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신의 시와 사진의 만남
해바라기
기 호신
바람이 불지 않으면 울지 않기에
두터운 어둠 풀어
잠들었던 몸을 깨워냈습니다
푸르게 채워질 빈 곳간에
뜨거운 땀방울 차곡차곡 쌓아
순풍의 미소로 무르익던 어느 날
흔적 없이 몰아친 검은 그림자에
뿌리는 목 놓아 울고
가지는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저 멀리 웃고 있는 하늘길이
흔들 리며 흔들리며 가야하는 가시밭길이지만
목에 걸린 가시처럼 숨결을 막아서기에
불과 재의 시간을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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