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앞두고, 줄서기 공무원들 천태만상(?)
인사 앞두고, 줄서기 공무원들 천태만상(?)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3.01.30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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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사회 인사는 어때야 할까? 인사철이면 공무원들의 줄서기가 한창이다. 시장과 함께 등산을 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 것은 아닐까. 특정지역이 아니어서 받는 불이익은 없는 것일까. 지난해 실시됐던 대규모 인사를 앞두고, 특정지역 챙기기라는 혹평이 일각에서 대두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특정지역 소외론’을 들며 지역안배 인사라고 두둔하기도 했다. 충성파 챙기기라는 혹평도 있었다. 시장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이곳저곳에서 사조직 만들기에 열심인 경우도 많다. 행여 눈 밖에 난 이들과는 적당하게 거리를 두고 동선 관리를 하기도 한다.

여하튼 공직사회도 조직사회이니, 승진을 앞두고 각 종 경쟁과 루머가 도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 원래 인사는 말이 나오기 마련이다. 인사를 두고 괜찮은 인사라는 평가를 듣기는 쉽지 않다. 누군가는 말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적정선에 대한 기준치는 있을 것이다. 무난한 인사가 그런 것 아닐까. 능력 위주가 아니더라도, 연공서열을 감안해 달라 하는 요구가 있을 수 있다. 능력 위주인사에는 자의적 잣대가 개입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능력위주 인사가 나쁠 것은 없다. 공정하면 된다. ‘그래 저 사람이라면 인정할 수 있어’ 하는 것이다. 공직사회 내에서 그런 평가를 받는 이들이 있다.

전문직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행정직이 다수인 조직에서 조직의 이해관계가 작동하기 마련이다. 전문직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 것일까. 발탁인사, 혹은 혁신인사는 그런 것 아닐까. 행정직의 비대화 속에서 자칫 전문직들이 가려지고, 소외되는 경우는 없을까.

의회 사무국은 또 어떤가. 최근 의원들이 의회직들이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개선을 요구하는 서명을 받았다. 의회직으로 왔다가 사무관으로 승진한 경우가 없으니, 의회직을 선호할 리 없다. 의회 위상과도 관련된 문제이고, 의회 독립성과도 관련된 문제라는 인식이 의원들 사이에 있다. 의회로 능력있는 공무원들을 보내고, 그들이 승진할 수 있도록 안배를 한다면, 의회직 소외론은 제기되지 않을 것이다.

최근 광명시공무원노조는 5급이상 공무원들에 대해 평가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해왔던 일이다. 평가결과의 반영 여부를 두고 시의회에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노조의 평가가 인사에 반드시 반영돼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여론 기능은 있다. 다양한 평가와 여론이 존재하는 것은 그만큼 필터링 기능이 있기에 긍정적이다.

경계해야 할 것은 아부하는 공무원들이다. 승진을 위해 물불가리지 않는 이들이다. 공직자로서의 정체성을 망각하고, 줄대기에 나서는 이들이다. 정치지향적 공무원들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승진을 위해 정치적인 이들이 있다. 인사는 뚜껑을 열면 보인다.

시민을 바라보고, 조직의 비전을 완성하는 인사인지, 아니면 특정이해를 중심으로 특정인사를 챙기는 정치적 인사인지. 비전과 시스템이 작동하는 인사인지, 아닌지. 공정한 조직문화, 행정문화가 바람직할까. 과잉 정치화된 조직문화가 바람직할까. 인사가 만사라고 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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