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친구들이 재미는 있었을까?
이 친구들이 재미는 있었을까?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4.01.26 20:0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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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에 진로를 묻는 학생들을 만나다.

지역에서 청소년을 만나는 일은 드물지만, 즐겁다. 그것도 먼저 연락을 해와 만날 수 있어서 더욱 반가웠다. 이메일로 지역언론에 대한 궁금증을 물어왔다. 진로탐색의 느낌이 들었다. 이메일보다는 직접 만나 대화하자고 제안했고, 두 세 번의 이메일 약속을 거쳐 만났다.

 

혁신학교인 운사고 소희 양, 소연 양, 원균 군(왼쪽부터)은 신문방송 등 언론분야에 대한 진로를 탐색하는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만남은 1월26일 일요일 오후5시 철산동 자연드림 카페에서 이뤄졌다. 일부러 자연드림 카페를 제안했다. 운산고 세명의 친구들이 시간에 맞춰 왔다. 난 커피를 시키고, 이 친구들에게는 공정무역 초콜릿을 시켜 주었다. 철산동 자연드림 카페는 아이쿱 광명나래생협에서 운영하는 카페로, 매장 안에 있다. 지역언론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온 친구들에게, 협동조합과 공정무역의 가치를 안내하고자 함이었다. 협동조합을 아는지 질문했고, 친구들은 아는대로 대답했다. 소비자생협, 협동조합, 공정무역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 주었다. 자연드림 매장과 카페가 소비자 조합원들의 참여와 힘으로 만들어진 협동조합이라고도 알려주었다. 말문도 트고, 공간에 대한 소개를 한 후 본격적인 대화에 들어갔다.

운산고 학생들이 연락을 해 온 이유는 자신들의 방학 중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서다. 운산고는 학기 중에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혁신학교의 특성을 프로젝트 참여 활동을 통해 특색화하는 학교이다. 그 중 지역의 대표적인 시인인 ‘기형도 프로젝트’는 많이 알려져 있다. 올해로 3년차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매년 2학년들이 중심이 되어 일년동안 기형도 프로젝트를 수업과 활동으로 진행하고, 연말에 활동결과를 발표하는 방식이다. 여타의 프로젝트도 그런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방학 중 운산고 학생들의 프로젝트는 진로 탐색으로, 이름은 ‘공명프로젝트’이다. 올해 고3이 되는 300여명의 학생들 중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신이 앞으로 선택할 진로나 전공에 대해 탐색을 하는 프로젝트이다. 이 친구들의 말대로라면 100여명 정도의 학생들이 저마다의 전공, 진로를 찾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중 이날 만난 친구들은 ‘언론정보신문방송팀’이다. 세명의 학생이 지원해 팀을 구성했다. ‘제4의권력’이라는 별칭도 정했다. 이 팀의 프로젝트 기간은 1월10일부터 2월28일까지이다. 팀원들끼리 총 만남은 9차례로 계획되어 있다. 이들은 우선 ‘언론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고 함께 토론했다. 이어 지역의 3곳 언론사를 방문하거나 간접 인터뷰 방식을 통해 지역언론에 대해 알아 보고, 나름대로 자신들의 문제의식을 발전시켜보는 프로젝트이다.

이날 만난 학생들은 임원균, 김소연, 김소희 학생들이다. 원균 군은 지난해 기형도 프로젝트에서 사진극 부문 시나리오팀에 참여해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나름 글 솜씨가 있는 친구로 보인다. 스스로 글쓰는 것을 좋아해서 언론분야 진로팀에 참여한 것이지만, 아직 뚜렷한 진로가 정해진 것은 없다며 고민 중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소연양 은 이 팀의 팀장으로 직접 연락해온 친구이다. 아나운서, 뉴스앵커가 꿈이다. 소희 양은 스포츠분야 아나운서가 꿈이다. 축구를 좋아해 기성용 선수를 좋아했고, 지금은 손홍민 선수를 좋아한다.

이들은 각 지역언론의 창간 경위, 그동안의 경과에 대해 궁금해했다. 그에 대한 답으로 2002년 시민단체에서 만들어진 신문으로 영리보다는 비영리 지향의 신문으로 지금까지 해왔다고 광명시민신문을 안내했다. 덧붙여 오마이뉴스처럼 시민기자 참여형으로 시작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고 말했다. 앞으로 협동조합형 신문으로 발전해 갔으면 좋겠다며,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의 가치에 대해서도 안내했다. 지역언론의 역할과 필요성을 지역 민주주의 발전과 결부시켜 설명도 해보았다. 학생들, 청소년들이 행복하도록 진로를 맘껏 열어주는 사회였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덧붙였다.

한 시간 정도의 만남은 금새 지나갔다. 도움이 됐을까. 서로 이해와 공감은 됐을까. 혹시나 이야기가 어렵지는 않았을까. 재미는 있었을까. 걱정과 아쉬움이 생겼다. 학생들이 학교와 교과서 안에 갇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학생들이, 청소년들이 지역과 세상을 더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 세상에는 다양한 길이 존재한다는 것을 경험했으면 좋겠다. 이 친구들의 프로젝트가 소기의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 지역에서 청소년들을 만나는 일을 드물지만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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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하다 2014-01-28 09:23:46
앞으로도 좋은 기사 부탁해요~! 굿!!

참신하다 2014-01-28 09:15:50
앞으로도 좋은 기사 부탁해요~! 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