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창의 새는 세상을 바라보지 않았다.
철창의 새는 세상을 바라보지 않았다.
  • 박상엽(성결대학교 지역사회과학부)
  • 승인 2012.02.2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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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회 광명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 방청후기 / 광명경실련 평생교육실습생

▲ 시민단체 시민감시단의 눈에 비치는 시의원들의 의정활동은 어떨까. 특히 사회를 배워가는 대학 실습생들의 눈에 비친 의회의 모습은?

2012년 2월13일, 제 174회 광명시의회 임시회의가 시의회에서 열렸다. 나는 평생교육실습의 한 과정으로 광명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에 참여하여 조례안 심의건과 2012 주요업무계획보고를 일주일동안 방청하였다.

처음에는 시의회 방문이 태어나 처음이었고, 정치라는 딱딱하고 어렵게만 생각했던 분야는 매우 낯설어서 긴장도 되고 부담도 많았다. 그러다 하루 이틀 계속 시의회 방문을 하고 방청을 계속하며 일주일이 지난 2월 20일, 시의회 방문을 끝내고 나서는 정말 많은 생각이 내 머릿속에 자리 잡았다. 실제적으로 내가 사는 지역사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내가 생각한 지역사회와 현실과의 차이를 느끼며, 몰랐었던 무언가를 깨닫게 된 것 같은 만족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실제적으로 시민이 원하는, 시민의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닌 이례적이거나 형식적인 틀에서의 계획을 추진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다.

시의원들의 전체적인 심의능력이나 공정성, 민주성, 대안제시능력 등 여러 면에서는 다소의 차이가 있어서 회의마다 잘하는 의원도 있고 아쉬운 의원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본질을 바라보고 핵심을 파악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문제는 각 부서들의 추진 계획보고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방법이었다. 대부분 추진하는 계획들은 단순히 현재 공간에 대한 한계와 부족이라는 명목으로 추가 설립이나 설치가 이루어지는 것 같았고, 또한 지역 전체를 문화 공간화 하려는 계획이 아닌 좁은 곳만 보고 급하게 추진하려는 것 같았다. 때문에 근본적으로 시민을 위하고 노력하려는 모습이 아니라, 업무성과에 중심을 두어 신경을 쓰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또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본인들이 계획하고 추진하는 업무들조차,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계획과 실제의 차이는 어떠한지에 대해서도 모르고 있고 본인의 담당업무가 아니라고 추후 협의하겠다는 모습으로 일관하는 태도이다. 현재 최저임금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급여액과 배분을 논하고, 계획에 명시되어있는 지급 수당과 실제로 받고 있는 급여액 차이 또한 제대로 파악이 안 된 채로 계획하는 모습에서 내가 아는 지역사회의 이상과 현실은 매우 다르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들은 마치 철창 안에 갇혀 실제 세상을 보지 못하고 안에서만 보고 판단하는 ‘철창속의 새들’과 같은 느낌이었다. 그들이 만든 세상은 그들에게는 아름답고 훌륭하게 보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진정으로 세상이 원하는 것, 세상이 바라봐주길 바라는 것은 그들만의 세상이 아닌, 모두가 참여하고 함께하는 세상이며, 이를 위해서는 철창에서 나와 직접 밖에서 몸소 체험하고, 세상사는 사람들과의 소통과 경험이 필요할 것 같다.

어찌됐든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던 일주일의 시의회 방청이었고, 인상 깊은 시간이었으며, 앞으로의 나에게 많은 교훈을 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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