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휴가, ‘아메리칸 드림’입니까? ‘대니쉬 드림’입니까?
올 여름휴가, ‘아메리칸 드림’입니까? ‘대니쉬 드림’입니까?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5.08.0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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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덴마크 엿보기 그리고 우리가 꿈꾸는 복지국가.

밀레네 뤼달은 이 책을 통해 덴마크 사회는 행복의 조건, 토대를 잘 갖춘 나라라고 소개한다.

휴가철이다. 몸도 마음도 느슨해지는 때이다. 푹푹 찌는 더위 속에서 일하는 것은 어쩌면 비효율성의 또 다른 이름일 수도 있다. 에어컨 빵빵한 사무실에서 일하는 이들이야 그런 걱정이 없겠지만. 그런데 빵빵한 에어컨 사무실은 지구 온난화라는 또 다른 원인을 제공하는 행위이니, 영 찝찝하다.

휴가철에 집어든 한 권의 책. ‘덴마크 사람들처럼’. 18살에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인 덴마크를 뒤로하고, 또 다른 행복을 찾아 나서겠다며 프랑스행을 결행한 ‘말레네 뤼달’이 쓴 책이다. 그녀는 그 이후 프랑스 파리에서 20년 가까이 살고 있다. 떠나 보니 집 좋은 것을 알았음에도, 그는 프랑스에 체류하고 있다. 그리고 뒤돌아보니 덴마크라는 나라는 ‘참 독보적인 나라’구나 하는 통찰을 얻는다. 그리고 그 통찰을 탐색하고 책으로 엮었다. 덴마크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를 10개의 키워드를 통해 설명한다. 그녀는 ‘아메리칸 드림’이 누구나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었다면, 현재는 아메리칸 드림이 아니라 ‘대니쉬 드림’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적어도 그녀에게는 대니쉬 드림이 아메리칸 드림보다 행복에 관한한 우월하다.

사람은 언제 행복한가.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매우 주관적이다. 그럼에도 행복감을 누리는데 적합한 사회적 조건, 토대를 물을 수 있다. 그러한 토대의 측면에서 볼 때 덴마크는 지구상에서 가장 잘 갖춰진 나라이다. 저자는 자신이 덴마크에서 태어난 것은 ‘행운’이라고 말한다. 그 행운이 궁금하다면 저자를 만나보거나, 덴마크로 여행을 해보면 될 일이다. 그들이 행복한지 인터뷰하고 그들의 표정, 감정을 느끼면 된다. 직접 여행이 불가능하다면, 간접 경험으로 독서를 활용할 일이다. 읽는 내내 부럽고 즐거웠다. 우리와 먼 현실에 답답함도 느꼈지만, 그래도 지구상에 이런 나라들이 존재한다는 것에 위안을 얻었다. 대리만족.

오연호 대표도 덴마크 방문을 통해 그들이 행복한 이유를 추적한다. 그리고 지금 여기서 꿈틀 거리자고 제안한다.



말레나 뤼달은 10개의 키워드, 즉 ‘신뢰, 교육, 자유와 자율성, 기회균등, 현실적인 기대, 공동체 의식, 가정과 일의 균형, 돈에 초연한 태도, 겸손, 남녀평등’을 통해 덴마크 사회를 소개하고 설명한다.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도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라는 책을 통해 덴마크 사회를 소개했다. 몇 개의 열쇳말을 통해 그 사회를 들여다보았고, 풍부한 현지인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행복감을 독자에게 설득했다. 오 대표는 내 안에 덴마크를 꿈꾸는 이들을 규합하며, ‘꿈틀이 마을’을 만들자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내국인의 시선이던, 외국인의 시선이던 덴마크 사람들이 지구상에 어느 나라보다 행복한 사회적 조건을 갖춘 나라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덴마크 사람들은 복지국가를 통해 안정된 삶을 보장받고 있다. 복지국가를 지지하고 유지하기 위한 탄탄한 신뢰를 갖추고 있다. 5퍼센트가 아닌 95퍼센트를 위한 교육제도를 통해 누구나 자신의 재능을 찾고, 직업과 연결하고 있다. 개인은 자유, 자율성을 통해 높은 존엄성을 유지하고 있다. 사회는 평등을 통해 개인의 존엄성을 지지하고 있다. 자유, 평등의 가치를 통해 사회는 꼼꼼하게 구성되고 질서를 만들어 가고 있다. 비교할 이유가 없고, 비교를 통한 우위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 경쟁을 당연시 여기고, 상대적 비교를 통해 우월감을 자존감으로 연결 짓고 사는 천박한 사회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사회적 품격이 덴마크의 문화이다.

복지국가 운동의 전도사, 이상이 교수는 '역동적 복지국가' 운동을 제안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후반 ‘유러피언드림’이라는 책을 읽고 추천했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럽, 특히 북유럽 복지국가에 대한 꿈을 정치적 이정표로 삼고자 한 정치적 깨달음일 것이다. 먼 미래이기에, 꿈을 접는 것이 맞는 것일까. 가야 할 길이기에 꿈을 꾸고 포기하지 않는 것이 맞는 것일까. ‘복지국가가 내게 좋은 19가지’의 저자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대표는 늦더라도, 멀더라도 ‘복지국가’에 대해 적극적인 꿈을 꾸자고 제안하며, ‘역동적 복지국가 운동’을 펼치고 있다.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은 현존하는 지구상의 나라이다. 우리나라보다 경제규모가 작은 때에 이미, 복지국가를 시작한 나라들이다. 온갖 이전투구가 판치는 한국사회에서 미래에 대한 꿈을 꾸자고 하는 것은 자칫 사기꾼으로 치부 될 수도 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갈 길은 이것뿐인데. 멀리 내다보고, 지금 여기에서 차곡차곡 ‘현실적 기대’를 마련하고 실현해가야 할지 않을까.

2015년 8월 여름 휴가철. 덴마크 복지국가 그리고 역동적 복지국가 운동을 소개한 책들에 대해 독자 여러분들의 일독을 권한다.

<덴마크사람들처럼> 로그인 출판사, 밀레네 뤼달 지음.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오마이북 출판사, 오연호 지음.
<복지국가가 내게 좋은 19가지> 메디치 출판사, 이상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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