장과 인천 연안부두로 나간다. 장을 보면 새벽 5시 반, 6시 경에 도착해 구입한 패류를 손질하면 9시쯤 된다. 부인과 아침을 먹고 자러 들어간다. 그리고 오후 1시 반이나 2시경에 시장으로 나와 영업을 시작한다. 매일, 매일의 반복되는 일상이다. 휴일도 쉬지 못한다. 아픈 것도 견딘다. 시장사람들은 그렇다. 밥을 제시간에 먹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생물이라 제시간에 팔아야 한다. 노동시간으로 따지면 과거 직장생활 때보다 배는 더 들어간다고 서씨는 말한다.

그런데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장사도 벅찬 일상인데, 틈틈이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 봉사활동도 한다. 매주 수요일이면 철산복지관에 가서 노래 봉상활동을 한다. 소하동 노인복지관에도 가끔 동료가 갈 수 없을 때 ‘땜방’으로 간다. 시에서 주최한 장수가요제에 나가 입상도 했다. 고등학교 시절 나훈아 노래를 좋아했다. 정확하게 미쳤었다고 표현한다. 자신의 상점 입구에도 광명시연예협회 행사 포스터가 부탁돼 있다. 그는 연예협회 회원이다. 회원자격으로 지역 노래봉사에 참여하는 것이다. 저녁 일을 마치면 부인과 함께 집 근처 광명복지관 수영장을 찾아 저녁 수영도 한다. 건강관리다. 체력을 관리해야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세월은 비껴가기 쉽지 않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체력이 자꾸 떨어진다.” 취재 당일 서씨는 틈틈이 바지락 껍질을 벗기는 손질을 했다. 손목이 시끈시끈하다고 말한다.

하루 24시간이 그들에게는 24시간이 아닌 게 분명하다. “일과가 꽉 짜여 꼼짝을 못한다.”고, 그리고 “세월이 바쁘게 번쩍번쩍 가고 있다.”고 말하지만, 일상에 대한 철학은 확고하다. “부지런해야 하고 품질관리도 잘 해야 하고, 그래야 살아남는다. 조개류, 패류 전문점으로 가고 품질관리도 잘 해야 한다. 매스컴보다는 입 소문이 더욱 중요하다.”며 원칙과 노하우를 언급한다. 손이 저울이고, 손의 질감으로 패류의 신선도를 가늠할 수 있다. 달인이다. “처음에는 실수 많이 했다. 이제는 터득했다. 만져보면 어는 것이 신선한 것인지 안다.” 서씨는 바지락과 꼬막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쓴다. 16가지 정도의 패류를 팔고 있지만 그 중 이 물건이 가장 많이 팔리고 또 손님을 끄는 ‘주력상품’이란다. 안경애 재래시장 조합장은 생선류를 팔더라도 다 특색이 있다며, 재래시장 안은 겉보기와 다르다고 말한다.

서씨는 재래시장에서 10년 정도 일했다. 과거에 문래동에서 쇠 엔지니어로 전자마그네틱 공장을 하기도 했지만 실패했다. 이후 횟집을 했으나 역시 IMF를 지나오면서 넘어졌다. 고생을 많이 했고,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지나와보니 ‘스릴’이 있었다고 ‘긍정’한다. 웃어도 똑같이 웃는 것이 아니고, 긍정을 해도 똑같이 긍정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첫 번째 코너를 취재할 때도 그랬는데, 이날도 우연히 손수레 찻집이 지나갔고, 오백원 커피를 손님이랍시고 대접받았다. 취재는 3월 18일 오후3경에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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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키리 2011-03-30 09:35:13
배고플 때 시장 한바퀴돌면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것 같다.
이것저것 먹거리에 여러가지 볼거리들 때문인것 같다.
재래시장 탐방기사는 사람사는 훈훈한 느낌을 준다. 광명 시장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으로 시장물건들의 잔잔하고 애잔한 사연들을 볼때 먹고 마시는 것에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