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포츠 공연’을 다시 보고(?) 싶다.
‘폴포츠 공연’을 다시 보고(?) 싶다.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2.12.11 1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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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2013년 문화예술 관련 기획공연 증액 정당한가?

광명시는 올해 ‘폴포츠’ 초청공연을 진행했다. 기획공연 일환이다. 외부의 우수공연을 ‘초청’하는 프로그램이다. 피아니스트 서혜경도 왔고, 연극 ‘동치미’도 왔고, 우수 발레공연도 초청돼 왔다. 매 공연 시 마다 티켓 ‘오픈’을 하면, 조기에 매진됐다.

행사를 주최하고 주관하는 광명시측은 전석 매진 행렬에 고무될 수 있을 것이다. 예산을 확대하고 싶은 강렬한 욕구에 사로잡힐 수도 있다. 그리고 2013년도 예산을 보면 그런 욕망에 사로잡혔다.

시는 올해 기획공연 예산액 ‘1억원’을 2013년도에 ‘3억원’으로 늘렸다. 200% 인상이라는 파격, 대범함을 보였다.

그 욕망의 실체는 이것이다. 흥행이 된다와 그 후광으로 얻는 정치적 효과이다. 양기대 시장은 2014년 지방선거 재선 가도를 위해, 문화공연 이벤트의 정치적 후광 효과를 기대할 것이다.

과연 그럴까. 1억에서 3억으로 예산을 증액한 논리와 근거는 무엇일까. 광명시민도 좋은 공연을 누려야 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일까. 역으로 1억에서 그 이하로 축소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여기에는 문화예술 공연을 바라보는 인식의 차이, 관점의 차이, 입장의 차이가 존재한다.

시에서 들여오는 기획공연은 ‘공짜공연, 무료 공연’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700여석, 많이 잡아도 1천석 이하 관객이 볼 수 있는 공연장에 회당 많게는 수천만원의 예산을 써가면서 기획 공연을 초청하는 것이다.

예술의 전당 등 문화예술 전용극장에서, 전문성을 갖춘 문화 인력이 들어가 공연을 기획하고 그 공연을 ‘유료화’해서 ‘조기매진’이 되는 것과는 상황이 매우 다르다. 지자체가 문화재단을 설립하고, 문화재단을 통해 우수 공연을 유치해 유료 공연화하는 것과도 차원이 다르다.

더욱 심각해지는 것은 관객들이 공짜에 길들여지는 것이다. 문화예술의 공공성 측면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누려야 하는 또 다른 측면도 있다. 간혹 문화 향유의 기회가 적은 소외계층을 위해 찾아가거나, 그들을 초청해서 진행하는 문화예술공연과도 다른 맥락이다.

기획공연이라고 하는 것은 공짜의 제공이 아닌, 높은 기획력과 그 기획을 통해 관객이 기꺼이 대가를 지불하는 것을 의미한다. 문화예술공연을 위한 ‘예술경영’ 차원의 마케팅을 통해 관객을 개발하고, 수지타산을 맞춰 가는 데는 높은 기획력이 요구된다.

광명시처럼 기획공연이라는 명목으로 예산을 세우고, 무료공연을 남발하는 것은 결국 공공재원이 전국을 돌며 문화예술을 영업의 대상으로 삼는 ‘기획사’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할 우려도 없지 않다.

좋은 문화예술정책의 모범은 지역문화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반이 활성화되도록 지원하고 육성하는 것이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것이며, 함께 협력하는 것이다. 문화예술 행정의 거버넌스를 통해 지역문화 예술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고무시키는 일일 것이다.

마치 시가 문화도 하고, 예술도 하고, 기획도 하고, 관객도 개발하는 듯한 모양새는 마치 과거로의 퇴행처럼 보인다.

그래서였을까. 시의회에서는 2012년도 기획공연과 연계된 특정 기획사는 없는 것인지 질문했다. 시장의 정치 후광을 노리는 ‘기대 콘서트’에 기획공연 예산이 편법으로 빠져 나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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