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분노의 게이지'를 통해 본 친밀한 관계 내 폭력
2020년 '분노의 게이지'를 통해 본 친밀한 관계 내 폭력
  • 신성은 기자
  • 승인 2021.04.15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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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대한민국에서 범죄통계원표에 기록된 살인 범죄는 847건이다. 이중에서 실제로 살인에 이른 건은 323건이고, 미수에 그친 것은 524건이다. 살인범죄가 일어난 상황은 기타를 제외하고 대화 도중 살인에 이른 건이 231건으로 가장 많다. 어떤 상황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대화도중 분노를 참지 못하고 상대방에게 살해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렇다면 살인범죄는 어떤 관계 속에서 일어날까? 살인범죄는 서로 모르는 경우 보다 지인, 친족, 애인, 이웃, 직장동료 등 서로 아는 관계(36.67%)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이는 타인관계 19.05%를 훨씬 웃도는 수치이다.

이중 동거친족과 애인 관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동거친족 관계에서 살인범죄가 일어난 경우는 16.19%, 애인관계에서는 6.1%를 차지한다. 이중 가족과 애인 사이에서 일어나는 폭력에 관심하는 것은 피해자가 자신이 폭압적인 상황에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2015년 발간한 「여성대상폭력에대한연구」에서 지난 10년간 연인관계에서 일어난 살인범죄가 10.3%를 차지했다고 보고했다. 우리 주변 가장 친밀하고, 친숙한 관계에서 상대방의 생명을 빼앗을 만큼의 분노와 폭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한다. 

한국여성의 전화는 매년 <분노의 게이지>를 발표한다. 친밀한 관계에서 남성에게 살해된 여성이 언론에 노출된 것을 통계 내고 있다. 2020년에는 최소한 97명의 여성이 친밀한 관계 속에서 살해 당했고, 131명은 살인미수에 그쳐 생존할 수 있었다. 이는 검찰청의 통계조사가 끝나면 더 늘어날 것이다. 가해자가 살인범죄를 저지른 범행동기는 피해자가 결별을 요구하거나 재결합을 거부해서, 홧김에 우발적으로, 자신을 무시해서 등이다. 폭력의 상황을 벗어나려 할 때 더 큰 위험을 겪고 있다. 

왜 친밀한 관계에서 죽음에 이르는 폭력이 일어날까? 이는 ‘폭력’을 ‘사랑’으로 미화시키기 때문이다. 폭력에 노출된 여성들은 “다 널 사랑해서 그러는 거야”, “나 아니면 누가 너 같은 사람과 살겠냐”라는 말을 듣는다. 피해자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가해자는 우월의식을 갖게 된다. 

내가 가깝게 만나고 있는 사람의 말을 잘 살펴보자. 상대방이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무시하고 강압적으로 통제하려 하려고 한다면 당신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위협의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상대방은 언제든지 나의 자유와 생명을 빼앗아 갈 수 있다.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다! 마음이 혼란스러울 땐 혼자 고민하지 말고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자. 광명여성의 전화는 언제나 열려있다! 

※ 본 기사는 (사)광명여성의전화 2021년 봄호 통권81호에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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