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애병원 노동자들, ‘광명시민 건강권’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성애병원 노동자들, ‘광명시민 건강권’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 강찬호기자
  • 승인 2003.10.08 11:33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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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애병원 노동자들,
‘광명시민 건강권’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노조, “병원으로 돌아가고 싶다. 시와 시민들 나서달라.”
병원, 직장폐쇄 통해 조합원과 비조합원 분리 추진. 협상의지 안 보여.

 

 

 

 ▲ 광명시민 여러분! 저희들을 환자 곁으로 보내주세요!

 

성애병원 파업이 7일로 20일째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병원 측과 노조간에 협상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성애병원 노동자들이 거리로 나섰다. 병원 측의 불성실 교섭에 대해 시와 시민들이 나서달라는 것이다. 광명시민의 건강권을 위해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병원 종사 노동자들이 존중받는 병원이 될 수 있도록 이번 파업을 지지해 달라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 직장패쇄에 맞서 대시민 홍보를 위해 거리행진을 하고 있는 노조.

 

이날 오후2시. 200여명의 성애병원 노동자들은 병원 앞을 출발, 경찰서와 파보레를 지나 광명시청 정문 앞까지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그리고 시청 정문 앞에서 그 동안의 경과와 파업의 정당성을 알리는 집회를 30여분 가졌다. 수도권 노동관련 단체와 지역 시민단체들 일부가 함께 참여 하기도 했다. 조합원들은 집회 후 다시 성애병원까지 거리행진을 통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시민들에게 알렸다. 현재 파업에 참여 중인 조합원을 대상으로 병원 측에서 직장폐쇄를 한 상태이므로, 조합원들이 거리행진 후 병원 복귀 과정에서 ‘혹 물리적 충돌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일부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특별한 충돌 없이 이들은 병원으로 복귀를 하였다.

 

▲ 성애병원을 출발 시청 앞까지 왕복하는 거리행진을 벌였다.

 

현재 직장폐쇄 결정이 내려진 후 병원 측에서는 파업에 참가하고 있는 조합원들과 그렇지 않은 비조합원을 분리하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렇다할 공식적인 협상이 전혀 진행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병원 측은 직장폐쇄 후 조합원들에 대해 식당 이용을 중단시키고, 다른 병동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조합원 차량의 주차금지 문제도 진행 중이다. 파업 이후 야식의 품목과 질을 높이는 등 비조합원에 대한 처우 개선을 통해 파업 참가 조합원들을 분리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조합에서 파업 속보를 발행하는 것에 대해 병원 측은 ‘광명성애병원 속보’를 통해 병원 측의 입장과 노조 측의 주장에 대한 반박자료를 내고 있다. 이 자료에 의하면 병원 측에서 취한 일련의 조처들은 정당한 것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이번 파업에 대한 손실과 책임에 대해 명백히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쉽게 협상의 테이블이 마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태 해결의 의지보다는 노조의 행동에 대해 원칙적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가 앞서 있는 듯 보여 조속한 사태해결을 바라는 시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성애병원 재단 관계자를 잘 알고 있다는 지역 한 시민은 ‘쉽게 해결 되지 않을 것이다’라며, 병원 오너에 대해 문제를 삼기도 한다. 또 지역 한 관계자는 “오랜 시간에 걸쳐 수차례 협상을 진행해 왔고, 그리고 최종 타결이 이루어지지 않아 파업에 들어간 상황에서, 바로 병원 측이 조합 간부들에 대해 고소고발과 징계 회부를 하는 조치를 볼 때 협상의 의지가 없어 보인다.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계산이 있어 보인다.”며 병원 측의 대응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사태해결과 협상에 대한 의지가 우선”이라는 것이 그의 말이다.

 

▲ 성애병원 노조가 시청앞에서 조속한 임단협 타결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한편 파업 중인 노동자들은 비교적 안정되어 보인다. 노조 측에 따르면 자신들은 병원 측의 주장처럼 진료방해를 하고 있지 않다고 반박한다. 외래 환자들이 진료받는 것을 방해하지 않도록 병원 로비 공간을 점거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도움이 필요한 외래환자 들을 도와주고 있다고 한다.
로비를 점거하고 있는 조합원들은 그 안에서 조별 모임을 가지거나 휴식을 취하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다. 가족들이 보내 온 도시락을 조합원들끼리 나눠 먹는 모습도 보인다. “처음 겪는 파업에, 장기화되는 국면임에도 파업에 참여하는 조합원들의 대열이 흐트러지지 않는 것이, 서로에게 힘이 되고 있다.”고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 조합원은 말한다.

