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의 고립된 위기의 사람들을 찾아라! 그리고 손잡아 주어라!
광명의 고립된 위기의 사람들을 찾아라! 그리고 손잡아 주어라!
  • 신성은 기자
  • 승인 2020.11.13 12:55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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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어느 날 자원봉사자의 전화기가 울렸다. 광명의 A씨(59세, 여성)는 삶의 한계에 다다르자, 문 앞에 붙어있던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 달라’는 메모를 떠올렸다. A씨와 전화연결이 된 자원봉사자는 A씨 집을 방문하자 위급한 상황임을 직감했다. 방 바닥에는 피를 토한 흔적도 발견되었다. 어렵사리 A씨 가족과 연락이 되었고, 가족이 A씨를 찾았다. 그날 밤 A씨는 가족과 함께한 잠자리에서 세상을 마감했다. 삶의 여정은 고독했지만, 세상을 떠나는 자리는 외롭지 않았다.

다른 사람과 관계가 끊어지고, 홀로 고립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젊은 청소년·청년은 NEET족이라는 이름으로, 중장년층은 1인 가구 고독사로 사회와 떨어져 홀로 사는 사람들의 안전망이 시급한 상황이다.

광명하안종합사회복지관(관장 김재란)은 고립되어 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계를 잇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청소년과 청년을 위한 희망플랜사업과 중장년을 위한 쎄쎄쎄(Sava-Safe-Secure)사업이다.

■빈곤과 고립 청소년·청년에게 손 내미는 희망플랜사업

희망플랜사업은 외부와 소통을 끊고, 스스로 고립되어 살아가는 광명의 빈곤 청소년·청년의 관계망을 연결해 주는 사업이다. 간혹 아무런 의욕도 없고, 방 안에서만 지내며, 공부와 취업에 대한 의지가 없는 사람을 만난다면 NEET족일 가능성이 높다. NEET족은 교육을 받거나, 일할 의지 없이 홀로 고립되어 살아가는 15세에서 34세 사이의 청년을 뜻하는 용어로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약자이다.

희망플렌사업은 개인 상담, 가족관계, 미래 설계, 학습능력 향상 등 고립된 청소년·청년들의 삶에 종합적인 측면에서 접근한다.

하안 복지관의 사회복지사들은 이들을 ‘방’ 밖으로 끄집어내고, ‘빈곤의 되물림’을 끊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학교와 지역을 연결해 고립된 청소년을 찾아내고, 일대일 심리상담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자신의 미래를 계획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참여자의 학습 능력을 높이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을 일대일로 연결하여 학습의지와 실력을 높이고 있다.

지역 사회와 연결도 튼튼히 하고 있다. 지역의 지원팀(서포터즈)을 구성해 구체적인 자기 개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청소년·청년들이 의지를 가지고 학습, 미술, 실용음악 등 자기 개발을 원하는 경우 학원비를 지원 받을 수 있다. 광명시학원연합회(회장 김세진)는 희망플랜사업에 각별한 관심으로 청소년·청년을 지원하며, 참여자의 학원비도 할인해 주고 있다.

이외에도 빈곤 청소년·청년들이 가족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부모상담과 가족관계향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상대적으로 정보 취득이 어려운 참여자들에게 대입진학과 진로 컨설팅도 병행하고 있다.

희망플랜사업의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고3인 A 청소년은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였고, B 청소년은 실용음악과에 C 청소년은 성우 전공에 합격하였다. 또한, 일대일 학습코칭을 받은 청소년들은 학교 시험 점수가 향상되고, 각종 자격증과 미술 공모전을 준비하는 등 삶의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희망플랜사업은 ‘광명의 빈곤과 고립을 겪고 있는 청소년과 청년’이라는 구체적인 대상에게 스스로 빈곤과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삶의 종합적인 면과 개개인에게 필요한 구체적인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희망플랜에 참여하는 청소년·청년들은 자신의 손을 잡아 주는 이들을 통해 가난이 죄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웃이 내미는 손을 잡고, 조금만 힘을 내면 고립된 방 문을 열고,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고독사 위험에 놓인 중장년 1인 가구에 문 두두리는 쎄- 쎄- 쎄-

하안종합사회복지관은 중장년의 고독한 죽음이 사회문제 되고 있는 가운데 중장년의 고립탈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뉴라이프공작소 쎄쎄쎄’사업은 고립되어 홀로 사는 위기의 중장년을 찾아내고(save), 마을전체가 안전망을 구축(safe)하여, 안전한 마을(secure)을 만들자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하안동과 소하동의 취약계층 2600세대를 사회복지사들이 전수 조사하면서 시작되었다. 전수조사결과 의외로 취약한 계층은 중장년층으로 나타났다. 유아, 청소년, 노인에 대한 복지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잘 갖추어져 있지만, 중장년층에 대한 복지 시스템이 미비 했던 것이다.

