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초의 반전 그리고 오케스트라가 춤추는 학교
도덕초의 반전 그리고 오케스트라가 춤추는 학교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3.01.31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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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초등학교 이봉로 교장 인터뷰...학교 없어진다는 소문에?...오케스트라 예산 확보에 주력

이봉로 도덕초 교장은 올해 겨울방학을 이용해 네팔을 갔다왔다. 지난 1월21일부터 1월26일까지였다. 현지 체류는 4일이다. 경기도 지역 23개 학교 동료 교장들이 함께 했고, 광명지역에서는 2개 학교 교장이 참가했다. 굿네이버스 단체에서 마련한 ‘시민글로벌학교’ 프로그램이었다.

이봉로 교장에게 네팔에서의 체류는 짧은 일정에도 불구하고 강한 인상을 남겼다. 동료 교장들과 함께 방문한 곳은 네팔 지역에서 마을개발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으로 오지이고 열악한 지역이었다. 그곳에서 수업도 진행하고, 운동회도 진행하고, 자매결연 가정도 방문했다. ‘강남스타일’을 추며, 그들과 어울리고자 애도 썼다. 그들이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마을 자립, 교육활동,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는 현장을 보면서, 보람과 자긍심도 느꼈다.  

이봉로 교장. 음악특성 학교, 오케스트라가 활성화돼 있는 학교로서 내실을 채워가고 있다.

이봉로 교장이 도덕초에 교장으로 부임한 것은 지난해 3월1일이다. 파주에서 2년 근무하고, 광명시로 왔다. 파주에서 근무하기 이전에 광명에서 6년반 정도 근무를 해서, 광명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다.

이 교장은 도덕초에 부임하면서부터 곤혹을 치렀다. ‘학교가 없어진다’는 소문과 불안 때문이었다. 인근 아파트들이 재건축 절차에 들어가고 있고, 뉴타운 사업이 진행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이 있었다. 이런 소문으로 일부 학부모들은 인근 다른 학교로 아이를 보내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 교장은 소문과 사실이 다르다며, 부임하자만자 홍보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 뉴타운이던, 재건축이던 당장 진행되는 것도 아닌데, 소문은 과장됐고, 불안을 조장했다. 다행히 학교는 안정을 찾았갔다.

500명 이하 아담한 학교 사이즈를 유지하며 도덕초는 나름 성과를 냈다. 음악교과특성화학교로서 인정을 받았고, 예절체험학교로서도 인정을 받았다. 기초학력미달자가 없는 학교로서의 자부심도 있다. 도덕초는 내실을 기하는 학교라는 자부심이다.

한편 고민과 숙제도 있다. 도덕초는 자타가 인정하는 학교오케스트라학교가 활성화돼 있는 학교이다. 광명에서 가장 먼저 학교 오케스타라가 생겼고, 5년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도덕초를 졸업한 학생들이 광명중에 입학하고, 또 광명중을 졸업한 학생들이 운산고로 입학해 오케스트라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역사회 학교 간 시스템도 마련돼 가고 있다.

도덕초가 학교 오케스트라로서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전임 교장이 오케스트라 활동에 대한 중요성, 음악활동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있었고, 그것을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역오케스트라인 광명심포니오케스트라의 학교 지원 활동이 연계됐기 때문이다.

이봉로 교장 역시도 전 학교에서 유사한 프로그램을 진행했기에 학교 오케스트라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전임 교장의 노력을 이어가고 싶었다. 지난해까지는 우여곡절 끝에 예산이 지원돼, 학교 오케스트라 활동이 무난하게 이어졌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지원되던 예산이 끊겼기 때문이다. 곤혹스런 상황이다. 학교 오케스트라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생긴 문제일 수도 있다. 오케스트라가 이어질 수 있도록 교육청이나, 시청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이 교장은 음악교육, 악기교육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비교적 현실적인 인식에 기반을 두고 입장을 전개했다. 중학교에서 악기교육을 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고 봤다. 이미 입시교육의 영향권에 있기 때문에 악기 교육을 위한 충분한 시간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등학교 때부터 악기교육을 시작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입장이다. 학교를 졸업한 이후 다른 직업을 가지더라도 취미로서 음악을 즐기고, 악기를 다루는 예술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도덕초 오케스트라가 어렵게 시작했는데, 예산을 이유로 중단되는 것은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도덕초 오케스트라가 지속돼야 한다는 것이 이 교장의 입장이다. 나름대로 자구책을 찾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아니다. 학교 오케스트라가 왜 중요하지, 오케스트라가 음악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고, 그 가치와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한 공감대가 선행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는 이유이다.

도덕초는 공간도 있고, 악기도 있다. 이미 진행해 온 프로그램 노하우도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오케스트라 강사들과의 유대도 있다. 그래서일까. 이봉로 교장은 지금까지의 좋은 여건을 어떻게 살려갈 수 있을지, 지역사회에서 지원을 받아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찾고 있는 중이다.

희망해 본다. 앞으로 재건축 등 학교주변 개발은 학교로서는 불리한 상황들이다. 동시에 위기는 기회이다. 학교 오케스트라 활성화를 통해 마이너스를 플러스로 바꿔보면 어떨까. 위축된 분위기 속에 학교가 아니라,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학교 안에서 음악이 울려 퍼지고, 오케스트라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학교로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학교의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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