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초선 의원의 당당함(?)
어느 초선 의원의 당당함(?)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2.12.05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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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12월4일 도시공사조례 심의를 지켜보며.

 

▲ 조화영 의원이 한 시간여 자리를 비웠다. 동료 의원들과 공무원, 기자들과 시민감시단원들은 그 시간 동안 '대기'했다.

젊은 의원에게 그리고 그가 초선이라면 유권자는, 대중은 무엇을 기대할까. 그것은 3선 의원과 같은 노련함이 아닐 것이다. 조금은 거칠고 투박하더라도 정의감을 우선하는 모습을 기대할 것이다. 그런데 그의 행보가 3선과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면?

12월 4일 자치행정위원회는 광명시도시공사설치 조례안을 심의했다. 조례안의 비중을 고려해 자치행정위는 해당 안건 심의를 후순위로 미뤘다. 이날 오후 마지막 안건으로 조례안이 심의됐다.

도시공사조례안은 비중있는 정책이다. 시의 굵직한 개발사업과 시설사업이 포함돼 있다. 수반되는 예산도 상당하다. 사업 비중처럼 사업에 대한 리스크도 크다. 면밀하게 검토해야 할 정책이다.

집행부의 준비가 부족하면 의회가 충분한 견제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점검해야 하고, 할 수 있으면 보완을 해야 한다. 도시공사는 뜨거운 감자이다. 응당 의회 심의과정도 진지해야 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

그랬을까. 서정식 의원은 제안설명을 생략했고, 바로 질의응답으로 갔다. 이어 분란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벌어졌다. 김익찬 의원은 수정안을 거론했다. 조화영 의원은 수정안 거론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두 의원을 보면서 고순희 의원은 심의 도중 자리를 박찼다. “개인감정으로 의정활동을 하고, 예산을 심의한다”며 “이는 의원의 자질이 아니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고 의원이 회의장을 벗어났다. 항의였다. 고 의원은 공무원들의 만류로 다시 들어왔다. 이어 김익찬 의원도 자리를 이석했다가, 다시 들어왔다. 그 다음에는 조화영 의원이 자리를 이석했다.

▲ 정회 시간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자리를 이석했다. 잠시지만 새누리당 의원 둘이서 회의를 기다렸다.
그런데 조 의원의 이석은 잠깐의 항의가 아니었다. 의회를 벗어났다. 공무원들은 조 의원을 찾아 수소문했다. 곳곳에서 ‘어필’의 목소리가 들렸다. 납득되지 않는 상황 때문이다. 의원들 사이에 조 의원이 소하동 민원인을 만나러 간 것이라는 이야기가 오고갔다. 정회 시간에 벌어진 일이지만,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한 시간여 시간이 지났을까. 조 의원이 온 다는 전갈이 공무원들 사이에 접수됐다. 그리고 조 의원이 들어왔다. 미안한 표정, 사과의 언급은 없었다. 회의는 속개됐고, 반대토론과 수정안에 대한 표결이 있었다. 속개된 회의는 단 5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도대체 모두가 기다린 그 한 시간의 시간은 무엇이었던 것일까.

언뜻 보면 조화영 의원은 당당해 보인다. 그런데 이날과 같은 자리 이석이 초선의 당당함일까. 노련한 3선의 정치행보와 닮았다. 주요한 정책에 대한 표결을 앞두고, 의원들의 수근거림이 맞다면, 여유있게 민원인을 만나고 올 수 있는 당당함을 갖췄다.

그런데 그 당당함의 정체가 무엇일까. 초선 의원의 당당함이라고 보기에는 도가 지나치다. 3선급 의원의 당당함을 갖춘 초선의원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한 해석일까. 유권자를, 시민을 보지 않는 그들의 정치가 위험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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