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촛불 광장과 안산 세월호 추모관을 찾는 한울림교회, 창립 30주년 행사
광화문 촛불 광장과 안산 세월호 추모관을 찾는 한울림교회, 창립 30주년 행사
  • 강찬호 기자
  • 승인 2017.03.07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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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1일-12일, 30주년 역사를 지역 주민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으로.

한울림교회 교인들은 광화문 촛불 광장에서 탄핵과 민주주의를 외친다.

철산4동 도덕산 자락 정상에 있는 한울림교회가 3월11일(토)~12일(일) 30주년 행사를 갖는다. 11일 오후3시에 평생학습원 4층 강의실에서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고, 12일에는 창립예배를 갖는다. 11일 토크콘서트를 통해 지난 30년 간 한울림교회가 걸어온 역사를 묻고, 현재와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한울림교회는 대한감리교 교단 소속이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교단과는 일정 정도 거리를 두어 왔다. 공동체 교회로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우선시하며 독자적인 교회의 역사를 써왔다고 하는 것이 옳을지 모르겠다. 한울림교회는 작은 교회이다. 작은 교회이면서, 작은 공동체의 정체성을 갖고 있다.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교회들이나 종교기관들은 기본적으로 ‘공동체성’을 지향한다. ‘커뮤니티’이다. 교회, 즉 종교라는 공간에서 예배의식을 통해 종교성을 확인하고, 그러한 종교성을 기반으로 구성원들은 서로 교류를 한다. 이런 특성은 교회, 종교기관 마다 각 각 고유의 특성과 역사성을 갖기 마련이다. 종교기관이 갖는 통상적인 공동체성이 있을 것이고, 동시에 한울림교회 만이 갖는 독자적인 공동체성이 있다.

지난 2월5일 안산 세월호 추모관을 찾아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했다.

한울림교회는 교회이면서, 어떤 의미에서는 공동체성이 강하다. 적은 수의 교인들이지만, 지난 30년의 긴 역사를 함께 공유하며, 가족적인 공동체성과 역사의식, 사회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한울림교회는 30년 전, ‘민중교회’로 출발했다. 구로민중교회 연합회에 소속되어 활동했다. 70년대, 80년대 우리 사회는 사회적으로 민주화의 시기를 통과해왔다. 구로공단에서는 사회 흐름과 맞물려 노동조합 운동이 활발했다. 노동자들의 권리의식과 생존권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흐름이 강했다.

한울림교회는 이러한 사회 흐름과 함께 했다. 노동자들을 포함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 낮은 자들과 함께 하는 교회, 공동체를 지향했다. 노동자, 민중의 권리를 지지하고 지원하는 사회적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고, 이러한 흐름을 신앙으로 고백했다. 성서의 역사에서, 기독교의 역사에서 낮은 자들과 함께 하는 예수를 고백했고, 그 연장에서 교회의 정체성을 찾고자 했다.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야 한다’고 신앙을 고백했다.

이런 고백과 흐름은 어두웠던 시기에 민주화 운동에 동참하는 교회의 모습을 지향했다. 지역에서 탁아방을 운영했고, 신앙과 사회운동을 고민하는 많은 젊은이들이 한울림교회를 찾아 함께 삶을 나눴다. 그 이후 한울림교회는 사회 변화의 흐름에 맞춰 여러 모습으로 변모했고, 현재는 지역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있다. 한울림교회 공간은 지역의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이 모이는 작은도서관인 ‘넝쿨도서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담임 목사인인 이승봉 목사는 지역에서 광명경실련 등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승봉 목사는 올해부터 광명경실련 공동대표를 맡았다. 부목사인 신성은 목사도 엔지오 단체인 피스빌리지네트워크에서 활동가로 활동하고 있다. 라오스에 교육, 농업을 보급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이다. 한울림교회 교인들은 시민단체 활동가로 살아가는 두 명의 목사를 적극 지원하고 응원하고 있다. 교인들은 각 자 자신의 삶터와 일터에서 ‘깨어있는 시민’으로, 전문가로 자신들의 몫을 다하고 있다.

안산 세월호 예배
한울림교회는 공동체의 자율성과 깨어있는 영성을 놓지 않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공동체의 실천을 모색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교회 공동체는 일주일에 한 번 교회에 모여 함께 예배와 공동식사를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친교를 갖는다. 매월 교회 운영에 대해 회의를 하고 있다. 교회 운영위원장이 주재하고, 운영위원들과 한 달의 활동을 보고하고 의견을 나눈다. 회의와 별도로 교인들이 어떤 주제를 정해 자유롭게 발표하며 서로 의견과 학습을 하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동양철학을 공부하기도 하고, 종교 간 대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종종 여행을 통해 거리의 철학과 영성을 찾기도 한다.

여행을 통해 거리의 철학, 영성을 찾는다.
지난 해 이어 올해도 안산 세월호 추모관을 찾아 유가족들과 함께 공동예배를 갖기도 했다. 광화문을 찾아 열심히 촛불을 들며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고, 무너진 민주주의의 회복을 외치기도 했다. 예배 시간 공동의 기도와 말씀 나눔을 통해 사회에 대한 걱정과 기도를 한다.

매년 창립 주일이 되면 외부의 다양한 강사를 초청해 좋은 강연을 듣고, 교류를 해왔다. 창립행사 때마다 지역의 주민들을 초청했다. 이번 30주년 행사도 그 연장에서 진행이 되며 ‘토크 콘서트’를 통해 지역과 그동안 이 교회를 거쳐 갔던 과거의 교인들을 초대해 함께 공감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3.1절에 열린 탄핵반대집회에 많은 기독교인들이 영문도 모른 채 참여했다는 소식들이 간간히 들렸다. 보수적인 일부 대형교회에서 교인들을 동원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렸다. 이러한 한국교회 현실을 걱정하는 우려가 높다. 한국 사회의 보수성을 대형교회들이 견인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교회들이 스스로의 담을 높이 쌓는 것 보다는 사회 속으로 더 내려와 사회와 대화하고, 사회의 민주주의 흐름과 함께 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 아닐까. 작은 공동체인 한울림교회의 30년 역사는 그래서 더욱 울림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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