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뉴타운 해법을 모르고 있다구요?
아직도 뉴타운 해법을 모르고 있다구요?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2.09.09 2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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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뉴타운9구역 김성배 이사 인터뷰...시민운동가 경험 살려, 주민주도형 도시개발위해 땀 흘려

 

김성배 선생은 뉴타운 등 도시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화합, 주민들의 이익을 우선하는 원칙이라고 강조한다. 그 일을 위해 컨설팅 등 지원에 나서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뉴타운개발은 주민들의 재산권을 놓고 첨예한 이해관계가 작동하는 문제이다. 뉴타운 개발 찬성측과 반대측이 격렬하게 대립하는 것도 재산권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뉴타운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성과 함께 신뢰가 중요하다. 내 재산을 믿고 맡길 수 있어야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요즘처럼 경기가 침체되고 개발 전망이 밝지 않은 때일수록 그러한 신뢰가 더욱 필요하다.

그럼에도 뉴타운 현장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추진위와 조합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이 극에 달하고, 그 이면에는 추진위와 조합이 주민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시공사나 정비업체와 손을 잡고 주민의 이익을 가로채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다른 대안은 없는 것인가. 결국 해법은 아래로부터 나오는 주민들의 리더십이다. 외부 힘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주민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힘과 조직을 갖추면 되는 것이다. 주민들의 이익을 스스로 지키겠다는 진정성이 있고, 주민들이 그것을 믿고 따라 주는 ‘리더십’이 있으면 된다. 찬반을 떠나 과정에 믿음이 생기면 그 결과도 자연스럽게 따라줄 수 있게 된다.

광명뉴타운 9구역은 지난 9월3일 조합설립 승인이 났다. 재래시장인 새마을시장도 있고, 상가들도 있어 뉴타운 개발이 만만치 않은 곳이다. 그럼에도 이곳은 극단적인 갈등 보다는 순조로운 흐름이다.

그 현장에는 김성배(70)씨가 있다. 주민의 한 사람으로 김씨는 시에서 운영하는 뉴타운 시민참여단에도 참여하고, 구역 추진위에도 관여하고 있다. 김씨는 처음에는 뉴타운 반대활동, 비대위 활동에 참여했다. 그러나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주민들의 이익을 우선한 합리적 선택을 우선하는 활동을 해왔다. 그 연장에서 추진위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조합 이사에도 참여하게 됐다.

김씨는 주민이 주도하고, 주민의 이익을 위한 개발을 위해 합리적인 노력을 펼쳐왔다. 그것을 위해 사람들을 꾸준하게 설득했다. 어떤 경우이던 주민들의 화합을 해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뉴타운 출구전략, 추가분담금이 나오기 이전에, 주민들 스스로 사업계획서를 만들고, 자체적으로 추가분담금도 산출하면서 주민 중심의 활동을 펼쳐왔다. 그런 노력 중에 뉴타운 출구전략도 나오고, 추가분담금 산출프로그램도 나왔다. 그동안의 노력이 옳았다는 것이 출구전략에도 그대로 반영돼 더욱 고무적이 됐다.

김씨는 뉴타운 개발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거수일투족을 거의 꿰고 있다. 그래서 정비업체 관계자이던, 시공사 관계자를 만나던 주민들의 이익에 복무하도록 ‘원칙’을 갖고 ‘컨트롤’하는 힘을 갖고 있다.

“내가 정비업체 ‘고문’이다. 잔소리 말고 뉴타운 개선안(출구전략)이 나오기 이전에 미흡한 점이 있더라도, 새로운 각오로 나간다면 지난 잘못은 묻지 않겠다.”고, ‘협상’한다. 김씨는 나이와 그에 따른 연륜이 있으니, 배제하고 갈등하기 보다는 타이르며 힘을 모아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자고 설득한다. 시공사나 추진위원장에 대해서도 나쁜 소문들이 있지만, 원칙을 갖고 제대로 가야 한다며 주민 주도 원칙을 관철한다.

