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놈 위에 나는 놈도 있다’...광명시의회 의장단 선출, 반쪽 출발
‘뛰는 놈 위에 나는 놈도 있다’...광명시의회 의장단 선출, 반쪽 출발
  • 강찬호, 김춘승 기자
  • 승인 2014.07.07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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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장으로 조화영, 부의장으로 이병주 의원 선출...13명중 7명만 참석.

7월7일, 광명시의회 7대 의회가 개원했다. 의장 선출 과정에서 반쪽 출발을 보여줬다.

‘닭 쫓던 개가 지붕 처다 보는’ 상황이 됐다. 역시나 유권자들의 기대를 뒤로 했다. 구태 정치를 재현하는 듯하다. 타협과 양보의 성숙한 민주주의는 뒷전이다.

7대 광명시의회 의장으로 4선의 나상성 의원도 아니고, 3선의 이병주 의원도 아니었다. 의장에 의욕을 비쳤던 전임 의장 정용연 의원도 아니었다. 재선의 조화영 의원이 의장으로 선출됐다.

그러나 조화영 의원의 의장 선출은 사실상 반쪽 의회의 출발이어서, 향후 의회 운영에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시민들은 당을 보고 선출했지만, 출발부터 당 보다는 정치이익을 쫓는 모양새이다.

당초 의장은 4선의 나상성 의원과 재선의 정용연 의원의 경쟁으로 전망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이 8석, 새누리당이 5석인 상황이다. 여기에 재선의 조화영 의원이 가세했다.

의장단 선출을 위해 시의회는 7월7일 오전 10시에 개원했다. 이에 앞서 나상성 의원과 정용연 의원은 시의회 1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상반기는 나상성 의원이, 하반기는 정용연 의원이 하는 것으로 새정치민주연합 차원에서 잠정 합의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나상성 의원은 “그동안 많은 유언비어가 나돌았지만 사실과 다른 거짓에 불과한 내용들로 오해가 많았다. 상생과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며 지켜봐줄 것을 호소했다.

정용연 의원도 “제 욕심이 과했다. 다선 의원을 배려하고, 마음을 배워야 했다. 깨달음을 얻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정용연 의원은 자신이 ‘사퇴’하는 것이라고 말했고, 나상성 의원은 정 의원이 ‘양보’를 해준 것이라고 표현했다. 기자회견 후 둘은 서로 손을 잡고 손을 번쩍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함께 협력할 것이라 정치적 의지를 표출했다.

본회의에 앞서 나상성 의원(왼쪽)과 정용연 의원이 기자회견을 갖고 각각 상,하반기 의장을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이날 기자회견은 당초 9시 30분에 이뤄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조율이 지연됐다. 10시 본회의 10분 전에 극적으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당초 이병주 의원이 함께 하기로 했지만, 이 의원은 참여하지 않았다. 나 의원은 전반기에 의장은 본인이, 부의장은 3선의 이병주의 의원이 하기로 됐다고 밝혔다. 이병주 의원이 참석하지 않은 것이 ‘어떤 신호’를 암시했던 것일까.

오전10시 개원한 의회는 의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정회했다. 이어 오후 2시에 개원했다. 의장 선출이 진행됐지만 참석 의원은 13명 의원 중, 7명이었다. 새민련에서는 조화영, 이길숙 의원이 새누리당에서는 5명 의원 전원이 출석했다. 7명으로 속개하고 의장과 부의장 선출에 들어갔다.

결과는 7명이 투표에 참여해 의장 투표에 6명이 찬성했고, 한 명이 기권해 조화영 의원이 의장으로 선출됐다. 이어 이병주 의원은 7명이 찬성해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의장을 준비해왔던 나성성 의원과 정용연 의원은 '지붕 처다 보는' 상황이 됐다. 정용연 의원은 본인이 양보하면 정리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외의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당혹스러워 했다. 나상성 의원은 오전 기자회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차원의 잠정 결정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이날 새민련 경기도당 관계자도 시의회를 찾아 당 차원에서 의장 선출을 위한 사전 조율을 위해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백재현 국회의원도 적극 나서서, 중재에 나섰다는 후문이지만, 조화영 의원과 이길숙 의원이 의견에 따르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새민련 차원에서 뭔가 파열이 존재하는 양상이다. 갑과 을 간에 잡음이고, 차기 총선을 앞둔 기싸움 같기도 하다.

조화영 의장 선출을 두고 반응도 각양각색이다. 새민련 선배, 동료 의원들을 제끼고 조화영 의원과 이길숙 의원이 새누리당과 손잡은 모양새는 다른 새민련 의원들에게 달갑지 않을 것이다.

시민 모씨는 정치 9단만 있는 줄 알았는데, 정치 10단은 따로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는 정용연 의원 뒤에 조화영이 있었다고 평했다. 또 다른 이는 새민련이 새누리당에 끌려가는 모습이라며, 향후 상황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시민은 당을 보고 투표를 해주었지만 광명시의회는 당 보다는 개개인의 정치적 판단을 우선하는 출발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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