광명시 전체 1인 가구 수는 26,730가구이다. 그중 40세에서 59세까지 중장년층은 9,071가구로 2016년 대비 7.1% 증가한 수치이며,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통계청, 2019년) 일자리 감소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활동 위축은 중장년층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동네의 사정을 잘아는 '이웃상점'은 삶의 위기에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

복지사들은 위기의 중장년을 찾아내기 위해 ‘이웃상점’과 협약을 맺었다. 마을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동네슈퍼, 부동산, 반찬가게, 약국과 같이 주민들이 꼭 이용해하는 상점의 주인들이다. 대길마트, 장독대 반찬가게, 대박부동산, 해태마트, 열구열쇠집, 하안약국.

늘 반찬을 세 개씩 사던 사람이 한 개만 샀다면, 생활에 어려움이 생긴 것이다.
일주일에 소주 한 병을 사던 사람이 매일 소주를 사 간다면, 심리적 어려움이 생긴 것이다.
정기적으로 미용실을 찾던 사람이 어느 날부터 오지 않는다면, 무언가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웃상점’들은 이런 위험이 감지되면 하안복지관으로 연락을 준다. 이제 ‘뉴라이프 키퍼’ 자원봉사자가 출동할 차례이다. 전문 교육을 받은 자원봉사자들은 홀로 살고 있는 중장년의 고립도와 우울 정도를 파악하여 위기에 놓여 있는지 판단한다. 하안동과 소하동의 위험성을 가진 1인 가구 중장년은 113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중 40명에 대해서는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자원봉사자가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하고 있다.

대상이 되는 중장년들이 마음의 문을 열지 않을 때도 있다. 이때는 서두르지 않는다. 문 앞에 안부를 묻는 메모를 남기며,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 연락을 달라며 연락처를 함께 남긴다. 이들이 마음을 쉽게 열지 않는다 하더라도, 누군가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원봉사자들은 고립 중장년 가구 방문을 하면서 컬러링 북, 반려식물 키우기, 수제비누 만들기 등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도구를 활용한다. 관계가 맺어지면 대상자의 문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제는 대상자에게 필요한 긴급지원이 이루어진다. 고립되어 살던 D씨는 처음으로 건강검진을 받아 자신의 몸 상태를 알게 되었다. 또한 주민자체센터와 연계하여 공공근로를 시작할 수 있도록 절차를 밟고 있다.

전문교육을 받은 자원봉사자(뉴라이프 키퍼)는 일주일에 한번씩 어려움을 겪는 1인가구 중장년을 찾는다.

설민지 팀장은 “뉴라이프 키퍼(자원봉사)들이 열의를 다해서 고립된 1인 가구 중장년을 돕기위해 노력하고 있어요”라며, “위기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뉴라이프 키퍼가 되어서, 위기에 놓인 다른 사람들을 구해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김재란 하안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은 “하안 복지관의 슬로건은 모든 세대가 서로 도우며 성장하는 복지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이라면서 “관계가 끊어진 사람을 연결하고,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여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서로 공존하는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하안종합사회복지관은 마을 라디오, 마을 리더대학 등 주민들을 마을의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한 사업들을 지속하고 있다. 앞으로 하안종합사회복지관을 통해 하안동과 소하동의 사람이야기, 마을이야기가 어떻게 써 내려가게 될지 궁금해진다.

문의: 광명시립하안종합사회복지관 대표전화 02-894-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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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학 2020-11-13 17:52:48
참으로 아름다운 복지활동이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활동과
지원 부탁드려요
하안 복지관 화이팅 ^^

배경훈 2020-11-13 17:38:10
멋져요!!!

예린 2020-11-13 17:28:38
추운 날씨에도 정말 고생하시는 분들입니다.
쌍화탕이라도 한 잔 대접하고 싶네요^^

변우현 2020-11-13 15:19:16
정말 좋은 사업이네요^^
삭막한 사회속에서 좋은 일 하시는
하안종합사회복지관분들 앞으로도 응원할게요ㅎㅎ

이희찬 2020-11-13 13:37:03
쎄쎄쎄 프로젝트 칭찬합니다.
하안종합복지관의 행보를 응원합니다.
너무 훌륭한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