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상에 가장 행복한 나라, 덴마크 사람들
지구 상에 가장 행복한 나라, 덴마크 사람들
  • 양영희(하중초 교사)
  • 승인 2014.11.21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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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오연호/오마이북 2014.10.19.

무수한 타자들의 절망을 지켜보며 극도의 불안으로 근근이 버티는 대한민국에서의 삶에 행복이란 말을 붙들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행복해지고 싶다는 꿈은 어떤 신뢰와 경험으로부터 가능한데 우리는 현재보다 점점 더 나빠지지 않을까 염려할 뿐이다.

그런데 행복이 상식이 되어 있고 마치 숨을 쉬듯 자연스런 사람들이 지금 지구에 살고 있었다. 그들은 아침 출근길에 발걸음이 무거우면 멈춰 서서 나는 왜 즐겁지 않은지 자신을 들여다본다고 한다. 그리고 그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잠시 직장을 그만두고 자기 탐색의 시간을 갖는다. 굳이 바쁘게 걷지 않아도 이미 튼튼하게 구축된 사회시스템이 그 과정을 지원해 주기 때문이다. 교육과 의료비가 모두 지원되고 중학교 졸업, 고등학교 졸업, 그리고 성인들을 위한 평생학습과 진로 재탐색이 언제라도 가능하다. 실직상태에서의 지원이 일할 때 임금의 90%가 2년 동안 지급된다. 그리고 재취업을 위한 모든 과정도 국가가 지원한다. 그들은 일이 싫어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맞거나 더 행복한 나날들을 기획하고 디자인할 인생설계를 늘 할 수 있는 자기시간을 원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덴마크에서는 평생 5~6번의 직업을 경험한다고 한다. 이런 상황은 기업이 사원복지를 고민하고 늘리는 효과도 가져왔다. 협동조합이 많고 중소기업이 중심인 이 나라에서는 직원들이 회사에 더 오래 머물게 할 방법을 연구하게 된다. 그래서 아침과 점심을 신선한 과일과 차를 늘 제공한다. 생태적 의식이 높은 그들은 자전거를 애용하는데 자전거를 출근하면 땀이 남으로 회사에 샤워시설도 구비해 놓는다. 어떤 곳은 가정의 세탁물, 우편물, 세금까지 회사에서 서비스해 준다. 심지어 주말이나 저녁에 가족을 위한 맞춤 도시락을 아주 좋은 재료와 저렴한 가격으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은 직원들이 회사에서 어떤 걱정도 없이 일하게 하려는 배려이며 가정에서는 충분히 쉴 수 있도록 신경 써 주는 것이다.

어떤 일도, 어떤 사람도 더 중요하거나 우월함이 없다는 평등의식은 온 나라를 지배하고 있으며 교수도 의사도 식당 종업원도 똑 같이 존중된다. 그들은 인간이 하는 모든 일은 다 소중하고 필요하기에 그것을 담당하는 사람을 계급으로 대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더 좋아하는 일을 재능에 맞는 일을 하며 그 모든 것이 우월없이 사회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여긴다. 그들은 오랜 시간동안 다른 사람들이 낸 세금으로 교육받고 의료서비스를 받은 일을 기억한다. 그리고 삶의 곳곳에 혼자가 아닌 사회 안전망에 의해 자신의 행복이 유지 되고 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 그래서 높은 세금을 부담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여긴다. 그 모든 혜택이 자신과 자녀들을 위해 아주 잘 쓰이고 있음을 경험으로 신뢰하기 때문이다. 부자들은 수입의 50%까지 세금을 내고 보통의 경우 35%정도를 부담한다. 그런데 이미 사회에 긴급한 일들은 모두 국가가 해결해 주고 있기에 그들은 걱정이 없다.

걱정이 없으면 사람들의 태도는 많이 달라진다. 우리가 말하는 삶의 질은 바로 이 걱정 없음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렇게 생긴 여유는 가족과 이웃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세상은 따뜻하게 변한다. 또 자신의 삶을 더 깊고 풍요롭게 만끽하며 주변에 관대해 지고 협력과 연대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시작은 150년 정의 깨어있는 시민을 위한 노력을 보여준 그룬트비에 있었고 그들은 아직도 자신들의 사회에 대한 질문과 답을 거기서 찾고 실현해 가고 있었다. 이곳은 노동조합 가입율이 70% 가까이 된다. 그들은 연대의 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누구도 혼자서 행복해질 수 없음을 안다. 그들은 말한다. 노조에 가입하지 않아야 할 이유가 어디 있냐고

초등학교 중학교를 합쳐 9년간의 교육을 한다. 교사도 마을 주치의도 한번 지역에 오면 평생을 같은 곳에 머물며 그곳 주민으로 생활한다. 7년 동안 시험과 등수 매김이 한 번도 없다. 9학년을 마치면 에프터스콜레라는 일 년간 인생학교에 다닌다. 16살이 되는 때는 부모도 자녀도 같이 지내기 힘든 나이다. 이 시기에 자신이 살아갈 미래를 설계하고 자신의 삶을 충분히 탐색하게 한다. 부모와 떨어져 같은 생각을 가진 친구들과 공부하고 토론하며 생각을 정리하고 키워간다. 그 시간이 청소년들을 엄청나게 성장시킨다고 그들은 말한다. 아이들끼리도 에프터스콜레를 다녀왔는지 대화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고 한다. 언어의 깊이가 달라져 있음을 느낀다고 한다.

그들은 대학을 많이 가지 않는다. 중학교 졸업과 고등학교 졸업 후 진로탐색을 한 후 정말 필요하고 느끼는 학생들만이 대학을 선택한다. 그렇다고 고등학교 이후 배움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언제라도 일을 멈추고 자신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는 혹은 좀 더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재탐색하고 인문학공부 등을 할 수 있는 평생학습 기회가 가까이 있다.

UN행복지수 1위의 나라 덴마크는 우리나라 국토의 5/1, 경상도 크기의 인구 560만명인 나라며, 일 년 내내 해가 잘 비추지 않고 풍경도 별루인 나라다. 그곳은 교실에서 배운 내용이 사회에서 그대로 인정되고 연결되는 현실화가 전 사회의 신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자유와 평등, 안정, 신뢰, 이웃, 환경의 키워드가 덴마크 모든 곳에 스며들어 있으며 개인은 자존감과 우리라는 연대의식을 갖고 있다. 그 시작은 150년 정의 깨어있는 시민을 위한 노력을 보여준 그룬트비에 있었고 그들은 아직도 자신들의 사회에 대한 질문과 답을 거기서 찾고 실현해 가고 있다고 한다.

단숨에 읽어버린 별천지 같은 덴마크 이야기는 환상적이었다. 이런 행복이 지구상에서 실현가능함을 보는 신기함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몹시 화나고 원래 보다 훨씬 더 불행하게 느껴지는 우리 모습이 또렷해졌다. 그러니 우리는 어디서부터 무엇부터 해야 하는가? 너무나 긴 시간동안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는 경험이 역사가 돼버린 이 땅은 어떻게 행복이란 말을 찾아와야 할까? 아이들을 지금과는 다른 세상에 살게 할 수 있을까? 페이지 넘기는 건 쉬웠지만 책을 덮고 고민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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