거리로 나서면서까지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성애병원 노동자들의 파업이 시민들에게 어떤 여론을 얻을지. 그리고 협상보다는 강경대응 의지로 일관하는 병원 측과 이에 대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하는 노조 측의 대응. 아직은 파업 장기화의 조짐만이 보이고 있을 뿐이다.

 

 

  

<2003. 10. 8  강찬호기자tellme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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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2003-10-08 11:33:05
20일이 넘는 파업으로 성애병원 200여 조합원들과 환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답니다. 시간을 좀 내어 들러 보았지요. 노조간부님들의 결의를 넘어.. 200여 조합원들의 간절하고도 결의에 넘친 모습들을 보았지요. 불편을 겪고 있는 환자들의 모습 또한 마음 아팠습니다. 저는 광명시민들의 건강을 담보하고 있는 성애병원의 파업현실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병원은 성실한 교섭을 커녕 노조원만을 대상으로 하는 직장폐쇄를 하질 않나? 노조원에겐 식당사용도 하지 못 하게 하고... 간부 17명에겐 고소고발등 파업으로 생긴 적자라며 4억이 넘는 돈을 노조원에게 떠넘기고... 성애병원이 적자라며 노동조합과는 이야기도 하지 않으려 합니다. 성애병원이 광명시민들로 부터 벌어들이는 이익을 함께 일하는 성애식구들과 나누고 다시 광명시민들의 건강권을 위해 재 투자되고 나누어 주고자 하는 노력을 하게 된다면... 광명성애병원은 광명시민들로부터 진정 신뢰받고 운영에는 걱정이 없는 병원으로 나아갈 수 있으련만. 교섭은 나몰라라 ... 신종 노조탄압의 전형인 손해배상청구와 고소고발, 해고등의 조처만으로 일관하는 성애병원의 불성실한 교섭태도에 다시한 번 분노의 마음이 일어난다. 알다시피 병원에서 하는 일 또한 거의 중노동에 해당된다. 하루종일 서서 일하고 만나야 하는 환자수가 많아 웃으면서 일하기엔 역부족인 현실이다. 병원에 적정인력을 배치하는 것은 병원의 이익에 놓고 보아도 장기적으로 받아들여야 옳은 것을. 바로 앞 돈만을 생각하니..... 능력을 병원의 기준으로 평가하여 임금의 등급을 나누고 그에 따라 연봉제를 실시하려는 것은 병원측의 요구이지...식구들이 원하는 바가 아님을. 왜 한 번도 들으려 하지 않는 걸까? 돈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막으려는 병원측의 신종 노동탄압은 너무나도 이기적인 것이다. 노조원들의 하나된 투쟁,끈질긴 투쟁으로 병원과 다시 만나야 하는 현실이 ...파란 가을 하늘을 멍들게 하고 있다.

다시 2003-10-08 11:33:05
다시 돌아가고 싶다. 내 일터로...그렇지만, 내 힘만으로는 할 수 없어 노동조합으로 뭉치고 노동조합만으로 힘들어서 각종 단체의 지지와 연대를 통해서 싸울 힘을 얻고 있다. 병원은 우리를 노예처럼 아는 지 몰라도 이번에 그게 아니라는 걸..우리도 당당한 시민이고 일 정말 열심히 해 온 직원이라는 걸 알려줄거다...

문병준 2003-10-08 11:33:05
힘드시겠지만 뭉치세요. 용기 잃지 마세요.

연대 2003-10-08 11:33:05
파업 투쟁 꼬~옥 승리하세요. 이겨야만 하는 싸움입니다. 자본가들이 치사하게 돈으로 노동탄압을 하는 것이 얼마나 무모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야 합니다. 성애병원 동지들의 올바르고 정당한 파업에 힘찬 지지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