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기대 시장은 왜 ‘정당공천제 폐지’에 나섰나?
양기대 시장은 왜 ‘정당공천제 폐지’에 나섰나?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3.03.28 17:0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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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정당공천제 폐지 토론회를 지켜보면서.

경기 중부권행정협의회 소속 자치단체장들이 정당공천제 폐지를 선언했다. 그러나 속내는 복잡하다. 손익계산 때문이다.

지난 3월26일 광명시에서 정당공천제 폐지 토론회가 열렸다. 경기 중부권행정협의회에서 주최하는 포럼으로, 이 협의회에 참여하는 자치단체들이 돌아가면서 개최하고 있다. 광명시는 이번 포럼에서 정당공천제 폐지를 주제로 삼았다.

포럼이 주최하는 토론회이지만 성격은 ‘토론회’는 아니었다. 참가자들 대부분은 정당 공천제로 가야만 하는 이유들과 논리, 당위성을 주장했다. 정당공천제 찬성에 대한 주장은 토론회 패널로 참석한 정용연 시의장이 유일했다. 그 외 주제발표와 나머지 토론자들 모두는 정당공천제 폐지에 찬성했다.

정당공천제 찬반에 대한 논쟁은 계속돼 왔던 주제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등장했다. 박근혜 후보는 폐지를 약속했다. 문재인 후보는 기초의원에 대해 폐지하는 입장이었다. 최근 4월 보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이 후보 공천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내부에서 논란이 제기되면서 저울질 양상이 되고 있다. 민주당도 정당공천제 폐지에 적극적이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기초지방선거에 대해 정당공천제 폐지를 약속한 만큼 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해 정당공천제를 폐지할 지 지켜봐야 한다. 대선 공약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어 입장이 갈릴 수 있고, 내부 논쟁이 불가피하다. 민주당 역시 새누리당 추세를 보면서 실익을 다툴 것이다. 기초단체장은 정당 공천으로, 기초의원은 폐지로 가는 흐름을 입장으로 선택할 수도 있다.

정당공천제는 정당의 책임정치를 전제로 한다. 정당은 집권과 함께 정치적 목적을 갖고 움직이는 결사체이므로, 모든 선거에서 후보를 내는 것이 맞고, 유권자의 평가를 받는 것이 맞다. 그것이 정당정치의 기본이다. 현대는 정당정치이다.

그럼에도 정당정치 폐지 문제가 등장하는 것은 정당의 책임정치가 제대로 실현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공천을 두고 줄서기가 횡횡하고, 이면에는 금품수수가 이뤄진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줄서기의 폐해가 제대로 된 정치를 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일면 맞고, 또 일면 틀릴 수도 있다.

또한 정당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구도에서는 계파 정치, 줄서기 정치 등 정당정치의 부정적 폐해가 나타날 수 있다. 정당 지지도가 낮은 것은 그 때문이다. 민의가 반영되고, 정당이 민주적으로 운영된다면 당원들이나 유권자들의 신뢰는 높아질 수 있다.

정당공천제 폐지가 등장하는 것은 기존 정당 운영의 문제점과 폐해에 대한 반대 논리로 등장하는 것이다. 그러한 극단적 논리중 하나가 정치는 썩었다는 것이고, 기초단위 정치인들을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꼭두각시라고 싸잡아 비난하는 것이다. 지난 26일 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지적과 비판이 여과 없이 제기됐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흥미를 끈 것은 양기대 광명시장이었다. 양 시장은 중부권행정협의회 소속 시장들과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고, 토론자로 참여해 ‘정당공천 폐지’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단체장으로 들어와 보니, 입장이 달라지게 됐다고 말했다. 양 시장은 정당공천제 폐지 입장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선언한 것이다.

양 시장의 정당공천제 폐지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정당공천제가 가지는 찬반의 문제에 대해, 현역 단체장으로서 느끼는 ‘경험치’를 통해 입장을 달리하게 됐고, 폐지론으로 기울은 것이다. 양 시장은 토론회에서 그렇게 논리를 폈다.

또 한편은 다음 지방선거 공천 경쟁에 나서야 하는 입장에서 비롯된 판단일 수 있다. 지역정가에서 양 시장이 다음 선거에서 공천을 받을 수 있을 지를 두고 ‘설왕설래’ 소문이 많다. 결코 장담할 수 없다는 소문도 들린다. 민주당 내 정치역학, 이해관계들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양 시장을 포함해 중부권행정협의회 소속 시장들은 현역 시장이 가지는 인지도 프리미엄을 십분 활용하는 차원에서 ‘정당공천제 폐지’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정당공천제 폐지는 무소속 출마를 전제하는 ‘배수진’의 성격을 담고 있다. 정당공천제 폐지 시 인지도 프리미엄을 활용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폐지’되지 않더라도, 무소속 배수진을 통해 공천경쟁에서 압박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다.

한편 정당공천제 폐지가 갖고 있는 ‘정치개혁’의 이미지도 누릴 수 있다. 일종의 시민들을 상대로 한 정치포퓰리즘이다. 반면 기존 정당의 주류들로부터는 '눈 밖에 나는‘ 행동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여하튼 정치인들은 정치의 실익을 따지며, 행보를 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한편으로 우려도 있다. 정당공천제 폐지는 기존 정치에 대한 비판과 극복의 과정에서 제기되는 문제이지만, 한편 풀뿌리 지방자치의 활성화라고 하는 다른 맥락에서 제기되는 측면도 있다.

기존 정당인들이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전략지’가 아닌, 풀뿌리 지방자치, 지역정치, 시민정치의 고유영역을 확장하고, 활성화하자는 고유논리의 연장에서 제기되는 문제의식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기존 정당인들은 당내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고, 정당공천제의 정당성을 위해서 싸우는 것이 맞다.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진정성을 갖고 있다면, 탈당을 해서 무소속 시장으로 나서야 하고, 또 그것으로 심판을 받는 것이 온당하다. 당적을 그대로 두고서 정당공천제 폐지를 운운하는 것이 모순처럼 들리는 이유이다.

물론 기존 정당인이든, 아니든 누구나 정당공천제에 대해 입장을 말할 수는 있다. 토론자로 나서서 토론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맥락과 진정성의 측면은 다를 수 있다. 지난 26일 지방분권 토론회 ‘정당공천제 폐지’ 토론회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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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2013-04-08 18:22:15
일관된 성희롱, 일관된 인종차별에 올인했던 이효선이란 자를 새대가리들이 받아줬단다.

나시민 2013-04-01 14:18:01
내가 들은 야그로는 양 시장 공천끝났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자신을 시장으로 만들어준 백재현 의원을 죽일랴고 그랫다고 하던데
맞아유??????????????????

나시민 2013-04-01 14:17:21
내가 들은 야그로는 양 시장 공천끝났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자신을 시장으로 만들어준 백재현 의원을 죽일랴고 그랫다고 하던데
맞아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