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놀며 배우는 아이들
몸으로 놀며 배우는 아이들
  • 풀씨학교
  • 승인 2015.10.0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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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재밌는 풀씨학교 이야기

방학동안 조용했던 풀씨학교가 개학을 맞았습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신나게 뛰어다니는 개구장이들로 옥길동이 들썩들썩합니다.
학교에 온 아이들은 각 반과 복도 운동장과 텃밭 그리고 몸터까지 번갈아가며 누빕니다.
오랜만에 버드나무샘을 만난 풀씨아이들은 “몸놀이! 몸놀이 오늘해”하고 묻다가도,
대답하기도 전에 후다닥 다른 곳으로 뛰어 가버립니다.

아이들과 마주 앉아 보니 키가 크고 의젓해졌습니다. 얼굴이 새까매지고, 밝은 웃음과 함께 생기 있어졌습니다. 말도 또박또박 제 목소리를 내는 아이들. 방학동안 많이 뛰어놀면서정말 많이 성장하였구나를 느낍니다.

본격적인 몸놀이 시작 전, 재밌는 몸풀기 체조를 하려는데 경아는 월화수목금토일 체조를, 혜정은 YMCA체조를, 경미는 아이쿠 체조를 하자고 합니다. 각자 하고 싶은 체조가 다 다릅니다. 체조를 하면서도 뭐가 그렇게 좋은지 선생님과 눈만 마주쳐도 싱글벙글 웃고, 저이들끼리 마주보며 꺄르르 웃습니다. 몇몇 아이들은 “버드나무 우리 집에 초대하고 싶었는데 담에 초대하면 꼭 놀러와” “나도 방학동안 버드나무 보고 싶었는데 내가 버드나무 좋아하는거 알지? 나 버드나무 진짜 좋아해 알지”합니다. “나도 진짜 좋아해” “마실초대 꼭 해줘”하니, 나를 꼬옥 안아주고 자리로 돌아갑니다.


오늘은 5세들과 1학기 때 했던 꿈속 귀신 이야기놀이와 독수리 상어 늑대놀이를 같이하며 몸놀이를 했습니다. 놀이를 알고 보면 아주 쉽습니다.

꿈속 귀신이야기는 선생님이 귀신이고, 아이들을 잡으면 되는 놀이입니다. 귀신도 우리가 알고 있는 귀신하면 TV에 나올법한 무서운 귀신들도 있지만 풀씨에 나타나는 귀신은 아이들과 놀아주는 놀이 귀신이기에 무서움이라고 하나도 없습니다. 간지럼 태우는 귀신, 뽀뽀하는 귀신, 코딱지 묻히는 귀신, 넘어뜨리는 귀신...등등 계속 귀신이 등장하는데, 필사적으로 몸터를 순식간에 몇 바퀴씩 달려 도망갑니다. 앞만 보고 전속력으로 달리기입니다. 평소에는 그냥 걸어가다가도 넘어지고, 떨어진 거 주우려고 숙이다가도 넘어지는 아이들이 이 때 만큼은 엄청 잘 달립니다. 다섯 살인데도 이 넓은 몸 터를 얼마나 잘 달리는지 버드나무가 잡기 힘들 정도입니다.

독수리상어늑대 놀이는 조금은 더 복잡해집니다. 앞만 보고 뛰어 달리는 놀이에 익숙해지면 변형되는 것이지요. 독수리는 하늘에 있기 때문에 잡히지 않으려면 바닥에 납작 엎드리면 되고, 상어는 바다에 살고 있어 땅(매트)위로 올라가면 되고, 늑대가 나타나면 눈에 띄지 않게 나무 뒤에 숨는 것 처럼 벽에 붙어있으면 되는 놀이입니다. 독수리 상어 늑대에게 잡히면 간지럼이 태워지는 것이지요. 독수리 상어가 같이 나타나고 독수리 늑대가 같이 나타나면 매트위에서 엎드리거나 벽에 붙어 엎드리고, 우왕좌왕하며 그냥 매트위에 올라가 있기만 하거나 어쩔지 몰라하는 아이들은 그냥 몸터를 마구 뛰어 다니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간단한 놀이규칙, 친구만 있으면 어디서든 놀 수 있습니다. 아이들끼리 규칙을 변형하기도 하고 새롭게 만들기도 합니다. 이렇게 1시간을 뛰어 놀다 보면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고 몸과 맘이 흥분상태가 됩니다.

신나게 몸놀이를 하고 나면 마무리로 명상을 합니다. 체조와 놀이가 내 몸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시간이라면, 명상은 내 맘의 에너지를 발산하는 시간입니다. 몸터에 누워 친구들과 손을 잡기도 하고 친구를 꼬옥 안아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친구들과 몸터에 누워 눈을 감고 ‘행복한 생각, 기분 줗은 생각들을 하다보면 아이들의 마음이 지구만큼 아니 우주만큼 커지는 거야’ 그러니 편하게 누워 다 같이 명상을 하자고 하니 모든 아이들이 차분하게 명상을 합니다.

명상 후에 “오늘 모두 즐거웠어?” “버드나무도 오늘 정말 재미있었어” 하니
“왜 벌써 끝나”“조금만 더 놀자”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오늘도 재밌었지만 다음에 더 재밌게 놀자” 하고
아이들 하나하나 꼬~옥 안아주며 인사하고는 오늘의 몸놀이 시간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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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씨학교는 5,6,7세의 유아들이 다니는 유아대안학교입니다. 1994년 아기스포츠단으로 시작하여, 2001년 지금의 옥길동 교육회관에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풀씨학교를 세웠습니다. 건강한 지역공동체를 만들기 원해 모인 광명YMCA 회원들과 교사, 부모들이 힘을 합쳐 세운 학교입니다. 그렇게 20여년 가까이 유아들을 만나온 학교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자연 속에서, 친구와 더불어 자라고 있는 풀씨의 아이들의 일상을 소개합니다.

-풀씨학교의 자유놀이
-풀씨학교 아이들의 회의
-풀씨학교에서 생명과 더불어 사는 아이들
-풀씨학교의 연령통합교육
-풀씨학교의 선생님과 아이들
-풀씨학교의 몸놀이(추후)
-풀씨학교의 식문화(추후)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의 주소에서 더 들여다 보실 수 있습니다.
홈페이지: http://www.kmymca.or.kr/
전화: 02-2625-7105~7
주소: 경기도 광명시 옥길동 73-2번지 (경기도 광명시 금오로 826-19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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