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신문을 훔쳐 가는가?
누가 신문을 훔쳐 가는가?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3.10.02 11: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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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호 기자의눈]민주주의는 비판을 먹고 자란다.

▲ 남 몰래 신문을 훔치거나 치우는 행위가 벌어지고 있다. 왜? 누가?

공공기관, 아파트 등에 배포한 ‘광명시민신문’ 종이신문들이 종종 사라진다. 엄밀히 말하면 누군가가 ‘고의적으로’ 치우고 있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가학광산 예술의 전당 개관 행사에 6천여 만원을 사용하고, 가수 개런티에 3천여만원을 지급했는데 관객은 350여명 수준이라는 1면 기사를 게재한 것이 지난 7월중 발행한 신문이었다. 특정 공공기관에서 신문이 사라졌기에, 누가 신문을 가져갔는지 탐문했다. 또 공공기관 등에 비치한 신문을 가져가는 행위는 ‘절도’ 등 형사죄에 해당 될 수 있다는 자문도 받았다. 누가 신문을 집어갔는지에 대한 탐문을 통해 그가 누구인지도 확인했다. 그러나 좁은 지역사회이기에 확인으로만 그쳤다.

다시 9월 신문을 제작해 배포했다. 양기대 시장 등이 광명시의회 민간위탁조사위원회 위원들로부터 안산지검에 고발됐다는 내용이 1면에 게재됐다. 또 일부에서 신문이 사라지고 있다. 아파트 동 입구에 비치된 신문에 대해 조직적으로(?) 치우는 행위가 발생되고 있다는 ‘제보’도 들어오고 있다.

누가 왜 이런 비상식적인 행동들을 하고 있는 것일까? 언론은 ‘비판’을 생명으로 하고 있다. 사건을 보도하고, 그 사건이 왜 발생되게 된 것인지를 사실에 입각해 진실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저널리즘이다. 사실과 진실의 관계를 파헤치고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사건, 자체를 보도하는 것만으로도 큰 뉴스가 될 수도 있다.

있는 것을 있는 것으로만 보지 않고, 진실을 탐문하는 과정이 비판적 접근이다.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발로 뛰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과 진실은 때론 누군가를 불편하게 한다. 그것이 권력일 수도 있고, 권력을 추종하는 세력일 수도 있다. 권력을 통해 이익을 누리는 자들일 수도 있다. 이해관계 고리에 따라 울고 웃을 수 있다.

한 번이 아니고, 반복해서 신문을 치우는 행위가 조직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누가 이런 일을 자행하는 것일까? 폐지를 줍는 이들이 생계를 위해 신문을 집어 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먹고 사는 일은 숭고한 일이다. 고의성이 문제다.

신문은 언론사의 재산이다. 시민의 알 권리라는 공익을 위해 공공기관, 아파트 등에 배포하고 있다. 뉴스는 발로 뛰어 생산한 지적재산권이다. 그것을 훔쳐가는 것이다. 신문을 치우거나 훔치는 행위는 시민의 알권리를 방해하고, 심지어 시민의 알권리를 훔쳐가는 행위이다.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비판을 먹고 자라고 성장하는 시스템이다. 민주주의는 참여를 전제로 한다. 민주적 의견 수렴, 민주적 참여가 민주주의이다. 언론은 비판적 시각을 제공해서 시민의 눈을 키우고 민주주의를 신장시키는 일에 복무해야 한다. 양질의 언론이라면 민주주의에 순기능을 할 것이다.

그런데 누군가가 지역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범죄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누구인가? 그들의 입지가 불안한 것인가? 불안은 변칙과 반칙을 동반한다.

민주주의는 공정한 룰에 기반한다. 스웨덴에서 살고 온 어떤 강사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스웨덴이 북유럽 복지국가로서 전세계의 모범이 되는 힘은 그 사회의 정치적 힘으로부터 나온다고 한다. 사회민주주의 정치이념과 체제를 통해 복지국가를 만들어 왔고, 그 나라 국민들은 그 시스템을 지지한다. 그 나라의 정치인들과 공무원들을 신뢰한다. 그 사회가 공정하고, 가능하면 약자의 편이기 때문이다. 정치인과 공무원들이 공익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스웨덴에서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이들을 적극 지원한다는 것이다. 비판그룹을 육성하는 것이다. 왜 일까? 비판은 비난과 다른 것이기에, 비판이 그 나라의 민주주의, 복지국가를 발전시킨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광명지역에서 벌어지는 믿기지 않는 일들에 당혹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들의 왜곡된 충정의 결과가 무엇인지 생각할 줄 모르는 행위가 안타깝다. 좁은 지역에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임을 그들만 모르고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훼손하지 말고, 지켜가야 한다.

지역에는 적도 있고, 우군도 있다. 좋아하는 이도 있고, 싫어하는 이도 있다. 좋은 놈도 있고, 나쁜 놈도 있고, 이상한 놈도 있다. 나도 있고, 당신도 있다. 서로 다른 입장이라고 해도, 민주주의라고 하는 공정한 룰을 토대로 경쟁해야 한다. 원칙은 민주주의다. 광명지역이 그래도 살 만한 곳이라는 신뢰는 가질 수 있도록, 공동체 룰을 지켜가야 한다.

더 이상 신문을 치우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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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관 2013-10-07 12:48:25
손바닥으로 하늘은 가릴수 없지만 자기 눈은 가릴수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