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서울시의 탈핵을 향한 첫걸음을 크게 환영한다.
[논평] 서울시의 탈핵을 향한 첫걸음을 크게 환영한다.
  • 탈핵에너지교수모임
  • 승인 2012.01.1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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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은 2012년 1월 9일 10시, 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15대 시정운영계획”을 발표하였다. 이중 매우 중요한 정책이 포함되었는데, 바로 “자원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도시에서 생산하는 도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계획은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하고 있다. 세부 정책과제로 에너지절약, 건물에너지 합리화, 고효율 LED조명 보급,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수송부문 에너지 절약 등이 제시되었다. 또한 시민발전소, 에너지 자립마을, 나눔발전소 건립 등을 통해 시민 참여형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소비절약과 재생가능에너지 생산으로 핵발전소 1기를 줄이겠다고 발표한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첫째는 지방의 핵발전소 주변 주민들에 대한 배려가 정책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 절약과 재생가능한 전기생산을 통해서 핵발전소 1기 분량의 전기사용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것은 단순히 전력부족 문제 해결을 돕자는 의미 보다는 지역과 수도권의 불평등 문제 해결의 의지를 보여준다고 해석된다.

우리나라는 경제, 교육, 문화 등 많은 분야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차별이 존재하고 이런 차별은 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서울은 전기를 거의 전적으로 소비만 하고 있다.

반면에 전기를 생산하는 지역은 심각한 환경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핵발전소 주변의 주민들은 갑상선암이 2.5배 발생하는 등 큰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의 이번 조치는 이러한 발전소주변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내기에는 크게 부족하지만 그 첫걸음으로서 손색이 없다고 평가한다. 서울시의 이러한 상생의 정신, 고통분담의 정신을 크게 환영하는 바이다.

둘째, 에너지절약과 재생가능에너지의 생산이 포함되어있다는 점에서 서울시가 한국의 에너지 문제를 제대로 인지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핵발전을 줄이고 재생가능한 전기생산을 늘이는 것은 세계적인 소망이었고, 수십년간의 기술개발 및 투자는 이 꿈을 가능하게 하였다.

최근 5년 여 동안 전세계는 핵발전을 줄이거나 없애고 그대신 태양광, 풍력, 바이오메스 등의 재생가능한 전기생산으로 대체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은 연간 30% 이상이라는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나라들이 많다.

이러한 세계적 추세에도 우리나라는 핵발전 중심의 정책을 펴나감으로써 추세를 거스르는 에너지 정책을 고집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서울시의 발표는 앞으로의 국가 에너지 정책의 전환을 촉구하는 것으로 큰 의미를 둘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정부도 서울시를 따라 핵발전으로부터 재생가능발전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기 바란다.

셋째, 서울시는 이번에 시민발전소, 에너지 자립마을, 나눔발전소 건립 등의 계획을 발표하였는데, 이는 서울시가 에너지 문제가 단순히 생산과 소비의 재화로만 인식하지 않고 문화적인 요소임을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동체로서 생산지와 소비지가 서로 소통하고, 생산과 소비를 작은 단위에서 공유하는 것은 전기를 매개로 사람들 사이의 소통과 공동체 추구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이러한 문화적 배려까지 정책에 포함하는 서울시의 이번 정책은 매우 인문학적인 풍성함도 포함되어있다고 평가한다.

우리는 이번 서울시의 정책발표를 에너지를 매개로 한 소통과 나눔의 시도로 인지한다. 또한 핵발전소 1기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탈핵을 향한 첫걸음으로서 손색이 없다고 평가하여 크게 환영한다.

2012년 1월 11일 탈핵에너지교수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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