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축제’를 ‘마을축제’로 부를 것인가?
그들만의 ‘축제’를 ‘마을축제’로 부를 것인가?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3.04.29 2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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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문화의집, 마을축제 기획워크숍 개최...일상의 공동체 문화를 복원하는 축제여야.

광명문화의집은 마을축제 워크숍을 열었다.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 권순석 문화컨설팅 바라 대표가 발표자로 참여했다. 서두원 관장은 너브대문화축제 경과를 설명했다(왼쪽부터) 

5월은 계절의 여왕이다. 놀기 좋은 계절이다. 축제의 계절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축제인가. 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고, 손님을 모셔와 ‘객’으로 만드는 그들만의 놀이가 축제일 수 있을까. 축제를 두고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늘 제기돼 왔다. 관이 주도하는 축제의 ‘관료성’도 병폐였다. 축제의 성공 여부를 ‘모이는 사람의 머리수’로만 평가는 ‘관행’도 쉽게 극복되지 않고 있다. 축제는 늘고 있다. 축제인지, 아닌지의 경계도 모호하다. 시는 ‘동 축제’를 지원하고 있다. 동 마다 축제가 생겨나고 있다. 예산 쓰기 바쁜 축제는 소비행위이다. ‘그렇고 그런’ 축제 프로그램은 흥미를 끌지 못한다. ‘축제’는 무엇인가? 축제의 본질은 무엇이어야 할까?

광명5동 너브대문화축제는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한다. 오는 5월11일(토) 진행된다. 마을축제로는 광명시에서 대표적인 축제이다. 10년 축제에서 발전은 무엇이고, 또 극복돼야 할 매너리즘은 무엇일까. 광명문화의집은 지난 4월26일 오후2시에 마을축제 워크숍을 열었다. ‘광명시마을축제를 이야기하다’를 주제로 성공회대 김찬호 교수, 권순석 문화컨설팅 바라 대표가 마을축제에 대해 발표했다. 서두원 광명문화의집 관장은 너브대축제의 경과를 소개했다.

권순석 대표는 도시의 일상에서 공동체가 가능한 것인지를 반문했다. 과거 공동체, 즉 경제공동체가 근간이 되는 공동체는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상의 문화 속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공동체 회복은 가능할 것이라며, 축제를 통한 마을문화를 강조했다.

문화를 매개로 한 마을축제는 일회적인 방식이 아닌, 지속적인 방식으로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일상의 문화적 가치를 발견하는 재미를 통해 축제로 발전시켜가는 노력을 주문했다. 시의 지원 등 외부지원이 확대되면서 축제의 본질이 훼손되어가는 방식은 옳지 않다며 경계했다. 축제의 공간 속에서 ‘하는 이’와 ‘보는 이’가 구분되지 않는 축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축제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는 ‘축제처럼 쉬운 게 없고, 또 축제처럼 어려운 것이 없다.’며, ‘세 개의 키워드’를 통해 ‘마을축제’에 대한 고민을 풀어냈다. 김 교수는 개별화되고, 소비자로 전락한 현대에서 ‘축제’의 즐거움을 회복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고 언급했다. 각 종 기획 이벤트와 매스미디어의 영향으로 일상은 시시해졌고, 초라해졌다. 무엇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김 교수는 ‘스토리텔링, 세대 간 교류, 과정의 공유’를 강조했다. 소비의 대상으로 전락한 객체를 ‘주체’로 다시 불러 세울 것을 제안한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가능하다고 주문하다.

독거노인 어르신들의 ‘생애’를 기록해 이야기를 만들고, 그들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불러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청소년들의 성인식을 통해, 그들의 존재감을 불러내는 것이 일상 속에 축제라고 제안했다. 집에서 가장 소중한 것, 오래된 것들을 마을로 불러내 함께 공유하는 과정이 축제일 수 있다고 제안한다. 마을박물관의 작은 모델이다.

사람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주민 스스로가 자신들의 삶을 말할 수 있도록 불러내고 공유하고 교류하는 과정이 축제라는 것이다. 그곳에는 스토리가 있고, 세대 간의 교류가 있다. 마을의 현안 역시도 주민들이 스스로 말하고 참여하는 방식으로 공동체의 문제로 끌어냄으로서, 축제가 곧 마을을 변화시키는 힘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축제 자체는 신명이어야 한다며,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축제의 다양한 ‘모듈’을 일상 속에서 구축해가고, 또 공공의 축제 영역을 통해 ‘축제의 에너지’로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두원 관장은 지난 너브대문화축제를 통해 축제가 주민들의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고 언급했다. 보여주기 식, 성과위주의 축제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면서 아마추어리즘을 살리고자 했다고 평했다.

그럼에도 축제의 공간을 업무와 행정의 공간으로 인식하는 관의 시각, 관행은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라고 말했다. 주민주도 축제를 지향하지만, 문화의집 등 문화전문집단의 역할이 어디까지, 언제까지일지에 대해서도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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