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 아시죠?
'공정무역' 아시죠?
  • 김은형(광명나래아이쿱생협 식품생활위원장)
  • 승인 2014.12.10 0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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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시민신문.광명나래아이쿱생협 공동기획]윤리적소비를 말한다.

 

사진 1. 영국 가스탕 공정무역마을 창시자인 브루스 크라우더씨 (왼쪽). 현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2. 강가의 흙탕물을 마시는 아이
사진3. 마을에 우물을 만들어준 모습.

제가 오늘 '공정무역'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저의 공정무역에 관한 이야기는 2010년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제가 컴패션을 통해 만난 어린 아이들은 우리가 TV로 보는것 이상으로 훨씬 더 큰 고통속에서 매일매일을 살아가고 있었습 니다. '도대체 이럴 수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눈에서는 눈물이 나오고 가슴은 아프고 무엇을 도와줘야 할지 도무지 모르 겠고.. 당시 함께 봉사온 영국의 대학생으로부터 '공정무역'에 관한 이야기를 처음 듣게 됩니다. 한국에 돌아와 찾아보니 다행히 우리나라에도 '공정무역'을 취급하고 있는 단체가 있었습니다.

언젠가 조합원들에게 공정무역에 대해서 자세히 알려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해마다 5월 둘째주는 세계공정무역의 날입니다. 그것을 기념하고 알리고자 2013년 5월, 서울시에서는 국제 공정무역 심포지움을 열었습니다. 마침 공정무역에 관한 취재를 해야 했던 저는 서울시청 서소문청사로 갔습니다. 4시간의 심포지움이 끝나고 강당 뒷편에서 만난 동티모르의 커피생산자에게 아이쿱생협의 조합원이기도 하다는 제 소개를 하자 갑자기 두손 모아 허리숙여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Thank you, so much. thank you."

그렇게 인사한 이유는 이러했습니다. 1.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수 있게 되었다. 2. 매일 두시간을 걸어 물을 길어왔는데 마을에 우물이 생겨 이제 걱정없다. 3. 병원도 갈 수 있게 되었고, 상상도 못했던 도서관이 마을에 생겼다. 4.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생계를 위해 뿔뿔이 흩어져 살았는데 지금은 다함께 살고 있다. 등등..

영국 가스탕은 인구5천명의 작은 도시로 세계 최초의 공정무역 마을입니다. 이에 앞장선 사람은 브루스 크라우더씨로 전쟁 난민구호 등의 활동을 하는 영국 시민단체 옥스팜에서 활동할 당시 느꼈던 점을 공정무역을 통해 실천해야겠다는 결심으로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분도 국제심포지엄에 오셨는데 '20년전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공정무역이 이제는 세계 곳곳에서 운동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는데 감회가 어떠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밥을 먹고 학교를 가고 삶의 기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단지 그것만이 가난한 사람들의 꿈이었는데 그것이 해결 되었는데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빈곤퇴치를 위해 시작한 일이 그 빈곤이 해결되었는데 내 기분이 어떨것 같느냐.."

'윤리적소비'라는 단어는 본래 우리나라에는 없던 말입니다. 자본주의가 가장 발달한 서유럽에서 태어난 말인데 '생각없이 반복되는 일상적 소비행위에 반성과 도덕을 끌어들인 소비자 운동으로 인간과 동물, 자연과 환경을 착취하거나 해를 가하지 않은 상품을 구매하자'는 움직임이 1980년대 후반부터 영국에서 시작되면서 윤리적소비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윤리'라는 말의 사전적의미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하거나 지켜야할 도리'이고, '소비'는 사라질소, 쓸비의 한자로 사전적의미는 '돈이나 물건 등을 써서 없앰'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렇다면 '윤리적소비'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행하고 지켜야할 도리로 돈이나 물건을 쓰자. 라는 말이 되겠습니다.

몇 해 전 코카콜라는 인도의 수자원을 착취하는 기업, 로레알은 잔인한 동물실험을 자행하는 기업, 스타벅스는 가난한 생산자 들을 착취하여 헐값에 커피원두를 사들이는 기업이라는 비윤리 적인 측면을 지적당하면서 기업평판 하락 및 소비자 불매 운동에 직면한 바 있었습니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공인구였던 15만 원짜리 '피버노바'를 만들기 위해 파키스탄의 어린이들은 300원도 안 되는 터무니없이 낮은 일당을 받으며 하루에 12시간 이상 손바느질을 해야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 면서 일각에서는 피버노바 불매운동이 일어났고, 세계축구연맹 (FIFA)은 공식 경기에서 파키스탄산 축구공의 사용을 금지하기 에 이르렀습니다. 제품의 윤리적 측면에 관심을 가지는 새로운 소비자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다국적 기업들도 이에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그러한 현상은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4년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11위의 커비소비국이 되었고, 사탕수수가 나지도 않는 나라에 국민 1인당 설탕 섭취량이 연평균 24kg이라고 합니다. 1년 동안 자연드림 유기원당 450g 짜리를 53봉지 먹는 셈입니다.

공정무역은 세계의 각종 기금과 구호단체들이 제3세계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더욱 더 가난해져만 가는 제3세계 빈곤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선진국과의 불공정 한 거래이기에 이를 개선하고자 약 50여 년 전 미국과 유럽 에서 시작된 대안 혹은 공정 무역이라고 불리면서 시작되었습 니다. 우리나라는 2003년 아름다운 가게에서 네팔과 인도의 수공예품을 팔면서 '대안무역'이란 이름으로 공정무역을 처음 알렸습니다. 현재는 두레생협과 YMCA, 페어트레이드코리아, 한국공정무역연합, 기아대책 행복한나눔 그리고 아이쿱생협이 공정무역단체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아이쿱생협은 2009년에 가장 뒤늦게 공정무역에 참여했지만 규모 면에서는 뒤지지 않습니다. 아이쿱생협의 공정무역 물품 가격에 포함되어 있는 공정무역기금 마스코바도(100원+연대 기금100원), 초콜릿(20원), 후추&올리브유(100원), 원두커피 (200원/400원) 기금은 필리핀 마을재건과 마을에 우물파기, 학교&도서관 건립, 장학금, 생산에 필요한 차량구입, 시설건립 등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또한 2010년에는 7109명의 조합원과 생산자, 직원들이 함께 모금한 165,887,830원으로 필리핀 파나이 섬 (필리핀에서 가난한사람이 가장 많은 섬)에 마스코바도 공장을 건립하여 필리핀 50여 소작농가와 가족들, 여성노동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그전에는 먹고살기조차 힘들었던 이 마을에 현재는 아이들 교육까지 가능해졌습니다.

2010년 동티모르에서 봉사했던 영국인친구가 한국은 공정무역을 하느냐라고 질문했을때 당시에는 공정무역이 무엇인지 몰라 대답하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공정무역을 먼저 시작한 단체들이 있었기에 다행스러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오늘도 커피를 마셨습니다. 그런데 공정무역커피를 마셨습 니다. 아이쿱생협 조합원으로 있는 한 공정무역설탕과 커피, 마스코바도캔디, 올리브유, 초콜릿, 와인, 후추를 사용하는 동안 만큼은 제 자신이 윤리적 소비를 하고 있다고 느낄것 같습니다.

이왕에 먹고 쓰는 물품.. 같은 가격도 아닌 더 저렴하기도 한 공정무역물품으로 사용해보시면 어떨까요.

동영상_공정무역 착한초콜릿
http://www.youtube.com/watch?v=GWRS5uku-hU

동영상_아이쿱생협 공정무역 마스코바도공장 준공식
http://youtu.be/CwFCz08mTc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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