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공장은 사람잡는 공장(?)-아침엔
기아차 공장은 사람잡는 공장(?)-아침엔
  • 주간현대
  • 승인 2004.07.1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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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공장은 사람잡는 공장(?)-아침엔 '감전사' 저녁엔 '돌연사'


기아자동차가 잇따른 사망사고로 아연실색하고 있다. 더욱이 한 지역에서 하루 사이에 잇따라 직원들이 사망하자 '안전관리 시스템에 구멍이 생긴 게 아니냐'는 세간의 따가운 눈총까지 감내해 내야 할 입장이다. 기아차는 발빠르게 사태수습에 나서고 있지만 곤혹스런 모습이다. 반면 직원들은 구조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하면서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때문에 기아차와 직원들의 갈등은 더욱 골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 공장은 사람잡는 공장(?) 하루 새 2명 사망, 사인 규명 못해
아침엔 '감전사'저녁엔 '돌연사' '구조적 대책 마련해라' 강력 요구

지난 7월4일 오전 10시40분경 기아차 비정규 노동자인 조아무개(64)는 경기도 광명시 소하리 도장공장에서 리오 공조기 물 빼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온몸에 전기가 퍼지면서 생을 달리했다.

1940년생으로 지난 2000년 8월에 기아차 탑크린 소속으로 입사한 조아무개의 사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 다만 작업 도중 옷에 물이 들어가면서 감전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해답 안 나오는 대책회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같은 날 저녁에도 기아차에서는 사망사고가 또 발생했다. 소하리 공장 정규직원이던 양아무개(42)가 산책을 하던 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긴급 후송,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끝내 눈을 뜨지 못한 것이다.

62년생으로 지난 1987년부터 기아차 엔진구동부에 몸을 담았던 양아무개 역시 정확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게다가 그는 부검으로 원인조차 파악하지 않은 채 심장마비로 사망이란 추정사인만 남겼다.

이처럼 하루 새 사망사고가 잇따르자 기아차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고 직후 이틀 동안 대책회의를 하면서 사태수습에 적극 나섰지만 정확한 사인규명이 되지 않아 수습에 어려움을 겪었다.

기아차 한 관계자는 "조아무개는 용역회사 직원으로 도장2부 소속이었다"면서 "휴일이라서 공조기에 물이 담겨 있는 것을 빼내는 작업을 하다가 감전을 당한 것 같다"면서 "현재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한 만큼 결과가 나와봐야 사태를 수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양아무개의 경우 산책 중 갑자기 쓰러져 사망한 것으로 파악했고 심장마비로 추정된다"며 "일과시간 이후에 일어났기 때문에 산재여부는 장담할 수 없으며 부검조차 하지 않고 그대로 발인됐고 사후적으로 산재 적용 여부를 검토 결정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안전관리 시스템 구멍?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하자 기아차 안팎에선 '소리소문 없이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원성이 높아가고 있다. 더욱이 이번 사고가 입에서 입으로만 전해지자 세간에선 '기아차가 은폐를 시도하고 있다'는 의혹의 시선을 던지고 있다.

급기야 기아차 노동조합은 구조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을 제시하며 사망 여부에 대해 적극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때문에 기아차와 직원들의 갈등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현재 노조에선 안전관리 시스템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예컨대 일요일에도 밤낮없이 이뤄지는 강제근로와 최소한의 안전장치와 안전관리감독조차 없는 원·하청 자본의 무책임, 비정규노동자의 안전보건에 대한 무관심이 소중한 목숨을 앗아가 버렸다는 것이다.

기아차 노조 한 관계자는 "두 사망사고에 대해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구성해 적극 대응키로 했다"면서 "조아무개의 사망에 대해선 특히 원청과 협력업체와의 관리감독과 긴급조치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산업안전관리 책임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 하청에 대한 안전관리 책임을 원청에게도 사법적 책임을 묻는 등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직원들의 불만과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기아차는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유는 정확한 사인 규명이 되지 않았다는 것. 다만 보상여부 등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만 전했다. 반면 직원들은 구조적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어 당분간 기아차와 직원들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취재/신건용 sgy@dreamwiz.com 작성일 : 2004-07-12 22: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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