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청소
  • 기호신 작가
  • 승인 2013.07.17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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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신의 시와 사진의 만남

청 소

                                       기호신

오늘도 변함이 없다
그 넘어
축축한 모퉁이를 돌면서부터 그랬다
모두를 가둬버린 빗줄기가
모든 걸 쓸어갈듯
지표면을 짓이기고 있다
겨우 마른 숨 헐떡이던 천변은
붉은 혀 날름이며
북적북적 장을 열었다
국적을 잃어버리고
썩은 삶을 살아온 생수병 생명을 다하고 간다.
속은 줄도 모르면서
해죽해죽 웃으며 춤을 춘다.
그 옆을 상처투성이 플라스틱도
나란히 줄을 맞춘다.
온갖 수고로움이 자꾸 밀리어 간다.
지친 모두를 끌어안고 어디론가 간다.
버리지 못하고 쌓아 놔
이제는 긁어낼 수 없는 찌꺼기를
씻겨내고 있다
잠들었던 고요를 휘저어
깊은 웅덩이 속 웅크리고 있던
썩은 숨결 털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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