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에 보내도 될까요?>출판...<혁신학교>에 대한 궁금한 것들이 한 눈에...
<혁신학교에 보내도 될까요?>출판...<혁신학교>에 대한 궁금한 것들이 한 눈에...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2.11.27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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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구름산초 동료교사 3인, 혁신학교 현장 경험 살려 초등학교 가이드북 출간해 ‘눈길’.

혁신학교는 현재 진행형이다. 중간놀이 시간에 구름산초 아이들이 사방치기 놀이를 하고 있다. 주차장 선에 학부모 디자인동아리팀이 옛 놀이선을 그어 재활용했다.

“혁신학교 교사들은 다른가요? 아이들이 정말 경쟁하지 않나요? 학급당 인원은 25명인가요? 사교육을 모두 해결해주나요?” “혁신학교는 차려진 밥상이 아닙니다.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 밥상을 준비해야 합니다. 기대만으로 왔다가는 실망만 커지기 마련입니다.”

광명시내 혁신학교 1호인 구름산초등학교 교사 3명이 공동으로 한 권의 책을 출간했다. <혁신학교에 보내도 될까요?>라는 제목의 책이다. 책 제목 그대로, 학부모가 묻고 혁신학교 선생님들이 답했다. 혁신학교에 대한 이해와 오해, 궁금증에 대해 묻고 답하는 내용이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학부모들의 궁금증을 사전 조사를 통해 다양하게 수록했고, 있는 대로 반영했다. 또 혁신학교를 보내고 경험했던 학부모들이 겪는 오해와 진실에 대한 질문과 답도 포함돼 있다.

그래서일까. 이 책이 담고 있는 질문과 답변은 생생하다. 혁신학교 3년차를 겪으면서 녹아있는 현장 교사들의 경험과 철학은, 그 자체로서 혁신학교에 대한 기록이자 이야기여서 소중하다. 교직경력 25년차, 11년차, 3년차인 공동저자들은 혁신학교에 대한 공동경험을 바탕으로 학부모들의 궁금증에 대해 답변 속에서 혁신학교가 가지고 있는 철학과 가치를 드러낸다. 공교육을 바라보는 학부모들에 대한 현장 교사들의 간절한 기대와 열망도 드러난다.

오해와 편견, 학부모들의 욕망을 통해 아이들을 바라보고, 학교를 바라보지 말아달라고 주문한다. 저자들은 요술망치를 바라는 학부모들에게, 결코 그렇게 될 수 없다고 답했다. 요행은 없고, 혁신학교로 가는 그 길을 함께 걸어가자고 제안했다.

2010년 개교한 소하동 소재 ‘구름산초등학교’는 개교와 함께 경기도교육청이 지정한 광명시내 1호 ‘혁신학교’이다. 구름산초는 도심 속 대형학교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작은학교의 운영방식을 접목했다. 6개 학년을 학년별 작은학교로 나누고, 각 학년별로 자율권을 부여했다. ‘스몰스쿨’이다. 스몰스쿨 안에서 교사들은 주도권을 행사하며 다양한 교육과정 운영의 실험을 해가고 있다.

책 출판 파티에서 저자들과 함께 참여했던 학부모가 소감과 질문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구름산초는 '블록수업제'를 도입했다. 기존 40분당 수업을 두개로 묶어 80분 수업을 하고 30분 쉬도록 하는 방식이다. 충분한 수업시간의 확보는 프로젝트 수업 등 다양한 실험을 할 수 있다. 학생들은 충분한 중간놀이 시간을 통해 다양한 놀이와 교우관계를 맺어간다. 구름산초는 다양한 현장학습과 체험학습, 학부모 참여활동, 교사들의 배움 주고받기, 학교축제 운영 등 다양한 혁신학교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혁신학교의 실험이 호응을 얻고 입소문을 타면서 ‘과밀학급’이라는 부작용을 떠안게 됐다.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추가로 교실을 증축했지만, 과밀문제는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학부모들의 과한 기대와 욕심이 작용한 탓이다. 구름산초는 확실히 기존 학교와는 다른 학교문화를 가지고 있다. 반면 과밀로 인한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구름산초가 가지고 있는 양면성과 딜레마이다.

