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생활하면서 자기 가게도 운영...딴 짓 말아야.”
“공무원 생활하면서 자기 가게도 운영...딴 짓 말아야.”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3.05.13 1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22회 오리문화제, 전통과 현대의 만남으로 대중성 확보해 가...사상강연회, 이원익 선생의 관료리더십 주목해야...

시민체육관 잔디구장에서 펼친 '삐에로 익살쇼'에 아이들은 맘껏 웃음에 빠졌다.

제22회 오리문화제가 5월9일(목)부터 11일(토)까지 3일 동안 시민체육관 일원에서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어울림 한마당’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광명문화원(원장 이영희) 주관으로 진행됐다. 오리문화제는 조선시대 청백리 정승인 오리 이원익 선생을 기리는 인물축제이지만, 축제 프로그램 구성은 시민들의 다양한 참여와 재미를 고려해 진행되고 있다.

여느 때처럼 오리문화제 개막은 9일 오전 11시 충현박물관에 소재한 오리 이원익 영우를 참배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영우 참배는 이영희 문화원장, 양기대 시장, 정용연 시의장 등 지역 인사들이 참석해 오리 이원익 선생을 기리는 프로그램으로, 인물 축제의 상징성을 갖고 있다.

오리 이원익 선생에 대한 새로운 조명. 청백리 보다는 그의 관료적 리더십을 배워야. 사상 강연회 장면.

이어 10일 오후 4시 하안문화의집에서 오리 이원익 선생의 사상과 인물됨을 기억하는 특별강연과 토크쇼, 노래공연이 함께 진행됐다. 특별강연은 ‘청백리정신과 관료적 리더십’을 주제로 국사편찬위원회 이영춘 편사연구관의 강연으로 진행됐다. 토론 패널로는 양철원 광명시청 학예사와 이승봉 광명경실련 정책자문위원장이 나섰다. 노래공연 손님으로 손병휘 민예총 서울지부 공연예술위원장이 나섰다.

이영춘 박사는 오리 이원익 선생에 대해 조선시대 청백리로서의 ‘풍모’도 있지만, 관료로서의 그의 처신과 능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청렴한 청백리의 풍모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도 언급하며, 지나치게 청백리로서 ‘인물화’하는 것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다른 시각을 언급해 청중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청백리로서 보다는 관료로서 대동법을 끌어내는 등 ‘행정의 달인’으로서 리더십을 보여줬다며, 관료로서 그의 능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원익 선생의 유성룡 선생처럼 진취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한 경우는 아니어서, 다소간 아쉬움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영춘 박사는 “청렴은 소중한 가치이지만 공무원으로서는 기본에 해당된다. 창의적 행정과 현장 중심 행정이 중요하다.”며, 이원익 선생은 그런 분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또 “멍청한 공무원만큼 미운 사람도 없다. 공무원은 공부 열심히 해야 하고, 헌신과 봉사 정신도 있어야 한다. 공무원 생활하면서 자기 가게도 운영하는 등 딴 짓 말아야 한다.”며, 공무원의 자세를 강조했다.

문화원 여성회가 펼친 먹거리 장터(위). 골동품 애장품전을 둘러보는 시민들(아래)

11일(토)은 오리문화제의 정점으로 치달았다. 오리 이원익의 사궤장 기로연 재현행사가 처음으로 소개됐다. 이원익 선생이 77세 되던 당시 인조로부터 궤장(의자와 지팡이)과 악공, 임금인 하사한 술인 ‘선온주’을 하사 받은 것을 기념하는 잔치를 재현하는 행사였다. 문화원 이사들이 각 자 역할을 분장해 당시 상황을 재현하며 웃음을 자아냈고, 전통문화 재현의 역할극을 무난하게 해냈다.

광명경실련 전통문양 탁본 체험 코너. 오리문화제 곳곳에서 전통문화 체험 부스가 열렸다.

한편 이날 오전10시부터 시민체육관 곳곳에서는 전통문화의 각 종 프로그램이 시민들을 만났다. 자녀들을 동반한 자녀와 학부모들은 체험부스를 돌며 전통문화를 체험했다. 오리 문화제가 잃어가고 있는 ‘전통문화’를 대중 시민들과 함께 어울리도록 하는 노력의 모습이 프로그램에 베어 나왔다.

폐막식 공연을 관람하는 즐거운 관객들(위), 시민오케스트라단 식전 공연(중간).중앙국악관현악단 공연(아래)
이어 폐막식 프로그램은 시민체육관 내 오픈아트홀에서 진행됐다. 시민오케스트라 식전공연에 이어 시립합창단의 합창공연과 명창 왕기철과 전영랑이 중앙국악관현악단과 함께 공연했다.

신영철 하안문화의집 관장은 “오리문화제가 전통문화를 대중적으로 이끌어 내면서 대중성을 확보해가는 모습은 눈에 띠는 대목”이라며, 오리문화제가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의 접점을 찾고자 하는 노력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