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신의 시와 사진의 만남
이제는
기 호신
불빛이 흐릿해져 가는 시간이다
뜨겁게 자라던 태양 생명을 다하고
조각난 연분홍만 어지러이 널려있다
다시 가던 길을 가야 할 시간 같다
채워진 그림 지울 수 없기에
함께 반죽했던 시간일랑 그대로 묻어두고
불의 시간을 지나
힘없이 말라가는 햇살은
숨 불어 되살린다 해도
돌부리 하나 타고 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기에
우리
서로의 거울이었으니
흐트러졌던 시간일랑 그냥 그 자리에 놓고
잘려나간 심장 녹아내려
흘러갈 곳 잃어버린 눈물이
수렁 되어 발목 붙잡겠지만
질주하는 끊어진 철로에서 내려야
살다보면
눈 감지 못하던 자리에 새살 돋아
아련한 그리움
살포시 피어나는 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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