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애병원 파업 30일만에 협상 잠정타결
성애병원 파업 30일만에 협상 잠정타결
  • 강찬호기자
  • 승인 2003.10.20 14: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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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애병원 파업 30일만에 협상 잠정타결,
이제 지역병원으로 의료서비스 개선에 힘쓸 때

18일, 파업30일만에 타결....미해결 쟁점 상호양보선에서 잠정 합의. 조합 간부들에 대한 민형사상 법적조처 취하...그러나, 간부 징계위 회부는 아직.

 

 

 

 ▲ 파업 30일 만에 협상타결로 파업철회한 성애병원 노동조합

 

지난달 18일에 파업에 들어간 성애병원 노동조합(지부장 : 양혜영)이 파업 30일 만에 파업을 철회했다. 병원 측과의 교섭을 통해 지난 18일 잠정합의안을 도출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부터 노조원들은 업무에 복귀하였고, 병원은 정상화 되었다.

 

미해결 쟁점들에 대해 상호양보 선에서 ‘잠정합의안’ 도출

 

노조 측과 병원 측은 이날 잠정합의안을 통해 최종 미해결쟁점이었던 사항들에 대해 합의를 도출했다. 단체교섭 사항에서 상호타결을 보지 못했던 쟁점들에 대해 상호양보와 협의를 통해 절충점을 찾는 선에서 잠정합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쟁점이 되었던 사항 중에 노조에서 요구한 전임자에 대해서는 미수용, 근무부서 적정인력 요구안에 대해서는 수용, 조합원 8시간 교육시간 수용 그리고 연봉제와 임금인상안에 대해서 상호 절충을 통해 합의가 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은 2년으로 하고, 무노동무임금 조항은 적용하되, 파업기간에 대해 생계비로 소정의 금액을 지급하는 것으로 하였다고 한다.

 

조합간부들에 대한 고소고발, 손해배상 취하 약속...간부 징계는 조건부 철회 혹은 최소화

 

한편 조합원 간부들에 대한 고소고발 및 손해배상 등 민,형사상의 법적조치들에 대해서도 병원 측에서 철회 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조합 간부들에 대한 징계위원회 회부 건에 대해서는 ‘병원정상화’를 조건으로 철회 내지 최소화하기로 하였다. 병원정상화의 기준은 11월 20일부터 12월 19일 사이에 병상가동율이 80%이상이 될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병원 측에서 조합간부들에 대해 이러한 여지를 두는 것은 파업기간동안 외래환자 감소, 파업인력 유출로 인한 2개 병동 폐쇄 등에 대한 일정정도의 책임을 부여하는 조치로 보여 진다. 병원정상화를 위해 노조가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병원이 의도한 대로 병원이 정상화되지 않는다면 조합 간부들에 대해 강도 높은 징계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한 병원정상화가 된다고 하더라도, 간부들에 대한 징계가 ‘철회 혹은 최소화’하는 단서조항을 두고 있어, 여전히 간부들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 진다. 이번 잠정합의를 통해 파업의 문제는 해결을 했지만, 노조의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병원 측의 단호한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지역병원으로 책임 생각해보는 기회

 

이러한 잠정합의안에 대해 조합원들은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무노동무임금 적용으로 임금의 손실은 있을지라도, 노동조합을 지켜냈다는 것에 대한 보람이 크다는 것이 노조 관계자들의 말이다. 또 “그동안 성애병원이 지역병원으로서의 책임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다.”며 소감을 밝히기도 하였다.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와 가족들도 파업이 끝난 것에 대해 안도하는 목소리가 많이 들린다. 노조는 오는 28일과 30일 사이에 이번 잠정합의안에 대해 조합원 찬반투표를 하고, 수용이 되면, 오는 30일에 조인식을 가질 예정이다.

 

주사기 사용, IMF 때 잠깐. 문제 있다면 노조차원에서 대응할 것이다.

 

한편 이번 파업사태와 관련하여 지역의 한 신문에 의해 보도된바 있는 성애병원 주사기 재사용에 대해서, 노조 관계자는 “IMF 당시 일부 그런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당시 잠깐의 상황이며, 현재는 그런 사실이 없다. 만약 이런 사실이 있다면 노조 차원에서도 대응을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번 파업을 지켜보았던 철산4동 이윤정씨는 “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장기파업을 유도한 것은 병원 측이 성숙하지 못한 대응을 한 것 아니냐. 이번 계기로 성애병원의 의료 서비스가 나아지고, 지역병원으로서 거듭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도 “노사가 협력해서 시민의 건강권을 우선시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병원이 먼저 노동자를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3. 10. 20 강찬호기자tellmec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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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촌에서 2003-10-20 14:59:23
돈 벌려고 하는 것이 병원이라는 인상을 받습니다. 주사기 재사용에 관한 내용은 아마 '양심고백'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고백은 이중성을 가지지 않아야 하구요. 그러면 우리는 그 말을 믿을 것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