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뿐 아니라 가족 전체가 힘이 듭니다"....광명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를 찾아서
"장애인 뿐 아니라 가족 전체가 힘이 듭니다"....광명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를 찾아서
  • 신성은 기자
  • 승인 2021.05.04 17: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족 중에 오랜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생기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가족이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면서 어려움들을 이겨나가면 좋겠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생긴다. 어린 자녀가 장애인이라면, 장애를 인정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하고, 준비가 필요하다. 또 성장기에 겪는 부모와 갈등이 더해지면 가족이 감당해야하는 어려움은 커진다. 광명시는 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과 그 가족을 돕기 위해 2012년 ‘광명시 장애인가족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광명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를 설립하여 돕고 있다.

남윤용 광명시 장애인가족지원센터장을 만나 장애인 가족의 삶과 센터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인터뷰를 진행했다.

광명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 남윤용 센터장
광명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 남윤용 센터장

 

Q. 장애인 가족지원센터 소개를 해 주세요.

장애인 살아갈 때 당사자만 힘든 것이 아니라, 가족 전체가 힘이 듭니다. 장애인 자녀가 있으면, 보호자 중 한 명은 장애 자녀에게 관심을 집중하게 되거든요. 그러면 비장애 자녀는 소외를 받게 되고, 성장해서도 부모의 기대를 한 몸에 받게 되어 있습니다. 장애는 당사자 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를 돌보아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장애인 가족지원센터는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중앙정부와 전국의 지자체에 요청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다른 장애인들은 본인의 주장을 스스로 할 수 있는데, 발달장애인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가족이 나서서 주장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광명시장애인가족지원센터는 광명시 조례에 의해 2015년 9월에 개소하여, 현재 4명의 직원과 1명의 계약직 직원이 일하고 있습니다. 센터는 광명시 1만 4천여 명의 장애인 가족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열려있습니다.


Q. 장애인 가족지원센터는 어떤 사업을 주로 하고 있나요?

부모가 자신의 자녀가 장애를 가졌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인정하기 까지 5년 정도가 걸립니다. 어린이집 유치원까지는 또래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차이가 나기 시작하지요. 자녀가 장애진단을 받고, 인정하기까지 가족들이 겪어야 하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서 센터에서찾아가는 부모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통합교육을 하는 유치원에 찾아가 부모교육을 진행하고, 선배 부모들이 함께 상담을 합니다.

그리고 여러 자조모임을 만들어 장애인 가족들이 만나, 서로의 어려움에 대해 나누고,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면서 힘을 얻고 있습니다. 아버지 모임, 어머니 모임, 장애학생 계절학교 등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맞춤형 서비스가 필요한 경우에는 사례관리를 통해 장애 가족이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사회 일원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상담, 정보제공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장애인 가족상담을 진행하고 있어요. 어떤 부모는 자녀의 특성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도 있어요. 가족상담을 통해서 장애 자녀와 부모가 왜 계속 부딪히는지 알게되는 것이지요. 가족상담을 통해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적용하면서, 멀어졌던 관계를 회복하고 있어요.

자녀가 성장하면 자립을 해야 하는데, 특히 발달장애인의 경우 어려움이 많습니다. 발달장애인의 경우 갈 곳이 없습니다. 광명시에 성인 발달장애인이 700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이중 200여 명이 직업훈련, 주간활동 서비스 등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500여 명은 갈 곳이 없는 거예요. 이 분들이 집 밖으로 나와 센터에 오는 것만으로도 큰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상담사가 성인발달장애인 집을 일주일에 두 번 방문하여 미술·인지 치료를 했습니다. 성인 장애인들이 너무 좋아하십니다. 성인이 되면 집에 찾아오는 사람이 없는데, 미술·인지 치료사가 찾아가니 얼마나 좋겠습니다. 이날 저녁은 집안 분위기가 좋아집니다.


Q. 장애인종합복지관과 장애인가족지원센터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초점을 어디에 맞추는지에 차이가 있습니다. 복지관이 장애인 당사자에 관심한다면, 우리 센터는 가족 구성원에 관심을 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건강해야 자녀를 더 건강하게 키울 수 있고, 부모가 여유가 있어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습니다. 장애인 부모의 역량을 키우고, 자존감을 높이는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홈페이지, 밴드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장애인 가족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장애인 가족지원센터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나요?

장애인 가족지원센터가 개소하고 나서, 직원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저는 2019년 1월에 왔는데, 장애인 가족 한분이 왜 직원이 자주 바뀌냐는 이야기를 하셨어요. 직원이 바뀌니 사업 안정성도 떨어졌던 것이지요. 센터가 법에 의해서 운영되는 사회복지시설이 아니고, 조례에 의해 운영되는 센터에요. 그래서 인건비 제한, 2년의 위탁기간 이런 부분이 센터가 안정되기 힘들었던 것이지요.

지금은 센터가 안정 되어서 직원 이직이 없습니다. 직원이 안정적으로 있으니 장애인 가족 특성도 파악되고, 관계도 잘 형성되어 있습니다. 관계가 형성되니 장애인 가족들이 센터를 더 자주 방문하게 되고, 소통 기회가 늘어나고, 가족을 위한 프로그램도 많아졌습니다.


Q. 센터장님은 어떤 마음으로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제가 대학원에서 가족 상담을 공부했어요. 사회복지사로 일하면서 성실하고 열심히 일을 했습니다. 그런데 일을 열심히 했지, 사회복지사로서 마인드, 가치관은 조금 부족했던 것 같아요. 첫 직장을 그만둘 때 어르신 몇 분이 그동안 감사했다면서 눈물을 흘리시는 모습을 보고 반성을 하게 되었어요.

사회복지사만큼 타인의 삶에 가장 깊숙하게 들어가고, 타인의 삶을 속속들이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만큼 영향력도 큰데, 어떤 마음으로 일해야 하는지 학교에서는 배우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저는 센터장으로 일하면서 직원들에게 그런 마음을 심어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른 일터에서는 일을 잘하면 능력이 좋다라는 말을 들어요. 사회복지사는 일을 잘하면 감사하다는 말을 들어요. 당사자들은 사회복지사의 일을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참 매력이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