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운 교수는 ‘노는 만큼 성공한다’ 라는 책에서 자극적으로 말한다.
‘나는 놈 위에 노는 놈 있다!’
또 ‘호모 루덴스’라는 책을 보면 인간은 원래 ‘놀이하는 인간’으로 태어났으며, 인류의 발전과 창조성은 모두 놀이로부터 시작됐고 진화되어 왔다고 한다. 우리는 사회를 주도하는 어떤 문화에 의해 어느 날인가부터 일하는 사람, 성실한 사람만이 진리라는 세뇌를 당하고 있다고. 그러니 일한 다음에 놀거나 쉬지 말고 맘껏 놀고, 창조성을 발휘하며 그 연장선에서 행복하게 일하라는 멋진 주장을 한다.
어느 선진국은 주3일제를 꿈꾸기도 하는데 우리는 정말 많이 일하고 많이 바쁘다.
이젠 아이들도 어른들도 휴식하며 제대로 노는, 혹은 놀 줄 아는 생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노는 것은 시간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꿈틀거리는 행복과 삶에 대한 새로운 진정성을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이다. 구름산 아이들과 가족들이 함께 만들고, 즐기는 축제를 통해 삶에서 놀이가 주는 중요한 경험이 체화되길 기대해 본다.
축제가 끝나니 단풍도 눈에 들어오고 가을 하늘도 보인다. 떨어지는 은행잎도 살갑고 붉은 단풍나무 잎도 한없이 예쁘기만 하다. 축제는 이렇게 그 후유증마저 달콤해야 하지 않을까?
**첫째날(10.27.목)
소원탑
정문 앞의 나무들을 엮어 새끼줄을 늘어뜨리고 전교생이 소원지를 매달았다.
‘아이들은 어떤 소원을 썼을까?’
소원탑은 무엇으로든 축제에 대한 구름산 가족들의 마음을 한곳에 모아 보고픈 퍼포먼스 같은 것이었다.
영상제
영상동아리의 영상과 희망하는 학생들의 참가작을 모아 UCC대회를 펼쳤다.
10여작의 작품이 참여했고 그 중에는 수준급의 감동을 간직한 작품도 있었다.
영상제는 다양한 영역과 방법으로 축제를 만들어가려는 시도이고, 교육활동의 내용이 학생주도의 방법으로 표현되는 장이기도 하다. 200여명의 아이들이 함께 스스로 참여하여 감상을 했기에 영상제도 내년에는 많은 팀의 출품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뮤지컬
‘5학년 7반의 다이어리’라는 작품으로 뮤지컬 공연이 있었다. 동아리로 활동하는 뮤지컬부의 공연이다. 영상제 후 곧 바로 이어진 공연에 200여명의 관객이 모였고 공연을 보는 태도도 아주 진지했다. 아이들 스스로 공연을 만들고 관객을 모으고 또 기꺼이 그걸 함께 즐기는 모습이 참 예쁘게 보였다.
공연
‘햇님 떠나가지 마세요. 우리가 못 놀잖아요~’
축제송으로 시작한 축제 공연에 1,000여명의 구름산 가족과 지역주민이 모였다.
축제송은 지난해에 축제도우미 아이들이 만든 노래이다. 구름산 축제의 역사가 이어지는 순간이다. 객석엔 지난해 무대에 올랐던 졸업생들도 와 있었다.
오디션을 통과한 15개팀과 지역 2팀의 무대가 오후 6시부터 2시간 반가량 이어졌다. 1학년 아이부터 ‘사이 좋은반’의 무대, 동아리, 특기적성팀, 학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오른 무대,,,
축제에서 공연은 아이들이 꿈꾸는 최고의 무대이기도 하고 교사들에겐 모두에게 기회를 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의 내용이기도 하다.
**둘째날(10.28.금)
네 끼를 펼쳐라
오디션에서 탈락한 팀중 신청을 한 17개팀이 다시 무대에 오를 기회를 택했다.
4학년 댄스팀 아이들은 이 순간을 위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연습을 했다고 한다.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일을 찾게 하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어떤 동력을 갖게 하는지 보여준다.
녹색장터
학부모회에서 주관하고 협력교사를 모집해 학부모의 자발성으로 운영한 녹색장터는 그야말로 대인기였다. 10시부터 12시까지는 물건을 기증한 아이들에 한해서 미리 받은 쿠폰을 사용할 권리를 주고 오후엔 학생, 학부모 모두 현금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그런데 거의 모든 물건이 교환, 거래되고 양이 많았던 옷만 남았다. 물건 값은 100원, 200원 정도였다. 남은 옷들은 무료로 나눠주기도 했는데 아이들이 한보따리씩 안고 행복해했다. 나눠 쓰고 바꿔 쓰는 소중한 경험을 갖는 것 또한 함께 살아가는데 필요한 추억이리라.
체험부스
학교에서 50개 이상의 부스가 그리고 ‘두꺼비 산들학교, 푸른광명21, 광명문화의집, 하안문화의집 목공동아리, 노인복지관 아름드리학교’등의 지역부스가 운영됐다. 축제가 끝난 뒤 어느새 각각 맡은 부스 앞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그렇게 큰 행사가 1시간이 채 걸리기도 전에 마무리가 되었다.
‘쓰레기 없는 축제, 일회용품 없는 축제’에 근접한 날이다.
예쁜 손 축제평가회
28일 오후 3시 30분.
부스정리를 끝내자마자 ‘예쁜 손’ 아이들 33명이 모였다. 축제 평가회를 위해서다.
아이들의 거침없는 이야기가 마구 쏟아져 나온다. '부스시간을 다 채우지 않고 끝내거나 먹거리가 빨리 끝나 먹지 못했다. 주제가 무거워서 놀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저학년 중심의 부스가 많았다. 축제가 함께 즐기자는 건데 꼭 잘하는 팀만 무대에 올라가야 하나? 공연 심사 때 ‘청중평가단’를 도입하자. 어른들이 질서를 지키지 않거나 ‘예쁜 손’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 도우미 하느라 축제를 즐길 틈이 없었다.' 등등 불만이나 비판이 정확하게 날아온다. 또 축제 떡이나 영상제, 녹색장터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있다.
주황색 단체티를 입은 아이들이 한 달 이상을 모여서 축제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었다. 축제 부제를 정하는 일부터, 녹색장터 물건을 모으고 정리하는 일처럼 힘들고 어려운 일, 그리고 마지막 뒷정리까지 그야말로 두팔 걷어 ‘예쁜 손’이 되었었다. 입 안 가득 피자를 넣고 노동의 피로를 털어내는 아이들 모습이 무척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