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혁신학교로 달려가는 '운산고'
미래형 혁신학교로 달려가는 '운산고'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2.11.1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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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산고, 개교 2년차 혁신학교 지정이어...2012대한민국 좋은학교 참가교 지정 등 성과 일궈내

운산고 전경. 개교2년차인 운산고는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교장, 교사들의 열정을 모아 '새로운 학교문화'를 일구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운산고등학교는 구름산고등학교가 아닌, 운산고로 이름이 지어졌다. 학교명칭은 교육청 지명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어진다. ‘구름산’이 되지 못했던 것은 ‘구름산’이 ‘구름과자’를 연상시킨다는 우려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인다.('구름과자'는 흡연과 연관된다). 광명시 고교평준화는 2013년도부터 시행된다. 2011년 개교 당시에는 고교비평준화 탓으로 하위권 학생들이 많이 입학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그런데 과연 그랬을까. 기우와 염려는 기우와 염려에 불과했다. 하위권, 문제학생들의 운산고가 아니었다. 개교 2년차인 운산고는 지난해 9월 경기도교육청 ‘혁신학교’로 지정됐고,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성과’를 보이고 있다. 교과부 지정 ‘2012자율형창의경영학교’로 지정됐고, ‘자율학교’와 ‘문화예술 클러스터 거점학교’, ‘교과교실제 지정교’, '진로진학거점학교' 등 다양한 타이틀로 운영되고 있다.

운산고, 2012 좋은학교박람회 우수고 초청...프로젝트 기반 교육과정 운영우수고 선정, 교과부 장관상 수상...경기도교육청, 5대혁신 과제 수행 우수고 등 성과

운산고는 최근 고양 킨텍스에서 지난 9월 20-22일 개최된 ‘2012년 좋은학교박람회’에 초청됐고, 프로젝트 기반형 교육 운영우수고로 선정돼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을 받게 됐다. 이 박람회에는 전국에서 100여개 학교만 선발돼 참석하는 것으로, 참석 그 자체로도 ‘선택’받은 것이다. 광명지역에서는 참석 자체가 첫 사례인데, 장관상까지 받게 됐다.

운산고는 프로젝트 기반형 교육운영사례 중 하나를 최근 발표했다. 지역 시인인 기형도 시인 연구프로젝트를 올해 3월부터 진행해왔다. 2학년 전교생 364명이 참여했다. 현장을 방문하고, 연구팀별로 동영상을 제작했다. 지역과 지역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키우고, 학교교과와 문학예술 창작교육 활성화를 목적으로 진행된 프로젝트였다. 지난 11월5일(월) 오후3시 학교 시청각실에서 ‘음악과 영상이 있는 기형도 시낭송 대회’를 열어, 결과물을 발표했다. 운산고는 기형도 프로젝트를 포함해 지역자원 개발, 지역문화, 자원봉사, 독서 멘토 등 8개 프로잭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역시인 기형도 교육과정 연구 프로젝트 추진 등 8개 프로젝트 추진 ...장애통합교육으로 장애인권교육 우수고 선정...학생 개개인 자신만의 스토리 갖도록 '멘토링'

운산고의 혁신은 경기도에서도 평가를 받았다. 운산고의 장애인통합교육은 경기도교육청 장애인인권교육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운산고는 장애학생들에 대한 성희롱과 성폭력, 학교폭력예방교육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세차, 제과제빵, 커피 등 졸업 후 사회적응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김경식 운산고 교장은 “장애학생들이 우리학교에 오려고 하는 분위기”라고 자부했다.

김경식 교장(왼쪽)과 김순호 교감은 운산고가 대학입시선발의 변화에 맞게 미래형 학교를 일구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운산고는 경기도교육청이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5대혁신과제’를 추진하는 학교이다. 5대 혁신과제는 수업혁신, 학교혁신, 행정혁신, 제도혁신, 교실혁신이다. 배움중심의 수업혁신을 진행하고 있다. 자율학교 특성을 살려, 인문과 자연과학계열 외에도 외국어과정과 문예창작과정계열을 운영하고 있다.