저자들. 전민선 선생, 고은정 선생, 양영희 선생(왼쪽부터) 혁신학교 교사들의 동료성이 나은 결과물이어서 더욱 값지다.


저자들은 혁신학교는 함께 풀어가고 만들어가야 할 ‘과정’일 뿐이라며, 현재에서 가능한 수준부터 함께 해가자고 제안한다. 그럼에도 구름산초가 혁신학교로서 지난 3년 동안 도입해 실험했던 과정은 쉽지 않은 과정이었고, 그 성과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 책은 혁신학교를 보내고자 하는 학부모들의 안내서로만 그치지 않는다. 일반학교, 혁신학교의 구분을 넘어서 학부모로서 공교육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한 철학과 관점이 담겨있다. 또한 초등학교를 보내기 전에 혹은 보내고 난 이후 경험하거나, 궁금한 학교생활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안내돼 있다. 철학과 관점이 담긴 학부모들을 위한 초등학교 학교생활 안내서라고 보면 적정한 표현일까.

장재성 구름산초 교장(가운데)도 참석해 축하했다.


다시 그 행간을 보면 대한민국 교육에 대한 현장 교사들의 열정과 변화의 몸부림이 읽힌다. 이 책은 대한민국 교육문제에 대한 희망의 실마리를 품고 있는 교육 안내서이다. 혁신학교 안에서 1학년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다양한 장면이 펼쳐지는 이 책은 그래서 쉽게 읽혀지면서도, 강한 여운을 남긴다. 학부모뿐만 아니라, 동료교사들 사이에서도 필요한 책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이유이다.

한편 <혁신학교 보내도 될까요>를 출판한 출판사 '수작걸다'과 공동저자들은 지난 11월13일(화) 오후5시 소하동 이마트 앞 커피전문점에서 출판파티를 열었다. 동료교사들과 지인들, 양기대 광명시장, 김완기 광명교육청장이 참석해 축하했다.

김완기 광명교육지원청장(가운데 오른쪽)과 양재경 학무과장이 참석해 축하했다.

출판파티에서 저자인 양영희 교사는 “혁신학교가 모든 것의 해결책은 아니고 산적한 공교육의 문제 일부를 해결하는 물꼬를 터주는 계기 정도 일 것이다. 혁신학교 교사들의 노동강도가 너무 세서 우려와 고민도 있다. 자칫 잘못 생각하면 다 내 책임, 우리 탓으로 여겨질 수 있는 오류나 부담은 경계해야 한다”며 “객관적 시선으로 보고자 노력하고, 학부모들도 함께 그런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양기대 광명시장도 참석해 축하했다.

저자 고은정 교사는 “혁신학교 전학 온 분들, 새로운 학부모 등이 같이 볼 수 있는 자료가 있었으면 했는데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나 교사들에게 이 책이 소통의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저자 전민선 교사는 스스로가 아직도 (입시)경쟁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교사여서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교육공동체를 마음으로 수용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집필하는 과정에서 자기정리가 되고 겉과 속이 같아지는 경험이 보람이라고 말했다.

이날 출판 파티는 작고 아담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저자들에 대한 축하와 새로운 교육에 대한 희망을 섞었다. 공지영의 책보다 더 많이 팔려 나갔으면 좋겠다는 당찬 농담도 던졌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혼자가 아닌, 셋의 합작품이라는 것이다. 혁신학교의 교사 동료성이 하나의 결과물을 냈고, 그 결과물이 동료교사와 학부모들에 대한 도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희망이다. 또 그 희망의 결과물은 다시 혁신학교와 공교육을 더욱 튼튼히 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자칫 이 책이 혁신학교로 몰리는 과밀을 부추기는 부작용으로 이어져서는 안 될 일이다. 혁신학교는 일반학교의 혁신을 위한 모델학교 일 뿐이다. 혁신의 보편화를 통해 공교육 전반의 질적 성장을 모색하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혁신학교 보내도 될까요?> 출판사 수작걸다. 가격 14,000원. 인터넷, 서점 등을 통해 구입 가능하다. 조현초와 남한산초 동료교사들이 추천했다. 출판수익금의 일부는 국내외 교육환경지원단체 지원에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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