“개선안을 잘 활용하면 주민을 위한 주민에 의한 도시개발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이다. 각 구역별로 찬성과 반대가 있는데, 기준을 잘 정해서 이기주의는 배제하고 타당성이 수용될 수 있도록 기준을 잡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김씨는 극단적인 이기주의를 배제한다. 주민 전체의 공동이익을 우선한다.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주민을 선동하는 방식에는 일정정도 선을 긋는다. 지나치게 목소리를 크게 내는 사람들이 있다면, 당신들 스스로의 문제‘만’ 걱정하라고 요구한다.

극단은 배제하고 합리적 의사결정의 흐름을 존중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야 주민들의 화합이 유지되고, 주민들을 위한 개발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러한 접근 방식이 선진형 모델이라고 믿는다.

살아생전에 우리사회에서 이런 날이 올까 회의도 있었지만, 9구역 활동을 해오면서 그런 기대가 기대로만 끝나지 않아 스스로 고무되고 있다. 김씨는 내친김에 광명지역에서 주민 주도의 도시개발이 가능하도록 컨설팅도 하면서 지원하는 역할을 확대해 보려고 구상중이다. 가진 노하우를 지역에 나눠지고 싶은 마음이다.

김씨가 이런 내공을 가진 연유는 독특한 삶의 이력을 보면 충분하게 공감된다. 김씨는 국내에서 처음 시민운동이 태동할 당시 그 현장에 있었고, 관여해왔다. 89년, 90년 초반 중앙경실련 창립 당시 부정부패고발센터에서 상담활동을 해왔고,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참여연대가 출범하자 ‘작은권리찾기운동본부’에 참여해 재개발, 재건축 등 숫한 문제를 상담하며 약자들의 고통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고, 그들의 권리구제를 위해 뛰었다. 이러한 내공을 통해 어떤 문제를 대하면 그 속에 있는 불합리한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힘을 갖게 됐다.

김씨는 중앙에서의 시민단체 활동 경험을 광명지역에도 ‘이식’했다. 광명경실련 창립에 나섰고, 당시 부정선거 감시단이었던 ‘공선협’ 활동을 조직했다. 공선협 활동은 광명지역에만 머물지 않고 경기도지역으로 확대했다. 이후 김씨는 광명지역 경실련 활동에 꾸준한 회원활동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더욱이 김씨는 한때 지병으로 몸이 불편해졌고, 그러한 불편 속에서도 시민단체 활동에 관여해왔다.

90년대 초반 경실련에 참여하게 된 것은 당시 세입자들의 자살 문제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했었고, ‘경제정의’를 부르짖는 경실련 활동에 공감해 참여하게 됐다. “그런데 가서 줄서서 보탬이 되자. 옳은 일한다면 줄서주자. 그런게 습관이 된 것 같다. 데모한다면 줄서 주자. 하루 살고 오면 평온한게 많아지더라.”

줄곧 시민단체 활동을 지원해오면서 갖추게 된 권리의식과 전문성이 뉴타운 개발이라는 현장의 지역활동과 연결돼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이론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실제 행동으로, 사람을 설득해야 한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만들어 내야 한다. 새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많이 나와 줘야 한다.”

“과거와 같은 수익개념을 완전히 지워야 한다. 새집을 짓는 데 가장 싸게 짓는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동안의 비정상, 비합리를 정상, 합리화하는 과정이다. 주민들 내 쫓는 방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투쟁도 정당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갈등과 불신을 조장하게 된다.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제 정신으로 가야 한다. 이런 시대로 가야한다.”

김씨는 주민이 주도하는 도시개발을 꿈꾸고 그 현장에서 그러한 원칙을 관철하기 위해 불편한 몸을 이끌고 뛰고 있다. “주민참여만 잘 이끌어 내면 사업 성사 여부를 떠나 주민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도시개발이 갈등과 분열이 아닌, 화합하고 주민들의 축제의 장이 되는 것이 꿈이 아닌 현실일 수 있다고 믿는 김씨이다. 도시개발의 방식이 무엇이 됐던 주민주도의 원칙을 실현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임을 그는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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