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학광산동굴 공연장, 빙산의 일각일까?
가학광산동굴 공연장, 빙산의 일각일까?
  • 강찬호, 김춘승 기자
  • 승인 2013.12.09 08:4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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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가학광산동굴 공연장 공사 감사 청구 밝혀...시, 절차상 문제 없다는 입장

12월6일 자치행정위원회 소관 회계과 2014년도 예산심의에서 가학광산 공연장 안전보강공사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새누리당 소속 5명과 정의당 1명 의원은 이 건에 대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계획으로 같은 날 공익감사 청구 건을 발의해, 이 문제가 계속해서 이슈가 될 전망이다.

자치행정위는 6일 회계과 예산을 심의하면서 감사실과 사업부서인 테마개발과를 불렀다. 김익찬 의원은 설계변경 과정에서 계약심사가 이뤄지지 않은 경위를 질문했다.

가학광산 공연장 안전공사 1차 설계변경은 올해 7월16일자로 진행됐다. 회계과에서 수령한 계약심사의뢰서에는 ‘계약심사 제외대상’으로 기재돼있었다. 1차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기간은 8월31일로 연장됐다. 2차 설계변경은 8월27일 진행됐다. 당초 공사기간은 2월18일부터 7월27일이었다. 공사 마감 11일을 앞두고 설계변경이 이뤄졌다. 설계변경에 앞서 감사실 계약심사는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생략됐다.

시는 발주처의 필요에 따라 설계변경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과 긴급을 요하는 경우, 설계변경을 완료하기 전에 우선 시공을 할 수 있다고 점을 들어 절차상 문제점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는 “공사가 긴급을 요하고, 기일을 맞춰야 했다. 공사를 중지하면 흙이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라며,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시는 1,2차 설계변경을 통해 당초 공사금액 9억원에서 21억원으로 증가한 경위를 묻는 김익찬 의원의 질의에 시 관계자는 공사금액의 증액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고 답했다. 설계변경을 통한 공사금액의 추가 증액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답변이다.

서정식 의원은 “1,2차 설계변경으로 12억이 증가했다. 19일 동안 어떻게 12억을 쓸 수 있냐”고 질의했다. 시는 “설계변경이 되기 전에 공사가 가능하고, 발주청에서 설계변경하기 위해서 필요한 서류 만들고 공사를 지시한다.”고 답변했다. 서 의원은 “5개월 공사에 9억으로 낙찰 받았다. 준공일 열흘 남겨두고 12억이 투입되었는데 이런 공사가 맞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융복합도시개발단장은 “동굴 공연장 공연은 선례 없었고, 설계 당시에 미흡했다. 토사가 예상보다 많이 나왔다. 보강 사항이 많아 사업량이 증가하여 투입예산도 증가했다. 처음부터 추가 예산을 생각하지 못했다. 보강공, 데크, 계단 설치에 사업비 증가했다. 토공량, 락볼트, 안전망 설치에 기존보다 공사량이 증가했다.”고 답변했다.

테마개발과장도 “공연장은 힘든 공사이다. 계단을 밟고 천공하는 공사는 난공사이다. 동굴 내부만 공사 시작했다가, 확실히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책추진보전금으로 보강공사를 진행했다.”고 답했다.


김익찬 의원은 일부 공사는 마무리 된 부분도 있고, 일부 공사는 진행 중이었는데도 계약심사를 진행하지 않은 것은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는 설계변경을 진행한 부분에 대한 공사가 마무리 된 것으로 선공사가 가능한 사안이었기에 계약심사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공사의 긴급성에 대해서는 “흙이 계속 아래로 흘렀고, 분리 발주가 힘들었다.”며, “협소한 공간이어서 장비 이용보다는 사람을 통해 작업을 하느라 인건비 비중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토사는 당초 8톤 차량 40대를 예상했으나, 500대 분량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시의회는 최초 공사 발주와 설계변경 시점, 공사 기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난 공사금액, 설계변경을 생략한 경위의 타당성 등에 가학광산 공연장 보강공사에 대해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감사원 감사 청구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겠다는 입장이다.

시는 절차상의 문제점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최초 공사 발주와 설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시인했다. 가학광산 동굴에 ‘예술의 전당’을 짓겠다는 발상부터가 ‘물 먹는 하마’와 같은 일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시의회 질의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가 빙산의 일각인지, 아니면 난공사에 대해 불가피성인지가 향후 쟁점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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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늑대 2013-12-10 10:50:04
9억이 22억이 되는 설계변경이라면 검은 늑대가 하얀 양이 되는 것이 무리인가요.
마술의 상자인 설계변경... 이번 참에 시민들이 한번 까봅시다.

넘 심하네요. 2013-12-10 09:42:40
이건 심한 일이네요. 지자체의 수준이 이 정도 밖에 아나되나요? 심각한 상황입니다. 설계자가 머하자는 것이었는지 밝혀야할 의무가 시의원님들의 역할이지요. 장례식장, 결혼식장 다닐 일이 아니네요.

끝까지 2013-12-09 12:27:02
좋은 기사입니다. 한 사람의 짧은 소견으로 진행되는 혈세낭비 막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