볍씨학교 청소년 시국선언문 그리고 광주 여행
볍씨학교 청소년 시국선언문 그리고 광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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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1.24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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볍씨학교 이야기

볍씨학교 학생들이 광주 민주화운동의 현장을 방문했다.

광명 YMCA 볍씨학교 청소년과정 학생들은 지난 11월5일 ‘구 전남도청’을 ‘아시아 문화 전당’으로 바꾸는 것에 반대하고 있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희생자 유가족들을 만났다.

‘구 전남도청’은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최후의 격전지이다. 1979년 12. 12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신군부 세력이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에 반대해 광주에서는 대학생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했다. 신군부 세력은 계엄군을 파견해 무차별 시위 진압을 가했다. 이에 분노한 광주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시위는 더욱 거세졌다. 계엄군은 시위대에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이에 광주 시민들은 경찰서를 털어 무장하고, 시민군을 조직해 전남도청을 사수한다. 계엄군은 후퇴하게 된다. 그러나 병력을 강화한 계엄군은 광주 외곽을 봉쇄하고, 다시 광주로 들어온다. 계엄군과 시민이 마지막으로 격전을 벌인 곳이 바로 지금의 ‘구 전남도청’이다.

볍씨학교 학생들은 5.18 유가족들을 만나기 전 망월동 묘지에 갔다. 묘지에서 5.18 광주 민주화 운동 희생자를 추모하기도 하고, 희생자들의 사연도 들었다.

5.18 유가족들과 정부는 옛날에 아시아 문화 전당의 일부를 5.18기념관으로 만들기로 했다. 하지만 5.18 유가족들은 정부가 지금 5.18 기념관을 만들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구 전남도청’은 광주 민주화 운동 때 계엄군에 맞선 시민군들이 최후의 항전을 벌였던 곳으로 사람들이 5.18을 기억하는데 있어 의미가 크다. ‘구 전남도청’을 아시아 문화 전당으로 바꾸면 ‘구 전남도청’ 건물을 그대로 보존되지 못하게 되고, 역사적 장소의 의미가 사라진다.

정부에서는 아시아 문화 전당 건물을 짓기 위해 구 전남도청의 양쪽 옆을 철거한다고 했다.
이에 5.18 유가족들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서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곳을 정부 마음대로 바꾸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볍씨학교 학생들은 5.18 유가족들을 만나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왔다. 유가족들은 여러 가지 사연이 있었다. 주로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당시 계엄군에 의해 살해당한 사람들의 어머니들이 많았다. 전남도청에서 끝까지 남아 계엄군에 의해 살해당한 사람의 어머니도 있었고, 5.18 초기 광주 시내에 나갔다가 계엄군의 의해 살해당한 사람의 어머니도 있었다. 볍씨학교 학생들은 이런 이야기를 듣고, 많이 안타까워했다.

지금 5.18이 잊히고 있으며, 5.18 유가족들이 정부에 의해 고통 받고 있다. 5.18유가족들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기억해야한다. 또 전남도청을 지키고 있는 5.18 유가족들에게 많은 사람들이 응원을 보내준다면 좋겠다.

 

[이하 볍씨학교 청소년 시국선언문]

우리는 우리의 나라가 민주적인 사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민주주의 국가는 국민 모두가 국가의 주인이기 때문에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민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려면 적어도 시위를 좀 더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하고, 청소년들도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투표권이 주어져야 합니다. 저희는 투표권이 없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도 어른들보다 적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았고 그래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개인적인 친분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국가의 수장이 측근들의 이익을 챙기고, 시민들과 소통하지 않고, 그마저도 스스로의 결정이 아닌 남의 의견에 맞춰서 하는 것은 나라망신이고 국민에 대한 책임을 저버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볍씨학교 청소년은 우리사회의 지도자인 박근혜가 책임을 지고 하야할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는 대통령이 국민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혼자 독단하는 사회에서 살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사회의 지도자를 잘못 뽑은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정치에 대한 감시를 소홀히 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지도자를 뽑은 유권자들에게 각성을 요구합니다. 선거에 참여하고, 투표할 때 출신이나 당을 따지지 않고 그 사람을 보고 뽑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사회와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앞으로 이런 무능력한 사람들이 우리의 대표자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공부를 해가면서 부조리한 일들을 많이 알게 되었고, 사회에 참여해서 바꾸려고 합니다. 앞으로 이 세상을 살아갈 청소년으로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우리는 304명의 국민을 수장시킨 세월호 사태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런 참사를 수습하지 못하고 진실을 덮으려하는 박근혜에게 하야를 요구합니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의사에 반하는 돈을 받고 국민의 인권을 팔아넘긴 박근혜에게 하야를 요구합니다.

-5.18의 역사를 왜곡하고 구 전남도청을 아시아 문화의 전당으로 바꾸어 역사의 흔적을 지우려하는 박근혜에게 하야를 요구합니다.

-사회에서 약자이고 소수인 장애인과 성소수자, 다문화가정을 위한 복지는 예산이 없다고 미루고,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 현 정권의 개혁을 요구합니다.

-석탄 화력발전소로 지구를 오염시키고, 핵발전소를 지어서 후손들에게 짐을 남기며 국민들을 위험에 노출시킨 정권에게 책임과 전환을 요구합니다.

-쌀값 인하로 우리 농민들을 굶기고 식량주권을 빼앗기며 GMO식품을 국민에게 먹이려는 기업과 정권은 없어져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건강한 음식을 정당하게 먹을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이유들로 우리는 지금의 박근혜정권이 국민을 위한 올바른 정권이라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는 국민들이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는 나라가 되기를 원하며 높은 자리에 있다고 생기는 특혜는 사라져야합니다. 우리 농민들을 살리고, 사회의 약자들과 어울려 살고, 화력발전소와 핵발전소를 없애서 환경을 지키고, 역사를 지키며, 세월호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사회에서 살고 싶습니다. 볍씨학교 청소년은 우리 사회에 관심을 잃지 않을 것이며, 함께 행동할 것입니다.

2016년 11월 18일 볍씨학교 청소년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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