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다가... 웃다가...
울다가... 웃다가...
  • 최옥자
  • 승인 2003.05.13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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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다가... 웃다가...

사춘기 중3짜리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시민 신문에 처음 방문하여, 마음이 부담스럽지만 어처구니 없는 어제의 일을 생각해 보며 몇자 적어 봅니다.
학교 체육시간에 짖궂은 반아이 몇명에게체육복 바지를 밑으로 잡아당기는 장난을 당해 기분나빠했던 아이가 하교길에 당한 일입니다.
친구와 기분나쁜 오늘일에 관해서 투덜투덜, 재잘재잘거리며 집에 오는데 아파트 단지옆 낯선 교복을입은 불량해 보이는 여학생 두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더랍니다. 그 애들이 우리 아이들 보고 오라는 손짖을 하기에 '아차' 싶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고양이 앞의 생쥐꼴로 다가 갔답니다.
그랬더니 그 아이들이인천가는데 차비가 없으니 돈 좀 있으면 꾸어달라고 했답니다. 돈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 딸아이는 빈주머니 털어 보이며 없다고 머리숙이였고,다른 한 친구는 3백원 밖에 없다고 말하여 돈을 건넸다고 합니다.그러자불량소녀(?)들은 3백원 갖고 어떻게 인천가냐며 짜증을 내더니 포기했는지고개짓으로 가라고 하기에 가슴 졸였던 두 아이는 안녕히가시라는 인사로 마무리까지하고 다리야 날 살려라 하는 심정으로 달아 났답니다.
"오늘 재수 되게 없다"고 말하는 딸애에게 친구가 벙실벙실웃으면서 하는말, "야, 그래도 쟤네들 나 한테 속았어. 나 사실, 5백원이 더 있었거든, 3백원만 빼앗겨서 정말 다행이다"
울다가 웃는 딸아이를 보니, 마음 편하게 학교도 못다니는 현실에 화가 나기도하고 천진한 아이들의 모습에 마음이 열리기도 하더군요.
정말 이럴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딸아이의 애지중지하던 MP3 를 빼앗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 걸까요???
나뭇잎 굴러가는 것만 보아도 까르르 웃던 우리의 학창시절이 정말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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