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날 의전 ‘공방’....당장, 단상부터 낮춰라.
시민의날 의전 ‘공방’....당장, 단상부터 낮춰라.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3.10.08 10: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자의눈]시민의날 의전 불만..새누리당 의원들 단체 행동...시, 7일 입장 발표 ‘유감’...

▲ 시민의날 행사가 5일 열렸다. 각 동 단체원들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체육대회 행사를 펼쳤다.(사진. 시 제공) 그런데 이날 의전행사에서 해프닝이 발생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누적된 불만을 터트렸다.

의전이 말썽이다. 예의를 존중하는 나라여서 더욱 그럴 수 있다. 허례의식도 한 몫한다. 의전은 순서정하기다. 순서 정하기는 서열 정하기의 또 다른 면이다. 의전은 필요하다. 그런데 의전에 목 멜 필요까지는 없다. 의전이 지나쳐서, 소모전을 펼치는 경우도 종종있다. 문제는 ‘의전’이다.

시민의날 체육대회가 지난 10월5일 시민회관 운동장에서 펼쳐졌다. 각 동 단체와 단체원들이 이것저것을 준비해와 동별 대항전을 펼친다. 시민체육대회이고, 축제 성격의 행사이다. 매년 관행적으로 진행해 온 행사이다. 시민의날, 시민이 주인으로 설 수 있는 상징을 갖는 행사이다. 그 취지를 살려가는 행사인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여하튼 시민의날 행사는 그동안 동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단체원들과 동료들이 끼를 발산하고 즐기는 날이다.

공무원들이 시민의날에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의전이다. 정치인들이 다 모인다. 얼굴 도장을 쿡쿡 찍기에 딱 좋은 행사이다. 더욱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그런데 말썽이 생겼다. 식순지에서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이 빠졌다. 외국 출장 중이었다. 축전이 대신 왔다. 그러나 순서지에 빠진 것을 두고 새누리당 소속 시의원들 4명이 문제를 삼았다. 그리고 단상에 올라가, 서운함을 어필했다.

새누리당이 시민의날 행사장에서 노골적인 방식으로 의전의 섭섭함을 표시한 것은 누적된 불만 때문이다. 시 행사에서 손인춘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이라는 이유로 축사에서 배제되곤 했다. 불만이 누적된 차에, 이날 ‘날을 잡았다.’

대중들이 있는 곳에서의 단체행동은 '드러내기‘이다. 시민의날 화합하는 자리에서 화합하지 않는 의전의 뒷모습을 까발리는 것이다. 시 행사는 양기대 시장이 시민의 대표로 주재하는 행사이다. 양기대 시장은 민주당 소속이다. 민주당 소속 시장이 새누리당을 편가르고, 배제하는 불화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것이다.

지역구 국회의원과 비례대표는 다를 수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지역구민의 민심과 여론을 살피고, 그들의 이익을 우선 대변하는 것이다. 지역의 대표성이 있다. 지역을 기반으로 국가의 일을 보는 것이 지역구 국회의원이다.

비례대표 의원 역시도 국가의 일을 보는 것은 마찬가지다. 비례대표성이라는 ‘분야’의 특성을 살리고, 국가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우선적인 몫이다. 손인춘 의원의 경우는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지역위원장을 겸한 경우이다.

지역구 활동과 참여의 명분을 갖춘 경우이다. 양기대 시장이 불편할 이유는 없다. 같은 지역구의 민주당 소속 이언주 의원이 불편할 수는 있다. 그러나 같은 지역구를 놓고 미래 경쟁을 한다고 해도, 지역구 대표성은 이언주 의원에게 있다.

지역에서는 손인춘 의원에 대해 비례대표 정치인으로서, 지역 위원장으로서 ‘공공’을 위해 일하는 정치인으로 ‘대접’하면 될 일이다. 의전에서 제외할 이유도 없다. 굳이 서열과 순서가 필요하면, 지역구 의원 다음으로 하면 될 일이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섭섭함을 호소하는 것은 ‘순서의 나중’이 아닌, ‘배제’에 불만을 터트리는 것으로 보인다.

시는 7일 새누리당 의원들의 돌발행동에 대해 유감의 입장을 표시했다. 당일 행사에 대해 축전이 왔다는 사회자의 소개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자치단체 행사의 의전에 대해 자체 ‘메뉴얼’을 통해 오랫동안 실시해 왔다며, “광명시는 시민의 날 행사시 지역정치인 축사의 경우 시장, 시의회의장, 지역구 국회의원, 도의원 대표에 한정하여 축사를 하도록 의전 기준을 만들어 오랫동안 이를 시행해 왔다”고 밝혔다.

또한 “광명시는 그동안 시관련 행사에서 정당의 당협위원장인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축사문제는 탄력적으로 운영해 왔으며 앞으로도 행사의 원할한 진행을 위해 탄력적 운영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배제의 정치이냐, 화합과 포용의 정치이냐는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갖고 있느냐의 문제이다. 민주주의는 다른 입장과 의견을 수용하고, 경쟁하는 체제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의전이 진화하고 진보할 수 있을까. 시민들의 눈 높이는 무엇일까.

당일 행사장에서 한 어르신은 당장 저 높은 무대부터 시민의 눈 높이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