대입선발이 수능에만 맞춰진 것이 아니고 수시 선발 비중이 높아지는 비중에 맞춰 다양한 수업방식과 창의적인 활동에 대한 비중을 높이고 있다. 학생들이 꿈과 비전을 향해 자기만의 ‘스토리’를 가질 수 있도록 멘토링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5대 혁신 중에서도 수업혁신이 가장 중요한 만큼 배움 중심 수업 운영을 진행하고 있다. 모둠별 수업, 프로젝트 학습 등 수업혁신이 일례이다.

김경식 교장은 “저녁10시까지 앉혀 놓았던 기존학교의 방식으로는 새로운 변화를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수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또 평준화도 도입되고 있다.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동아리 활성화 등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학교 운영에 방점을 찍는 이유이다.

김순호 교감은 “우리학교는 향후 3년을 내다보고 전형이 어떻게 달라질지 흐름을 보고, 교육과정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학교, 자율학교 운영을 통해 새로운 학교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 결코 대학입시와 따로 가는 것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혁신학교에서 입시교육을 등한시 할 것이라는 세간의 오해와 우려는 사실과 다르고, 또 시대흐름에 맞게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학생인권이 강화되면서 학교 현장에서 우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운산고는 부적응 학생 등에 대해 강제전학이나 퇴학을 시키는 일은 하지 않기로 했다. 학생들을 믿고 기다려주기로 했다. 김경식 교장은 “아이들은 변화가능성이 많다.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장과 교사들, 학생인권 조중 문화 고양...부적응은 있어도 탈락은 없다 학생 배려

개교 이래 강제전학은 한 건도 없었다. 이 학교에서는 부적응 학생들과 함께 사제동행캠프를 통해 지리산을 걷고, 안면도를 걸었다. 학교 체육관에서 학생, 학부모가 함께하는 캠프도 열었다. 학생들의 학교적응을 돕고, 학생들의 자기발견 기회를 높여주고 있다.

운산고의 혁신노력이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학교변화는 교장과 교사들의 열정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교사들 스스로 권위적인 모습이나, 수직적인 위계 문화를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다. 학교 안에서 인권존중 문화를 고양시켜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열정적인 교사들의 교육활동은 운산고에서 놀라운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외부에서의 우려와 달리, 운산고에는 흡연도 사라지고 있고, 학교폭력도 거의 없다”고 김 교장은 자부했다.

교사들은 서로 배우고 있다. 교사들의 자발적 배움은 배움의 공동체 ‘수업컨설팅으로 진행되고 있고, 교사아카데미로 이어지고 있다. 운산고 교사들은 지난 11월1일 운산고 교사들과 지역교사들을 대상으로 수업컨설팅을 진행했다. 배움의 공동체 손우정 대표가 자문에 참여했다. 지금까지 전체 수업컨설팅이 4회 진행됐고, 학년별 수업연구회는 총12회가 진행됐다.

교사들, 배움의 공동체 구현...교사 아카데미...수업컨설팅과 수업개방 통해 가르치고 배우고 '열정'

운사고 교사들은 또 지난 10월 중순부터 매주 ‘교사를 위한 독일인문학 아카데미’를 교사들의 요구를 반영해 운영 중에 있다. 오는 11월14일까지 총 5회 과정으로 매주 수요일 2시간식 진행되고 있다.

김순호 교감은 “배움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기 위해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다른 교사의 수업을 참관하고 모니터하면서 가르치고 배우고 있다. 교사가 살아있어야 학생도 살아 움직일 수 있기에, 존중과 소통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방과후 강제자율학습이 없고,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자기주도학습을 하거나 도서관에서 공부를 한다. 방과후에도 교재연구를 하거나 학생 상담을 하는 교사들의 모습들이 학교의 일상적 풍경이다.

운산고는 교사들의 열정과 학생, 학부모들의 동참으로 새로운 학교문화를 일궈가고 있다. 개교2년차 운산고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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